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구조조정]라인게임즈, 가시밭 속 출구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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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시장 불황이 길어지면서 중견 게임사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실적 부진과 재무 악화 속에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곳도 늘고 있다. 중견 게임사들의 현 주소와 반등 가능성 등을 짚어본다.[편집자]
라인게임즈가 새 경영진 체제 출범과 사업 전략 재편을 통해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FI)와 법적 분쟁이 격화한 데다 게임 업황 부진까지 겹치면서 여전히 안개 속이다.

2대 주주와 갈등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35억원, 영업손실 149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214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처럼 재무상황이 악화한 가운데 최대주주인 ‘제트인터미디어글로벌(Z Intermediate Global Corporation, 제트인터)’과 2대 주주였던 룽고 엔터테인먼트(룽고 엔터)는 2235억원 규모의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룽고 엔터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법인(SPC)이며, 제트인터는 라인 코퍼레이션이 사명을 변경하며 라인야후의 중간지주 역할을 하는 회사다.
룽고 엔터는 2018년 라인게임즈에 12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7.6%를 확보했고, 지난해 말 라인게임즈의 연결감사보고서 기준으로는 제트인터(35.66%)에 이은 21.42%의 지분율로 2대 주주였다. 양사의 갈등은 2023년 계약 조항에 대한 이견으로 룽고 엔터가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한 뒤 이듬해 원금과 이자를 합친 2235억원 규모의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을 본격화됐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룽고 엔터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룽고 엔터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양측의 갈등은 올해 들어 더욱 깊어졌다. 특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라인게임즈의 두 차례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올해 3월 라인게임즈는 40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발행가액은 액면가인 주당 500원이다. 룽고 엔터는 주주 간 계약이 정한 유상증자 발행가 하한선(약 86만원)을 크게 밑도는 가격이라며 반발했다.
그럼에도 라인게임즈는 유상증자를 강행했다. 청약 결과, 미배정 실권주로 목표했던 규모를 채우지 못했지만 약 118억원을 유상증자로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제트인터를 비롯한 일부 주주만 증자에 참여했다. 지난 4월 라인게임즈의 주식보유변동내역 공시를 보면 제트인터 지분율은 83.83%로 크게 올라갔다.
반면 증자에 불참한 룽고 엔터의 지분율은 크게 희석됐다. 발행 주식수 변동 등을 감안하면 룽고 엔터의 라인게임즈 지분율은 21%에서 0.5% 수준으로 급감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라인게임즈는 오는 18일 액면가 500원으로 6000만주(약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룽고 엔터의 지분율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조직 효율화 성공할까
최대주주와 FI가 소송전을 이어가면서 라인게임즈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지난 4월 배영진 전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대표로 선임해 조동현·배영진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어 유태웅 전 넵튠 대표를 신임 경영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조직전반을 정비했다.
이후 7월에는 전 직군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향후 카카오게임즈와 협력 등에 대비한 조직 효율화 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라인야후는 올해 5월 투자목적법인인 ‘엘트리플에이’를 통해 카카오게임즈를 인수했다. 라인야후를 축으로 한국에 라인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를 거느리는 형태다.
다만 라인게임즈는 체질 개선과 라인업 전략 고도화를 위한 사업재편이라는 입장이다. 다작 체제를 만들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타이틀 비중을 늘리기 위한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PC와 콘솔 라인업 비중 확대를 위한 구조 개편”이라며 “기존 게임 라이브 서비스는 유지하고 있고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인력 구성으로 재편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라인게임즈는 하반기 3종 이상의 PC 신작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장 주목할 만한 신작은 ‘엠버 앤 블레이드’로, 지난 3일 데모 2.0이 공개됐고 PC에 이어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등 콘솔 플랫폼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라인게임즈는 정식 출시 시점을 올 하반기나 내년 초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결국 새 대표 체제 아래 단행된 희망퇴직 등 사업재편과 신작의 흥행 여부가 향후 반등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게임사들이 신작 투자에 공격적으로 자원을 배분했지만 현재는 업황 부진으로 분위기가 많이 위축됐다”며 “기존 라이브 서비스가 캐시카우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신작 투자가 실패로 돌아오면 현상 유지조차 어려울 수 있을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