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가볼만한 곳 선산 향교 고즈넉한 역사와 자연의 조화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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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가볼만한 곳 선산 향교 고즈넉한 역사와 자연의 조화 속으로!

글&사진/산마루 250307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3월에 다녀온 경상북도 구미시 선산읍에 위치한 고즈넉한 명소, 구미 선산 향교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곳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이 아니라, 조선 시대 교육기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 현장이랍니다.

역사와 자연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분명 마음을 빼앗길 거예요.

선산향교

경상북도 구미시 선산읍 교리2안길 24-35

01. 향교와 서당 차이점에 대하여

향교는 조선 시대에 유교를 숭상하며 각 지방에 설치했던 국립 교육기관입니다. 공자와 여러 성현들께 제사를 지내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담당했던 중요한 역할을 하던 곳이죠.

지금의 학교와 사당의 역할을 겸했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서당이 지금의 초등학교에 해당된다면 서당에서 글공부를 마친 유생들이 향교로 진학하게 되는 거죠. 우리나라 최초의 향교는 조선 시기 1127년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 읍내리에 세운 [교동 향교]가 시초입니다.

02. 선산 향교의 깊은 역사

선산읍 교리 비봉산 언덕 위에 터를 잡은 구미 선산향교는 조선 전기에 처음 건립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다고 합니다. 처음 터를 잡을 시 옥녀가 거문고를 타는 모습의 명당자리에 들어섰는데도 불구하고 임란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이후 당시 구미 부사였던 김용이 선조 33년(1600년)에 제사를 지내는 공간, 대성전을 다시 짓고, 부사 심륜이 인조 2년(1624년)에는 교육 공간인 명륜당을 추가로 지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어요.

우리나라 여느 향교처럼 선산 향교 역시 오랜 세월의 흔적과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2013년 4월 8일에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답니다.

03. 독특한 건축 양식과 공간

선산향교는 ‘전학후묘(前學後廟)’라는 독특한 건축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에는 학문을 배우는 명륜당을 배치하고, 뒤에는 성현들께 제사를 지내는 서당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향교가 이런 방식으로 건립되었습니다.

청아루 (淸雅樓) : 향교의 정문 역할을 하는 건물로, 향교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건축물입니다. ㄷ자 형태의 누각인 청아루는 우물마루를 깔고 마루방으로 꾸몄는데 원생들이 글 공부를 하다가 머리를 식히는 공간이자 기숙사였습니다.

선산향교는 높은 언덕 위에 건립된 건물로서 명륜당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대부분 옆문을 통해 출입하게 됩니다.

자연석 돌담이 선산 향교의 오래된 역사를 말해주는 듯이 바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명륜당 (明倫堂): 유생들이 공부하던 교육 공간으로,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건물입니다. 앞 칸 3칸은 우물마루로, 양 퇴칸에는 온돌방을 두어 학습과 생활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조선시대 교육 시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옛 선비들이 이곳에서 학문에 정진했을 모습을 상상해 보면 절로 숙연해집니다.

어디선가 공자왈 맹자왈 유생들의 글 읽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데요. 느린 우체통이 있어 이곳에서 엽서나 편지를 써서 넣으면 1년 뒤 배달된다고 합니다. 구미 여행의 추억을 되살려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 방식입니다.

청아루에서 바라본 구미 선산읍 시내

명륜당 앞뜰에 추모비가 있어 알아보니 구미시 도량동에 사시던 할머니께서 향교 재정을 위해 전 재산을 기부한 것에 대한 고마움을 비에 새긴 것이라고 합니다.

대성전 (大成殿) : 명륜당 뒤에 자리한 대성전은 유교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공간입니다.

이곳에는 공자를 비롯한 오성과 송조 2 현, 우리나라 18현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으며, 대개의 향교처럼 봄, 가을 두 차례 석전대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앞에는 교육 공간인 명륜당이, 뒤에는 제사의 공간인 대성전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더욱 특별한 느낌을 줍니다.

04. 자연 속의 휴식처

선산 향교 주변으로는 신산과 형제봉 등이 이어진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어, 방문객들에게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향교에서 800m 지점에 영봉정이, 3km 지점에 부처바위가 있어 역사 탐방과 함께 자연 속에서 잠시 쉬어가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에요.

향교 언덕 위 잔디에도 파릇한 새봄이 오고 나무마다 새순이 돋아나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안향은 고려 시기 원나라 연경에서 성리학을 도입함으로 ‘성리학의 아버지’로 숭상 받는 인물입니다. 이후 성리학은 선산 출신 길재와 그의 제자인 김숙자, 김종직에 의해 완성하게 됩니다.

조선 시대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선산 출신 학자들의 학문적 깊이를 빗대어 ‘조선 인재의 반은 영남에서 나오고, 영남 인재의 반은 선산에서 나온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영남 인재의 반을 길러낸 선산향교에서 깊은 묵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05. 선산향교와 함께 가볼 만한 곳

선산 향교를 둘러보신 후에는 선산읍의 다른 매력들도 함께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윤실네 진부령황태: 황태구이 정식, 황태칼국수 등 시원하고 건강한 황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에요. 특히 황태콩나물국이 별미라고 하니 꼭 드셔보세요!

오늘 돌아본 선산향교는 구미의 교육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역사를 되새기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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