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멸종위기종… 전 세계에 200마리도 안 남았다는 ‘희귀 동물’

48

아라비아표범 서식지. / 위키푸디

아라비아표범 서식지. / 위키푸디
아라비아표범 서식지. / 위키푸디

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요즘, 미국 백악관 주변은 생각지도 못한 동물 소식으로 들썩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멸종위기에 처한 ‘아라비아표범’ 한 쌍을 선물로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사우디 방문 중 아라비아표범 한 쌍을 선물 받았으며, 이를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이 전시할 예정이라고 4일(현지 시각) 전했다.

백악관이 정리한 투자 목록 하단에는 ‘아라비아표범 전용 전시관 조성’이라는 문구도 포함됐다. 표범은 서식지 준비 등의 이유로 아직 미국에 도착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임기 중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아라비아표범, 개체 수는 200마리 남짓

아라비아표범 자료 사진. / Sourabh Bharti-shutterstock
아라비아표범 자료 사진. / Sourabh Bharti-shutterstock

아라비아표범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표범 아종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심각한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한 이 동물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0마리도 남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스미소니언은 야생 개체가 120마리 정도라고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오만, 이스라엘 등 아라비아 반도의 산악 지대가 주요 서식지다. 해발 1000~2000m의 험준한 환경에서 주로 생활한다. 2014년 이후 야생 개체는 거의 목격되지 않았고, UAE와 요르단에서는 사실상 멸종했다.

이 표범은 몸길이 160~190cm, 몸무게는 수컷 20~30kg, 암컷 15~25kg 수준이다. 털은 옅은 금색에 검은 고리 무늬가 있으며, 배와 다리 안쪽은 흰색이다. 이 위장 무늬 덕에 사막과 바위틈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표범 중 가장 작지만, 그만큼 날렵하다.

매복형 포식자 ‘아라비아표범’

아라비아표범 자료 사진. / Gerckens-Photo-Hamburg-shutterstock
아라비아표범 자료 사진. / Gerckens-Photo-Hamburg-shutterstock

주로 단독으로 행동하는 아라비아표범은 매복형 포식자다. 바위틈, 산비탈 뒤, 덤불 아래서 먹잇감을 기다린다. 주요 먹이는 누비아아이벡스 같은 산양, 여우, 토끼, 설치류 등이다.

먹이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곤충까지 먹기도 하며, 큰 먹잇감은 나무 위로 옮겨 다른 동물로부터 지키는 습성이 있다. 아라비아표범은 한 번 사냥에 성공하면, 수일 동안 그 고기를 먹는다. 새끼에게는 이런 방식의 사냥법을 수개월에 걸쳐 교육한다.

이들은 영역은 수컷 기준으로 수십 ㎢에 달하며, 수컷과 암컷은 짝짓기 기간 외에는 접촉하지 않는다. 암컷은 임신 후 약 100일 뒤 1~4마리의 새끼를 낳고, 약 18개월 동안 함께 지내며 사냥을 가르친다. 새끼는 보통 2세 이후 독립한다.

아라비아표범, 왜 멸종위기에 처했을까

아라비아표범 자료 사진. / Hyserb-shutterstock
아라비아표범 자료 사진. / Hyserb-shutterstock

아라비아표범이 급속히 사라진 원인은 복합적이다. 첫째, 서식지 감소다. 농경지 개발과 도시화가 산악 지대를 잠식하면서 은신처가 줄었다. 표범의 활동 반경은 1750년 3500㎢에서 현재 850㎢로 약 75% 줄었다는 통계도 있다.

둘째, 먹이 감소다. 인간 활동으로 인해 초식동물 개체 수가 감소하면서 표범이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셋째, 밀렵이다. 가죽이나 이빨이 상징물로 여겨지며, 일부 지역에서는 권력을 나타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아라비아표범이 고대부터 인간과 관계를 맺어왔다는 것이다. 로마 시대에는 검투장에 사막 표범이 등장했고, 중동 지역 문학과 설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발견된 고대 유물에는 이 표범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부족 간 권력 상징으로도 쓰였으며, 가죽은 통치자의 권위를 나타내는 도구였다.

아라비아표범 보호는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한 과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은 보호구역을 넓히고, 밀렵을 막기 위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스미소니언 동물원은 이 종의 보호를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YouTube video player
유튜브 ‘KBS News’
이 기사에 대해 공감해주세요!
+1
2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