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게임스튜디오가 신작 ‘브레이커스(Breakers)’를 도쿄게임쇼 2023(Tokyo Game Show 2023, 이하 TGS2023) 현장에서 최초 공개했습니다. 소년만화 IP작 ‘블랙클로버 모바일’을 첫 작품으로 발을 뗀 빅게임스튜디오의 두 번째 작품인데요. 이번에도 카툰렌더링 비주얼이 특징인 수집형 액션 게임입니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모바일과 PC 멀티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거죠. 그리고 빅게임스튜디오 자체 IP이기도 하죠.
다양하고 또 강력한 IP가 산재한 일본 시장에 자체 IP로 도전하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빅게임스튜디오는 어떤 각오로 ‘브레이커스’를 일본 시장에 먼저 선보인 것일까요. TGS2023 현장에서 빅게임스튜디오 최재영 대표, 빅게임스튜디오 재팬 이동교 대표를 만나 짧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브레이커스’ 소개 부탁드립니다.
빅게임스튜디오재팬 이동교 대표(이하 이동교): 빅게임스튜디오의 첫 번째 오리지널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을 게임으로 옮긴 듯, 카툰랜더링 비주얼을 최고의 퀄리티로 만들어 게임으로 승화시키는 데 집중했고요. 스토리는 왕도 RPG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고, 세계의 비밀을 알아가는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선형적인 구조로 보이지만, 아무래도 새로운 동료가 계속 추가되어야 해서요. 다양한 스토리 연출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빅게임스튜디오 최재영 대표(이하 최재영):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애니메이션이 나왔다고 생각하셔도 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 채웠습니다.
Q. 애니메이션풍이다 보니 미디어믹스 제안도 있을 듯 한데요. 관련 콘텐츠도 계획 중인지 궁금합니다.
이동교: 실제로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고,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입니다. 저희도 그런 콘텐츠를 만들기를 기대하고 있고요. 다만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닌데요. 시기와 상황이 맞을 때 별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거 같습니다.
최재영: 너무 많은 곳에서 연락이 왔고요. 일본 쪽 업체들과 구체적인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Q. 빅게임스튜디오 설립 직후 진행했던 하우스워밍 행사에서 공개했던 타이틀인가요? 당시 공개했던 자체 개발 타이틀과는 다른 게임처럼 보여서요.
최재영: 그때 공개한 타이틀이 맞습니다. 물론, 저희 첫 작품인 ‘블랙클로버 모바일’ 개발에 들어가면서 개발이 잠시 중단되어 특별한 소식을 전달해드리기 어려웠는데요. ‘블랙클로버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인력을 충원해서 본격적으로 개발 중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다 보니 여러 부분을 다듬었습니다. 메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시온’의 경우는 원래 무녀복을 입었었는데, 컨셉 자체가 돈에 눈이 먼 무녀이다 보니 복장을 더 어울리게끔 바꾼 것이고요. 이 외에 다른 캐릭터들도 재미있는 요소를 추가하면서 디자인도 조금씩 바꾸고 있습니다.
Q. 자체 IP로 일본 시장에 도전하는 각오가 궁금합니다. 일본이 워낙 애니메이션 쪽은 IP 강국이다 보니, 보통 각오는 아니셨을 것 같은데요.
최재영: 사실 저희는 보통의 각오를 했습니다. 이 말은, 정말 자신있다는 의미에요. ‘브레이커스’를 통해서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풀어낼 만한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일본 법인이 많은 부분 도와준 덕분에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됐고요.
실제로 ‘브레이커스’는 한-일 합작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와 게임 진행 시 나오는 컷신의 연출 콘티와 같은 부분은 일본 법인에서 하고 있고요. 게임 기획 일부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 법인은 개발을 집중적으로 하고요.
이동교: 현재 한국 법인은 180명, 일본은 13~15명정도가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일 합작 개발은 단순히 법인간 협업이 아니라, 내부 인력 뿐만 아니라 여러 협력업체와 함께 한다는 의미입니다. 시나리오, 작곡가들도 일본인이 있고요. 외부 애니메이션 제작사와도 협업하는 중입니다.
Q. TGS2023에 맞춰 게임을 공개하시고, 부스도 내셨습니다. 일본 시장이 메인 타깃으로 보이는데요. 개발 과정에서 일본 시장을 고려한 요소들도 넣으셨을 것 같은데, 한국 시장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동교: 한국 개발사들의 특장점은 3D 모델링입니다. 그런데 일본 유저들은 리얼함을 추구하지는 않아요. 2D로 된 디자인이나, 데포르메 된 캐릭터를 더 좋아하더라고요. 사실 3D가 너무 완벽하면 2차 창작의 여지가 좀 적다 보니, 일본 시장은 2차 창작이 보다 원활한 2D 카툰랜더링 비주얼이 좀 더 각광받는 것 같습니다. 2D는 코스프레도 하고 2차 창작도 좀 더 자유롭게 가능하죠.
다만, 저희가 일본 시장만을 메인 타깃을 잡은 건 아닙니다. TGS2023에 맞춰 공개한 게, 지스타랑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열리는 게임쇼잖아요. 내부에서는 사실상 같은 분기에 진행되니 하나라고 봤고요. 지스타에서도 ‘브레이커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한국 시장도 메인 타깃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지스타 현장에서는 더 많은 것들이 추가된 버전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최재영: 사실 이런 애니메이션 스타일은 보통 일본을 종주국이라고들 하잖아요. 그리고 저희도 일본 소재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과 협업하다 보니 일본에 먼저 노출하는게 가장 적합하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Q. 현장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이동교: 인터뷰 요청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해외 미디어들이나 인플루언서들이랑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게, ‘브레이커스’가 저희가 처음 낸 자체 IP 타이틀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시연 대기줄이 계속 있었습니다. 그 자체가 반응인 것 같아요.
최재영: 사실 저희는 대기 시간과 줄을 최소화시키려고 시연 기기를 많이 준비했거든요. 보통 5~6개 준비하는데, 저희는 16개, 18개를 준비했고 플레이타임도 일부러 짧게 잡았습니다. 그래도 많이 대기하시더라고요.
Q. 다양한 캐릭터를 수집해서 파티를 짜고, 이들의 특수 기술을 번갈아 활용하는 방식의 전투 시스템을 채택했습니다. 캐릭터 특수 스킬이나 궁극기 등의 쿨타임이 짧아서 전투 호흡이 빠르던데, 데모 버전에서는 자동전투를 지원하지 않아 손이 꽤 바쁜 느낌이었는데요. 의도한 부분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론칭 시점에도 자동 전투 지원 계획이 없나요.
최재영: 좀 의도된 것들입니다. 원래 버전 게임에는 쿨타임이 있어요. 캐릭터들의 특수 스킬을 사용하는 ‘스페셜 포인트’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무래도 게임의 첫 인상을 느끼는 게임쇼니까, TGS나 지스타에서는 일부러 쿨타임을 없앴습니다. 저희가 캐릭터 궁극기 연출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좀 상큼하게 캐릭터 매력에 좀 더 집중하게 하고 싶었거든요.
자동 전투 지원에 관해서는 아직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아직은 고민하고 있는 정도고,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는 않았습니다.
Q. ‘브레이커스’를 표현할 수 있는 한 마디나 키워드가 있을까요.
이동교: 주관적인 해석이긴 한데, 콘텐츠에 있어서 어떤 메시지나 키워드가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거장들은 철학을 담지만, 저희는 철저하게 재미를 추구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 만화의 장점은 연재하는 형태라고 생각해요. 독자가 어떤 연출이나 내용이 좋았다고 피드백하면 빠르게 대응해서 독자들이 원하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요. 함께 호흡하면서 유저가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최재영: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같은 거장은 환경과 삶, 이런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죠. 하지만 저희는 그 정도의 거창한 메시지를 담는 건 아니고, 재미있는 모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스토리 기반의 캐릭터 수집형 모바일게임인 듯 합니다. 스토리와 캐릭터의 매력이 중요한 장르인데, 이들을 디자인할 때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썼는지 궁금합니다.
이동교: 왕도적 RPG라고 표현했는데, 목적지가 있고 동료들을 만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큰 세계관은 고대 천사들의 전쟁으로 분열된 세계입니다.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세상에 지혜가 모여있는 곳을 탐험하는 모험가 ‘브레이커스’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요. 전반적으로는 재미있고 쾌활하겠지만, 캐릭터나 지역에 따라서는 좀 더 어두운 이야기도 있고 다양한 테마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캐릭터는 사랑스러운 요소를 하나씩은 넣어주려고 노력을 했는데요. 외견과 성격이 언밸런스한 모습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갭모에’같은 포인트를 녹여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대표 캐릭터인 리즈가 그런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말투를 쓰는 어린아이 캐릭터고요.
최재영: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하는 겁니다. 리즈는 꽤 씩씩한 캐릭터인데, 이렇게 씩씩한 이유는 사실 동생들을 먹여 살리는 소녀 가장이기 때문입니다. 자기보다 더 어린 동생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 씩씩하게 외주를 받아서 일하는 거죠. 이 외에도 각각의 사연과 매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를 다양하게 배치하고, 이 캐릭터들이 서로 어우러지며 협력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출시 시점이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최재영: 개발 완료 시점만 정해둔 상황입니다. 목표는 2024년 말이고, 출시 시점은 정말 많은 유저 검증을 거쳐서 고민한 후에 결정할 것 같습니다. 유저와 쭉 호흡하면서 ‘이 정도면 됐다’ 싶을 때 출시를 하려고 하고요. 얼리억세스 개념이라기보다는, 테스트를 많이 할 것 같아요. 구체적인 방식은 고민 중입니다.
Q. 모바일과 PC버전을 현장에서 확인했습니다. 요즘은 콘솔 버전 지원도 많이 하는 추세인데, 이 또한 계획에 있는지요.
최재영: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플랫폼을 선택할까에 대한 고민이 남아있어요. 닌텐도 스위치나 Xbox X/S, 또는 PS5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플랫폼을 고민 중입니다.
Q. ‘브레이커스’는 빅게임스튜디오에게 있어 어떤 타이틀인가요. ‘블랙클로버 모바일’에 이어 두 번째 타이틀이고 자체 IP이기도 한데, 내부에서 어떤 기대감과 또 목표를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재영: 둘째 아이죠. 첫째 아이는 ‘블랙클로버 모바일’이고요. 그런데 ‘블랙클로버 모바일’은 사실 아버지가 좀 많죠. ‘블랙클로버 모바일’은 사실 저희가 원하는 콘텐츠 볼륨의 반도 못보여드리고 있어요. 원작자에 대한 존중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서요.
그러다 보니 ‘브레이커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역량과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원하는 만큼 표현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기대감도 크고, 유저분들의 반응도 설레입니다.
물론 ‘블랙클로버 모바일’도 끝까지 놓지 않고 갈 타이틀이고요. 개발 인력도 하나도 줄이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브레이커스’도 ‘블랙클로버 모바일’만큼 소중한 둘째 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동교: 처음으로 오리지널 IP를 잘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여서 설렙니다. 어디까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되고, 또 유저분들이 ‘브레이커스’를 사랑하실 수 있게끔 좋은 퀄리티로 완성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