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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에 열광한 美핀테크]③월가도 주목한 스테이블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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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세계 디지털자산 시장의 중심지로 다시 발돋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안인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를 통과시키며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 등을 통해 규제 명확성을 높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 모양새다. 핀테크 산업 행사 ‘머니 20/20’이 열린 라스베이거스를 찾아 미국 내 크립토 열기와 시장의 급변하는 흐름을 살펴봤다.[편집자]

(왼쪽부터) 닉 밀라노비치 사회자, 헤나타 카메라 산토스 이베이 지갑 부문 총괄, 롤랜드 베리 페이오니어 스테이블코인 부문 부사장, 윌 아팅스톨 시티 뱅킹 서비스형 부문 총괄이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머니 20/20 USA’에서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미국 라스베이거스=편지수 기자] “사람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원하는 것은 결제 경험입니다.”

윌 아팅스톨 시티(Citi) 서비스형뱅킹(BaaS) 및 디지털자산 글로벌 총괄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핀테크 행사 ‘머니20/20 USA’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스테이블코인 자체가 아니라 돈을 더 빠르고 편리하게 주고받는 경험이라는 얘기다.

가상자산 시장의 영향력 확대로 전통 금융권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 실물연계자산(RWA) 등을 기존 시스템에 접목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시티는 기존 금융망에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해 결제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마스터카드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BVNK’를 인수해 기존 결제 네트워크와 결합을 추진 중이며, JP모건은 토큰화 자산 발행뿐 아니라 거래 대금을 주고받는 방식 자체를 바꾸려 한다.

“결제 경험이 핵심”…스테이블코인을 금융 인프라로

아팅스톨 총괄은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거래용 자금 이동을 넘어 일상적인 상품·결제에 쓰이려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거래량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대중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소비자가 복잡한 절차나 시스템을 배울 필요 없이 기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듯 자연스럽게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결제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의 진정한 가능성은 24시간 송금이나 수수료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여러 자산이 하나의 블록체인에서 움직이고 자산과 현금이 동시에 결제되면, 전체 거래 절차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여기에 조건에 따라 작동하는 프로그래밍 기능까지 더해지면 결제 자동화도 가능해진다. 아팅스톨 총괄은 “여러 자산이 하나의 체인에서 움직이고, 현금이 자산과 동시에 결제되며, 프로그래밍된 결제가 실시간으로 이뤄질 때 스테이블코인의 장점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마스터카드도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결제망과 연결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3월 18억달러(약 2조7000억원)을 투입해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BVNK를 인수했다. 셰리 헤이먼드 마스터카드 수석부사장 겸 글로벌 디지털 상용화 총괄은 “(BVNK 인수는)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지갑과 그 인프라가 제공하는 유연성, 프로그램이 가진 가능성을 마스터카드의 글로벌 결제 수용 네트워크와 결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지갑이 자산 보관과 송금·수취를 담당한다면 마스터카드의 결제망은 이를 실제 소비와 지출로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한다. 헤이먼드 총괄은 “다양한 자산과 블록체인, 통화를 아우르는 상호운영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고객이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조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업간 대금 지급(B2B)과 국경 간 결제(Cross-border)도 주요 활용 분야로 제시했다.

JP모건, 자산 토큰화와 결제 인프라 ‘동시 혁신’

JP모건은 토큰화 자산의 발행을 넘어 거래 대금이 오가는 결제 메커니즘까지 바꾸는 데 주목하고 있다. 자산을 블록체인에 올려도 대금 결제가 기존 금융 시스템에 갇혀 있다면 거래 과정의 비효율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올리 해리스 JP모건 키넥시스(Kinexys) 글로벌 총괄은 “자산 토큰화를 활성화하려면 ‘현금흐름’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큰화된 자산과 이를 사고팔 때 사용하는 돈이 동일한 인프라에서 움직여야 거래 전반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다.

JP모건은 크로스보더 결제와 유동성 관리 등 금융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왔다. 해리스 총괄에 따르면 JP모건의 결제 플랫폼은 지난 5년간 4조달러(약 5300조원) 이상의 가치를 이동시켰다. 하루 거래 규모는 40억~70억달러(약 5조3000억~9조3000억원)에 달한다. JP모건은 이러한 기관용 결제 인프라를 바탕으로 자체 토큰인 ‘JPM토큰’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자산운용 부문에서 머니마켓펀드(MMF) 토큰화도 추진하고 있다.

올리 해리스 JP모건 키넥시스(Kinexys) 글로벌 총괄이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머니 20/20 USA’에서 ‘투자기관은 RWA를 어떻게 도입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다만 해리스 총괄은 “퍼블릭 블록체인상 RWA 규모가 약 380억달러에 불과해 전통 금융시장의 자산 규모와 비교하면 제한적이며,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산을 토큰화했다고 해서 저절로 유동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제도화된 시장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을 토큰으로 발행하는 것뿐 아니라 투자자, 중개기관, 수탁 서비스, 위험 관리 체계가 뒷받침돼야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JP모건이 추구하는 변화는 자산 이전과 대금 지급이 한 번에 이뤄지는 구조다. 기존 금융에서는 자산 거래와 대금 결제가 여러 시스템과 중개 절차를 거쳐야하지만, 블록체인에서는 거래 조건이 충족되는 즉시 두 과정을 함께 처리할 수 있다. 결제 지연을 줄이고 거래 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을 낮추는 동시에 자금과 담보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해리스 총괄은 토큰화가 금융의 일상적인 작동 방식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토큰화가 성공하게 된다면 5년 뒤에는 디지털자산 전담팀이 존재하지도, 토큰화를 주제로 한 대담도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저 (토큰화 자체가) 금융이 작동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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