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비행기값으로 전국일주 한다고?” 300만 원에도 예약 폭주하는 기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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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원? 이 돈이면 해외여행 한 번 다녀오지 누가 국내 여행에 그런 돈을 써?” 300만 원으로 국내여행을 떠난다면 그런 생각이 들 법한 금액이다. 하지만 전국일주 해랑열차를 다녀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너무 만족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숙박형 관광열차 ‘레일크루즈 해랑’은 달리는 기차 안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하며 전국의 명소를 누비는 이동식 호텔이다. 객실마다 전용 화장실과 침실, 식당칸, 라운지까지 갖춰 전국 여행의 피로 대신 ‘휴식’을 선물한다.
특히 부모님 세대에게는 ‘기차 여행의 낭만’이, 자녀 세대에게는 ‘효도 여행의 완성형’이란 평가받으며 최근 몇 년간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 2박 3일 전국일주 코스의 스위트룸은 약 300만 원대지만, 비수기에도 표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은 비결은 무엇일까?
편안한 전국일주

기차가 떠난다. 하루가 달라지고, 풍경이 바뀌며, 부모님과 내가 같은 칸 안에서 창밖을 본다. 해랑열차의 전국일주 코스는 서울을 시작으로 담양, 순창, 남원, 부산, 경주, 동해, 태백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이 여정은 이동과 숙박이 하나로 이어지는 구조라서, 호텔처럼 짐 풀고 다시 기차 타고 이동하는 불편함이 없다. 그냥 타기만 하면 된다.
✔장점
-숙소 이동이 없어 체력 부담 DOWN.
-객실에서 숙박하며 밤에는 기차에서 휴식 가능.
-매일 새로운 도시에서 잠드는 ‘여행 속 숙박’ 경험
✔단점
-객실 크기나 자유도가 일반 호텔 대비 작을 수 있음.
-정해진 일정으로 인해 ‘내 마음대로’할 수가 없음(그러나 계획하는 것을 싫어한다면 오히려 장점).
✅전국일주 코스
1일차 / 서울역-담양-순창-남원-순천-부산
2일차 / 부산-경주-포항-동해
3일차 / 정동진-태백-서울
추가 지출 X

해랑열차의 또 다른 장점은 올인클루시브(All Inclusive) 구조다. 식사, 숙박, 관광, 차량 이동, 가이드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어 기념품이나 개인 간식 구입을 제외하면 추가로 돈 쓸 일이 거의 없다. 이는 부모님 세대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복잡한 일정표나 추가비용 걱정 없이 “그냥 타면 된다.” 실제로 후기를 보면 “3일 동안 지갑을 한 번도 열지 않았다”는 말이 많다. ‘가격은 비싸지만, 가성비는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의 아름다움
![[경주 문무대왕릉] / 사진=경주시관광사진공모전@김민지](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11/CP-2023-0442/image-8460527c-a996-40f8-b8a1-743e3cb5cc94.jpeg)
“부모님, 전국일주 해보신 적 있으세요?” 의외로 대부분은 “없다”라고 하시는 게 대부분이다. 바쁜 생업과 가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온 부모님 세대에게 전국일주는 늘 ‘언젠가’의 이야기였다. 해랑열차는 그 ‘언젠가’를 현실로 바꿔주는 수단.
강릉의 바다, 정선의 산, 담양의 하루아침에 전국을 누비며, 우리가 놓치고 있던 대한민국의 색감과 풍경을 다시 보여준다. 그 여정 속에서 부모님들은 종종 “우리나라가 이렇게 예뻤나?” 하고 놀란다.
부모님과 대화

해랑열차 후기를 보면, “부모님과 그렇게 오래 대화한 건 처음이었다”라는 이야기가 많다. 기차가 밤을 가를 때, 창가에 앉아 함께 풍경을 보는 순간이 찾아온다. 누군가는 부모님의 젊은 시절을, 누군가는 자녀의 속마음을 처음 듣는다.
일상 속 제대로 된 대화할 겨를이 없었다면 그 시간에야 비로소 흘러나온다. 누군가는 “이 2박 3일이 우리 가족의 관계를 바꿔놓았다”라고 말한다. 효도 여행이 단순 휴식이 아니라, 세대 간의 대화와 마음의 온도를 되살리는 여행이 되는 이유다.
팁
✅예약 경쟁
해랑열차는 좌석이 한정되어 있어, 성수기(봄·가을)에는 최소 1~2개월 전 예약이 필요하다. 특히 스위트룸·로얄룸은 주말 기준 거의 한 달 전에 마감된다.
✅객실 등급
모든 객실에 침대와 욕실이 있지만, 등급에 따라 침대 크기·창문 위치·라운지 이용 가능 여부가 다르다. 부모님과 함께라면 ‘디럭스룸 이상’을 추천한다.
✅코스 & 일정
봄에는 남도·꽃길 중심, 여름에는 해안·동해권, 가을에는 단풍·문화유적 중심으로 구성된다. 원하는 테마(바다, 문화, 자연)에 맞춰 시즌을 고르는 게 좋다.
✅짐 최소화
열차 내 통로가 좁기 때문에 캐리어보다는 가벼운 보스턴백 형태가 편하다. 객실 내에서도 슬리퍼나 간단한 실내복이 있으면 훨씬 여유롭다.
✅특별 요청은 출발 전에
식단(저염식, 알레르기 등)이나 이동 보조 필요 시 사전 문의 가능. 코레일관광개발 고객센터에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음.
전국일주 해랑열차는 밤낮을 모르고 달린다. 모두가 잠들고 있는 사이에도 창밖의 풍경은 계속해서 바뀐다. 그리고 객실 안에는 부모님의 웃음소리가 잔잔히 번진다. 누군가에겐 전국일주 2박 3일의 기차 여행이 평범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전하는 시간이고, 잊고 지냈던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여정이 될 수 있다. 멀어진 사이를 조금이나마 좁힐 수 있다면, 300만 원 이상의 감동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