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장례식장서 ‘추모 랩’ 공연 펼친 할머니들
경북 칠곡군의 할매래퍼 그룹 ‘수니와칠공주’ 멤버 서무석 할머니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가운데 장례식장에서 공연이 펼쳐졌다.
지난 16일 오후 대구 달서구의 한 장례식장에는 랩이 울려 퍼졌다. 수니와칠공주 멤버인 서무석 할머니의 빈소였다.
이날 여든이 넘어 한글을 깨친 칠곡군 할머니들로 구성된 힙합 그룹 수니와칠공주 멤버 7명은 서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배웅했다.
생전 랩 하는 것을 아이처럼 행복해했던 서 할머니를 위해 멤버들은 모자를 쓰고 큰 목걸이를 하고 등장했다. 서 할머니의 영정 사진 속 모습과 똑같았다.
“무석이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
서 할머니의 절친한 친구인 이필선 할머니는 직접 써온 편지를 읽어 내려가면서 눈물을 터뜨렸다. 공책에 서툰 손 글씨로 한 자 한 자 직접 편지를 써온 그는 침침한 눈으로 친구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편지에는 “아프단 말도 하지 않고 혼자 그렇게 가버리니 좋더나.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네가 좋아하던 랩 많이 부르고 있거라. 벌써 보고 싶다”고 적혔다.
이어 멤버들은 서 할머니를 위한 마지막 완전체 공연을 펼쳤다.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나오자 “무석이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 무석이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 랩을 선보였다.
할머니들은 흥겨운 안무와 함께 랩을 하면서도 이내 영정 사진을 보곤 눈물을 훔쳤다. 공연을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눈물바다가 됐다.
공연은 10분 정도 이어졌다. 공연이 끝나자 리더 박 할머니는 “우리들도 얼마 정도 있다 (서 할머니 곁으로) 갑니데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고, 할머니들과 유족들은 서로 껴안고 울었다.
앞서 서 할머니는 림프종 혈액암 3기를 앓던 중 지난 15일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올해 초 시한부 3개월 판정을 받았지만 9개월간 래퍼 활동을 이어왔다.
혹여 좋아하는 랩 공연을 하지 못할까 가족을 제외하고는 투병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뭉클함을 자아낸다.
수니와칠공주는 멤버를 충원해 앞으로도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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