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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위 나 혼자 여행 | 겨울 캠핑의 오묘함, 빙박

쿠니의 아웃도어 라이프 조회수  

혹시라도 빙박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꼭 유념하셔야 할 것이 결빙기와 해빙기에 얼음 위로 오르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며, 그 어떤 이유를 들이대더라도 나의 안전이 가장 중요함을 항상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겨울 캠핑, 나 혼자 여행 영상.

매년 즐기는 겨울 캠핑 중 하나가 스노우 캠핑(설박 ; 雪泊)과 아이스 캠핑(빙박 ; 氷泊)이다.

일단, 박지에 터를 마련하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간다.

꽃돼지국밥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간동면 간척월명로 304-2

이름이 탁월한 꽃돼지 국밥.

오늘의 저녁 식사 장소인데 이 지역을 훤히 알고 계시는 선배님 덕분에 라면 대신 국밥을 먹게 되었으니 참으로 좋은 일이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얼음 위 나 혼자 여행이란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게 두 사람의 여행이다.

겨울 캠핑의 서늘함을 경험하기 전 뜨끈하게 속을 데우는 저녁 식사, 이것만으로도 오늘은 행복이 가득 찬 느낌이다.

박지로 돌아와 텐풍 몇 컷, 별 사진 몇 컷을 카메라에 담는다. 쿠니의 카메라라고 해봐야 갤럭시가 전부지만 과거 한때는 니콘 마니아로 사진에 진심인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귀차니즘에 점령당해 갤럭시로 모든 풍경을 담고, 모든 상황을 담아내고 있다. 덕분에 사진에 깊이가 없어졌단 말도 듣긴 하지만 뭐 그냥…

오늘 쿠니의 목적은 빙박 자체에 있지만 선배는 별 사진에 목적이 있다.

평소대로라면 사진 몇 컷 툭툭 찍고 텐트로 들어가 커피나 쌍화차 혹은 생강차 한 잔 끓여마시며 SNS를 보거나 책을 읽었을 테지만 오늘만큼은 선배의 별 사진 촬영이 끝나는 시간까지 함께하며 스마트폰 촬영 기법을 배울 예정이다. 그 배움이 아직까지는 얼음 위 나 혼자 여행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을 들고 쿠니 혼자 찍고 다니는 중인데 항상 해왔던 것처럼 후딱 찍고 돌아서니 더 이상 촬영할 대상도 없오 이유도 없는 상황인데 선배로부터 스마트폰 촬영 방법에 대해 배움을 얻으니 기다림만 더하면 촬영해야 할 이유가 자꾸 생긴다.

선배는 쿠니가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쿠니의 뒷모습을 촬영해 주셨다. 그리고 깨닫는다.

같은 기계로 다른 결과물을 낼 수 있음을 말이다.

이전과 같이 오늘의 얼음 위 겨울 캠핑이 나 혼자 여행이었다면 결코 알 수 없었을 사진이고 방법이다.

이래서 사람은 죽는 그 순간까지도 배워야 하고 그 배움 속에서 삶이 지루하지 않을 수 있다 말하는가 보다.

이 사진 역시 선배의 조언과 독려로 긴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려 만들어낸 사진이다.

솔직히 선배가 독려하지 않았다면 절대 얻을 수 없었던 사진인데 가장 큰 문제가 기다림을 인내하지 못하는 쿠니의 조급증이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무언가를 할 때 기다리는 걸 끔찍하게 싫어한다.

항상 문제라 생각하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것을 보니 그 조급증은 DNA에 콕 박혀 있는가 보다.

대충 3시간 30분 정도 흐른 것 같다.

선배는 짧다 말하고 쿠니는 길다 생각하는 시간.

하지만 배움이 있어 지루하지는 않았고 이 시간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낯설다’라고 하는 게 맞을 듯.

그도 그럴 것이 기다림이 있을 바엔 하지 않는 것을 습관처럼 해왔으니 이렇게 무언가 목적을 갖고 기다린다는 점이 낯설 수밖에 없다.

선배를 배웅하고 텐트로 들어왔다.

이제부터 진정한 얼음 위 나 혼자 여행이다.

하지만 내일 속초행을 위해 잠을 청한다.

현재 시각 06시 11분 31초

촬영된 사진에 그렇게 되어 있다. 외투를 입지 않아도 춥다 느껴지지 않는 건 침낭 속에서 온기를 충분히 흡수한 탓도 있겠으나 그보다 겨울 날씨라 하기에는 그다지 차갑지 않은 것이 문제라 생각된다.

오늘의 빙박이 이번 시즌 마지막 빙박일 듯.

그렇긴 해도 영하의 기온은 맞다.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한기가 양 어깨를 시작으로 모른 척 스며든다.

다시 텐트로 들어와 온기를 공급하기 시작한다.

오늘의 아침 식사는 특별식으로 라면.

나 혼자 여행, 특히 캠핑에서는 항상 라면인데 오늘만큼은 특별한 라면이다. 주문한 상자에서 처음으로 꺼내든.

첫 라면이라 그런지 냄새부터 싱싱하다.

바닥면은 아직 성에가 그대로지만 텐트 상부는 성에가 녹아 흐르며 다시 얼어붙고 있다.

라면을 끓이며 급속도로 습해진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텐트 문을 여니 세상이 온통 파랗다.

얼음 위 나 혼자 여행에서 즐기는 5성급 텐트에서의 특별한 조식을 마치고 다음은 그에 걸맞은 커피 한 잔을 준비한다. 이러한 루틴을 위해 백패킹에 어울리지 않게 주전자도 챙기는 섬세한 쿠니.

끓는 물을 티타늄 이중 컵에 부을 때 그 물소리가 참 좋다.

그리고 믹스커피의 그 달콤한 커피 향.

많은 분들이 믹스커피를 악마화하기 때문에 아마도 이런 경험을 해보신 분이 그리 많지는 않을 거라 생각된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니 파란색이 빠지고 겨울 캠핑의 오묘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빙박의 현장이 된다.

이제 텐트 밖으로 나서야 할 때.

이렇게 해서 얼음 위 나 혼자 여행을 마쳐야 할 시간이다.

맥다이버님의 시그니처라 말할 수 있는 파이네 지라이트 전용 그라운드시트가 얼음을 파고들 듯 딱 붙어 있다.

겨울 캠핑은 물론, 사시사철 백패킹 동반자가 되어주고 있는 툴레 가이드포스트 65L

2년 전 영입한 MR 멧카프 75L 훅 하나가 부러져 아직도 사용을 못 하고 있어 오랜 친구와 계속 동행하는 중이다.

아마도 당분간은 그리해야 할 듯함을 예측하며 얼음 위 나 혼자 여행 이야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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