[인사이트] 전기차 대중화의 시작 ‘저가 전기차’ – 대표 저가 전기차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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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이다. 모두가 같은 입장은 아니지만 전기차 시대의 라인업을 완성해야 한다. 중국을 제외한 레거시 업체들은 초기에 중대형 위주의 라인업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대중화를 위해서는 중소형 모델이 필요하다. 시장마다 요구 사항이 다르다. 유럽은 B, C 세그먼트의 모델이 필요하다. 미국도 2만 달러대의 모델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20세기 말에 시작된 세계화로 인해 시장에서의 기득권은 없다. 더불어 연간 판매 3,000만 대를 돌파하고 수출 1위에 등극한 중국과의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제로섬 게임에 가까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수익성을 낼 수 있는 볼륨 모델이다. 그 라인업 구성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 현시점에서 시선을 끌고 있는 저가 전기차들을 정리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기아 EV3로 한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도 시동을 걸었다. EV9이 출시 1년 만에 5만 대 판매를 달성한 데 비해 EV3의 연간 판매 목표는 20만 대다. 테슬라와 B YD 등 중국업체를 제외하고 레거시 업체 중에서는 아직까지 단일 모델로 연간 판매 20만 대를 넘긴 배터리 전기차는 없다. 폭스바겐 ID.4가 19만대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ID.3가 14만 대 정도다. 다시 말해 EV3는 배터리 전기차 대중화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동시에 양산 메이커로써의 가장 큰 경쟁자인 폭스바겐과의 경쟁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는 중국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
 
EV3는 B세그먼트로 분류된다. B세그먼트 모델의 주력 시장은 유럽이다. 내연기관차를 기준으로 하면 유럽은 1.0리터에서 1.5리터급 B, C세그먼트 모델이 주류다. 중국 시장은 모든 세그먼트의 모델이 먹힌다. B세그먼트 모델은 내연기관차도 그렇지만 수익성에서 불리하다. 전기차 시대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전기차는 생산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생산 방식 혁신을 하고 있다. 메이커마다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그중 메가 캐스팅, 하이퍼 캐스팅이라고 하는 것이 주목을 끈다. 차체 앞뒤 모듈을 하나의 금형으로 찍어내는 기술이다. 장단점도 있고 기존 생산 시설에 비해 비용 절감이 2~3%에 불과하다는 데이터가 있다. 그래서 새 공장을 건설할 때만 기가 캐스팅을 동원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테슬라는 언박스드 프로세스, 토요타는 자체 추진 조립라인, 현대차그룹은 신제조 혁신이라는 타이틀로 전기차 시대의 생산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요소가 필요하지만,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생산방식 혁신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처럼 고가가 아니라 누구나 탈 수 있는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당장에 그런 점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것은 중국 업체들이다. 인건비가 가장 낮다는 장점을 활용해 중국 업체들은 가성비 좋은 모델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BYD 가 그 선봉에 있다.
 
그래서 테슬라가 2만 5,000달러, 폭스바겐이 2만 6,000유로 전기차를 얘기했다. 테슬라는 한발 물러선 상황이지만 폭스바겐은 아예 2만 유로의 전기차를 2027년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그 전에 시트로엥은 2만 달러 수준의 모델을 출시했다. 이들에 비하면 기아 EV3는 3만 5,000달러 정도이므로 유럽시장용 저가 전기차는 아니다. 그럼에도 시장에 따라 보급형으로 인식될 수 있는 수준이다.
 
테슬라는 그들의 목표인 연간 생산 2,000만 대를 달성하려면 생산방식 혁신은 물론이고 소품종 다량 생산 전략을 취해야 한다.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같을 수가 없다. 다시 말하면 테슬라는 전기차 시대의 양산 브랜드라는 것이다. 테슬라가 모든 시장을 먹는 것은 아니다. 연간 자동차 시장 규모는 9,000만 대 전후다.
 

유럽자동차제조사, “중국산 EV와의 경쟁 2~3년 안에 본격화”

유럽의 자동차 대기업들은 중국 자동차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운영과 제품 라인을 재구성할 시간이 촉박해지고 있으며, 더 높은 관세가 현 상황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0%에서 25~30%로 관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유럽연합의 정책에 독일은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프랑스는 그 반대다.
 
전체적으로는 유럽연합의 관세가 중국의 저비용 전기차가 가져올 충격을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유럽과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과잉생산을 통해 제조업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LCD 강국이었던 한국이 2019년 중국에 그 주도권을 넘겨주었을 때도 물량 공세로 인한 것이었다. 지금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서도 같은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제로섬 게임이다.
 
중국 전기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2년 16%에서 2023년 19%로 증가했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유럽 경쟁업체들보다 30% 이상의 비용 우위를 점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이사회 멤버는 2~3년 이내에 그 격차를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생존을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스텔란티스의 CEO 카를로스 타바레스도 사업을 조정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유럽연합의 규제 혼란과 관료주의의 제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침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유럽과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오히려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프모터와의 합작회사를 설립해 중국산 전기차를 올해 9월부터 유럽 등 다른 시장에 판매한다.
 
중국의 수출 급증과 유럽 내 중국 공장의 전망은 소형차 위주의 유럽 시장에서 유럽업체들에는 큰 위협이다. 유럽 시장의 자동차회사들이 당장에 할 수 있는 방법은 동맹과 협업이다. 그러나 르노와 폭스바겐의 저가차 협력이 무산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마저 간단치 않다.
 
미국의 전기차 관세를 100%로 인상한 것에 대해 앞 칼럼에서 언급했지만 제로섬 게임을 시작한 중국업체들을 막을 수는 없다. 생산 비용 저감을 달성하면서 시장에 맞는 우수한 제품으로 대결해야 한다. 전기차로의 전환 경쟁이 아니라 비용 절감 경쟁이 될 것이라고 스텔란티스의 CEO 카를로스 타바레스는 경고했다. 그것을 피할 방법이 당장에는 없다.
 
시장에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둔 대표적인 저가 전기차들을 정리해 본다.
 

1. 스텔란티스그룹 시트로엥 e-C3 – 18,000유로

시트로엥이 2023년 4월 출시한 e-C3의 프랑스 시판 가격은 2만 3,300유로로 환경 보너스를 적용하면 1만 8,000유로다. 현재 유럽의 전기차 평균 가격은 약 4만 8,000유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그먼트의 차이는 있지만 파격적이다.
 
e-C3는 축전 용량 44kWh의 LFP 배터리를 탑재하며 전기모터는 최대출력 113hp를 발휘한다. 0~100km/h 가속 성능 11초. 최고속도는 135km/h다. 프랑스에서 WLTP 기준 주행거리는 320km다. 2025년에는 훨씬 더 저렴한 주행 거리 약 200km의 1만 9,990유로 모델도 출시한다. 배터리는 중국 장청자동차 자회사 에스볼트에서 공급한다. 앞바퀴를 구동하는 전기 모터는 스텔란티스와 니덱(일본전산)의 합작 투자에 의해 생산된다.
 
시트로엥 e-C3는 스텔란티스의 새로운 전기차 중심의 스마트 카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는 첫 번째 모델이다.
 
스텔란티스 그룹은 지프 브랜드에도 2만 5,000달러 전기차를 계획하고 있다.
 
 
2. 르노 5 E-TECH 일렉트릭 2만 5,000유로

르노가 5월 21일 소형 해치백 전기차 르노 5 E-TECH 일렉트릭의 수주를 프랑스에서 시작했다. 현지 기준 가격은 2만 5,000유로. 르노 닛산 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공동 개발한 ‘AmpR 스몰'(구명칭은 ‘CMF-B EV’) 플랫폼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신개발 배터리 팩은 구조를 단순화해 15kg의 경량화를 달성했다. 배터리 용량은 40kWh와 52kWh 두 가지로 제공되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각각 300km, 410km(WLTP 기준)다.
 
전기 모터는 영구 자석을 사용하지 않아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으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였다. 이 모터는 110kW, 90kW, 70kW 세 가지 출력 옵션으로 제공된다.
 
축전 용량 52kWh의 배터리를 탑재한다. 주행거리는 400km(WLTP 기준). 유럽 시장을 염두에 둔 견인 용량이 500kg으로 트레일러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능형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과 ADAS인 액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트를 채용하고 있다.
 
르노그룹은 2025년 여름부터 프랑스에서 르노 5 E-테크 전기와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3. GM, 쉐보레 이쿼녹스 EV – 2만 7,495달러

쉐보레 이쿼녹스의 미국시장 시판 가격은 1LT는 세액 공제 후 2만 7,495달러로 구입할 수 있다. 현재 2LT가 세액 공제 후 3만 5,795달러다. 앞바퀴 굴림방식은 최대출력 157kW, 네바퀴 굴림방식은 216kW을 발휘한다. 주행거리는 앞바퀴 굴림방식이 319마일(510km), 네바퀴 굴림방식은 285마일(456km). 150kW DC 고속 충전으로 10분 안에 77마일 용량을 충전할 수 있다.
 
현재 GM의 얼티엄 플랫폼을 베이스 모델로는 지난달 출고가 시작된 쉐보레 이쿼녹스 EV를 비롯헤 블레이저 EV, 실버라도 EV 등도 출시 대기 중이다.
 
그리고 2025년에는 얼티움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는 쉐보레 볼트 EV를 출시한다. 단종된 기존 쉐보레 볼트 EV는 2023년 GM 전기차 판매의 80%가량인 6만 2,000대가 팔렸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배경은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이다.GM은 아직 새로운 쉐보레 볼트 EV의 가격을 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출시한 이쿼녹스 EV의 3만 5,795달러(IRA 세액 공제 가격은 2만 7,495달러)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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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분기 미국에서 가장 저렴한 배터리 전기차는 IRA 세액공제를 포함해 닛산 리프가 2만 7,956달러, 닛산 아리야 3만 5,556달러다.. 현대 아이오닉6는 3만 6,506달러, 테슬라 모델3는 4만 547달러 등이다. 볼보의 EX30도 3만 4,950달러로 올여름 출시된다.
 
 
4. 기아 EV5 – 1만 9,000달러

기아는 2023년 3월 중국 상해에서 기아 EV 데이를 통해 콘셉트 EV5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어서 2023 상하이모터쇼와 청두모터쇼를 통해 대중에 공개했다. EV5는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작년 말 기아는 당초 15만 9,800 위안(약 2만 2,000 달러)에서 실제 시판 격은 14만 9,800위안(약 1만 9,000달러)으로 예고했던 것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중국시장에 출시했다.
 
축전용량 64kWh의 BYD제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한다. 전기모터는 160kW로 앞바퀴 굴림방식으로 주행거리는 530km(CLTC기준). 그 위에는 축전용량 88kWh BYD 핀드림스의 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최대 650km를 주행할 수 있는 롱 레인지 모델이 있다. 160kW에 더헤 230kW의 전기모터를 탑재한 네 바퀴 굴림방식 모델이다. EV5는 E-GMP를 기반으로 하지만 800V 베이스가 아니라 400V를 사용한다. 3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7분이 소요된다.
 
EV5는 EV6, EV9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E-GMP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세 번째 기아 모델로, 지난 4월 중국에서 생산이 시작됐고 한국에서도 생산될 예정이다. 중국산 모델은 태국과 호주, 뉴질랜드, 동남아시아 국가, 멕시코와 사우디 아라비아를 포함한 라틴 아메리카와 중동으로의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중국산 테슬라처럼 중국산 기아를 표방하는 모델이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한국산은 사양이 다르다.
 

5. BYD, 2025년 출시 저가 전기차 시걸 EV – 1만 달러

BYD는 2025년 유럽 시장에 1만 달러짜리 배터리 전기차 시걸 EV를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 시판 가격이 6만 9,800위안이다. BYD의 축전용량 30.08kWh와 38.88kWh LFP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된다. 주행거리는 각각 190마일(305km), 252마일(405km: CLTC 기준).
 
시걸 EV는 람보르기니 디자이너 출신인 볼프강 에거가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미니 람보르기니라는 별명을 얻었다. 인테리어에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10.1인치 회전식 센터 스크린을 태용하고 있다. DiLink의 지능형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작용을 하고 미디어를 재생할 수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돌핀 미니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시설 EV는 브라질에서 약 2만달러(9만 9,800 브라질 레알)부터, 멕시코에서는 1만 9,800달러(35만 8,800페소)부터의 시작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유럽연합이 관세를 10%에서 25~30%로 인상해도 2만 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판매될 수 있다.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 등이 2만 5,000달러 저가 전기차를 얘기하고 있는 사이 BYD는 선수를 치고 있다. 노리는 것은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 등 중소형 패밀리카를 생산하는 업체들이다.
 
BYD는 유럽에 두 개의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2만 5,000유로 모델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BYD는 올해 초부터 가솔린차 대한 해방 전쟁을 선포하며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6. 폭스바겐, ID.1 – 2만 유로

폭스바겐 그룹도 2025년 2만 5,000유로, 2027년 2만 유로의 보급형 전기차를 출시한다. 보급형 모빌리티를 촉진하는 새로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유럽, 특히 보급형 부문에 저렴한 전기차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폭스바겐 그룹은 유럽에서 높은 현지화를 강조하고 장거리 운송에서 CO2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전에 2025년 말 2만 5,000유로 미만의 도시형 전기차 라인업을 출시한다. 여기에는 폭스바겐 및 쿠프라 브랜드의 소형차 2대와 폭스바겐 및 스코다 브랜드의 소형 SUV 2대가 포함된다. 이 모든 차량은 스페인에서 생산된다.
 
폭스바겐 그룹은 2만 유로 수준의 전기 엔트리 레벨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저렴한 모빌리티를 제공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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