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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ICT]’아이돌인줄…’ 리사 수에 열광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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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수 AMD 회장 겸 최고 경영자가 지난 7일 한국을 찾아 국내 게이머들과 소통에 나섰다./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 ‘빛’으로 불리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 반도체 기업 AMD를 이끄는 리사 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입니다. 지난 7일 한국을 찾은 수 회장은 우리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내 게이머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날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AMD 게이머 데이’에 수 회장이 등장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수 회장에게 직접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거나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게이머들로 현장의 열기는 인기 아이돌의 팬미팅을 방불케 할 정도로 뜨거웠습니다.

미국 반도체 기업의 수장이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토록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수 회장은 왜 한국 게이머들을 직접 만나러 온 것일까요. AMD가 어떤 회사이고 게임 산업과 어떤 인연을 맺어왔는지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 살린 회사


AMD는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dvanced Micro Devices)’의 약자입니다.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 연산을 담당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설계하는 미국 반도체 기업입니다.

1969년 설립된 AMD는 한때 인텔이 개발한 CPU를 위탁 생산하던 기업이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미국의 컴퓨터 기업 IBM이 있습니다. 1981년 개인용 컴퓨터(PC)를 출시한 IBM은 인텔의 CPU를 채택했습니다.

IBM는 CPU 공급을 한 곳에만 의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공급 차질을 우려해 인텔에 ‘제2의 공급업체(Second Source)’를 확보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텔은 1982년 AMD와 기술 교류 계약을 맺었고, AMD는 인텔의 기술을 활용해 CPU를 생산·판매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초기에는 인텔의 기술을 활용하던 AMD였지만, 점차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인텔과 맞붙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PC용 CPU 시장를 장악한 인텔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았고, 경쟁에서 밀리며 심각한 경영난을 겪기도 했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AMD를 구원한 것이 바로 콘솔 게임기입니다. AMD는 CPU와 GPU를 하나로 합친 반도체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2013년 출시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원’에 공급했습니다.

게임기용 반도체가 잘 팔리면서 AMD의 실적도 급격히 회복됐습니다. 2013년 3분기 영업이익 9500만달러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이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1억3500만달러를 올리며 연속 흑자를 이어갔습니다.

본격적인 반전은 ‘라이젠’

리사 수 AMD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일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AMD 게이머 데이’ 직후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사진=왕보경 기자 @king

AMD의 부활은 리사 수 회장이 2014년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하면서 본격화됐습니다. 수 회장은 고성능 반도체 기술을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지난 2017년 출시한 CPU ‘라이젠(Ryzen)’입니다. 가격 대비 높은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인텔과 대등한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AMD는 인텔이 주도하던 PC용 CPU 시장에서 비슷한 가격대에 더 많은 코어(연산을 처리하는 핵심 장치)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이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그렇다면 게이머들이 AMD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게임에서 CPU와 GPU가 하는 역할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CPU는 게임 속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각종 연산을 처리하고, GPU는 게임 화면에 나타나는 그래픽을 구현합니다. 두 부품의 성능은 게임의 실행속도와 부드러움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높은 화질과 빠른 반응 속도를 원하는 게이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장비입니다.

AMD는 CPU와 GPU를 모두 개발하는 기업입니다. PC용 CPU인 ‘라이젠’과 그래픽카드용 GPU인 ‘라데온’, 그리고 주요 콘솔 게임기에 사용되는 반도체까지 공급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성능을 제공하면서 게이머들의 선택지를 넓혀준 겁니다.

국내 게이머들이 수 회장에게 ‘빛사수’라는 별명을 붙이며 환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때 인텔의 대체재에 불과했던 AMD가 독점을 깨고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선택권을 선사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게이머 직접 만난 이유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AMD 게이머 데이’ 행사장이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왕보경 기자 @king

AMD 입장에서도 게임은 단순한 매출원을 넘어 기술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입니다. 게임 연상량이 늘어나고 화면이 정교해질수록 CPU와 GPU에 요구되는 스펙도 높아집니다. AMD 역시 이러한 수요에 맞춰 고성능 반도체와 그래픽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한국 게이머들의 까다로운 눈높이도 AMD가 국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수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 게이머들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성능을 요구하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전달한다”며 “게임이 AMD의 핵심 사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AMD는 인공지능(AI)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AI 연산에 사용되는 GPU를 개발하며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반도체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데요. 이번 방한에서도 정부 및 국내 AI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과거 인텔의 제품을 대신 생산하던 AMD가 콘솔 게임기로 위기를 넘기고 라이젠을 앞세워 PC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습니다. 이제는 AI 반도체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요. AMD의 부활을 뒷받침했던 게임이 AI 시대에는 또 어떤 성장 동력이 될지 기대를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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