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현 감독의 오컬트물 ‘파묘’가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하면서 오랜만에 영화계에 훈풍이 불었지만, 흥행의 바통을 이어받는 작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신작 가뭄’ 현상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4월 중순부터는 인기 시리즈물의 신작인 ‘범죄도시 4’와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4’가 극장가에서 양강 체제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묘’는 개봉 38일째인 전날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장기 흥행 중이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이 영화는 약 한 달 만에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른 뒤 관객 운집 속도가 떨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손석구 주연의 ‘댓글부대’가 ‘파묘’의 흥행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이 작품은 개봉일인 지난 27일 1위에 올랐다가 다음날 곧바로 2위로 내려갔다. 예매율에서도 ‘파묘’와 1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중인 데다 관객의 호불호도 엇갈리는 만큼 큰 흥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영화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4월 중순까지는 굵직한 상업 영화도 개봉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극장가를 휩쓸 또 다른 흥행작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4’가 개봉하는 다음 달 10일부터는 극장가에 다시 한번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개봉한 3편 이후 8년 만에 나오는 ‘쿵푸팬더’ 신작으로, 용의 전사로 거듭난 포(잭 블랙 목소리 연기)가 스승 마스터 시푸(더스틴 호프만)의 명에 따라 새로운 후계자를 찾아 나서게 되면서 겪는 모험을 그렸다. 포의 동료 젠(아콰피나), 악당 카멜레온(비올라 데이비스) 등이 새롭게 등장한다.
‘쿵푸팬더’ 시리즈는 1편이 465만여 명, 2편 506만여 명, 3편 398만여 명을 불러들인 인기 애니메이션이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코미디·액션 장르의 전체 관람가 작품이라는 점도 흥행에 유리한 대목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3편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쿵푸팬더’는 전 연령층의 관객에게 익숙한 캐릭터”라면서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경쟁작이 없고, ‘파묘’도 점차 관객 수가 빠지는 상황이라 ‘쿵푸팬더 4’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흥행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쿵푸팬더 4’ 개봉 2주 뒤인 다음 달 24일에는 ‘범죄도시’ 시리즈 4편이 관객을 찾는다.
‘범죄도시 4’는 괴력의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특수부대 용병 출신 백창기(김무열)의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소탕하는 이야기로, 앞서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통해 최초 공개돼 호평을 받았다.
‘범죄도시’ 1∼3편에서 무술감독을 맡았던 허명행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1·2편에서 큰 웃음을 안긴 캐릭터 장이수(박지환)가 다시 합류한 점, ‘서브 빌런’으로 IT 천재 장동철(이동휘)이 등장하는 점 등이 전편과의 차이다.
무엇보다, 뛰어난 무술 실력을 자랑하는 ‘메인 빌런’ 백창기를 상대로 마석도가 얼마나 통쾌한 액션을 선보일지가 관객이 가장 기대하는 지점이다.
1∼3편을 합쳐 누적 관객 수 3천만명을 기록한 시리즈인 만큼 4편도 흥행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범죄도시’는 이미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시리즈이기 때문에 4편 역시 콘텐츠에 대한 관객의 만족도만 높다면 충분히 흥행할 작품”이라면서 “개봉 2주 차에 어린이날 연휴가 있고, 3주 차에도 부처님오신날이 있어 개봉 타이밍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