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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뻔한 히어로도 ‘구교환’을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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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구교환이 영화 ‘부활남: 더 레드’로 돌아왔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구교환이 영화 ‘부활남: 더 레드’로 돌아왔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익숙한 것도 구교환을 만나면 달라진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부활남: 더 레드’도 구교환 특유의 리듬과 색깔이 더해지면서 익숙한 히어로물과는 다른 얼굴을 갖게 됐다. 

‘부활남: 더 레드’는 죽은 지 3일 만에 부활하는 취업준비생 석환(구교환 분)이 자신의 부활 능력을 알게 된 뒤,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악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백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지난달 30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극 중 구교환은 죽은 뒤 72시간 만에 되살아나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취업준비생 석환 역을 맡았다. 구교환은 평범한 인물이 죽을수록 강해지는 초인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유쾌한 에너지와 개성으로 풀어내며 자신만의 석환을 완성했다. 특히 처음으로 본격적인 액션 연기에 도전, 서툴고 투박한 움직임부터 점차 강력해지는 액션까지 다채롭게 소화하며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구교환은 자신만의 석환을 만들어간 과정부터 배우로서 지켜온 기준, 앞으로의 행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어떤 점에 끌렸나. 결과물은 어떻게 봤나.

“이야기는 당연히 재미있게 읽었다. 백감독님을 비롯해 신승호·강기영·김시아 배우 등 함께한 모든 동료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정말 재미있었다. ‘부활남’이라는 한 덩어리 안에서 모두가 앙상블을 이루는 영화지 않나. 개인적으로 관객의 입장에서 레드와 석환도 궁금하지만 블랙(신승호 분)의 서사도 궁금하고, 강기영이 연기한 영하와 김시아가 연기한 예린의 서사도 궁금하다. 이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캐릭터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부활남2’가 나왔으면 좋겠냐는 질문도 받았는데, 오히려 블랙이나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시리즈로 이어지면 좋겠다. 거기에 석환이 필요한 장면이 있다면 저도 기꺼이 참여해서 조력자가 되고 싶다.”

-초인적인 힘을 지닌 캐릭터와 본격적인 액션 연기는 처음인데, 직접 경험해 보니 어땠나.

“실제 제 힘은 아니지만 재미있었다. 이런 초인적인 캐릭터도 처음 해봤다. 배우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여기저기 다양한 상황과 인물 속에서 관계를 맺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거다. 굉장히 즐거운 일이다. VFX 작업도 언제나 신기하다. 그 작업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 특수효과팀과 VFX팀에도 큰 감동을 느꼈다. 콘티 그대로 잘 구현된 것 같다. 의도적으로 만화적인 연출을 한 것도 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석환을 연기한 구교환. / 롯데엔터테인먼트
석환을 연기한 구교환. / 롯데엔터테인먼트

-액션은 어떻게 준비했나.

“체력 관리를 계속했고 와이어 액션이 많아서 준비를 열심히 했다. 와이어 타는 걸 정말 좋아한다.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즐기자’고 생각했다. 액션 위주의 영화인 만큼 더 집중하면서 그 과정 자체를 잘 즐기려고 했다. VFX의 경우 기술팀과 상의하면서 어디까지 직접 표현하고, 어느 지점부터 3D 모델링으로 넘어갈지 정했다. 생각보다 굉장히 섬세한 작업이다. 서로 약속한 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이기 때문에 그런 약속들을 잘 지키려고 했다. 초반부에 실제 사람과 사람이 맞붙는 아날로그 액션은 합을 많이 맞췄다. 함께 출연한 분들이 워낙 액션의 대가들이라 잘 이끌어주셨다.”

-석환의 액션은 어떤 방향으로 표현하고자 했나.

“‘탈주’에서 리현상의 저격총 액션은 고증에 충실하게 자세나 움직임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처음 겪는 석환처럼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석환이 총을 쏘고 ‘오’ 하고 놀라는 것처럼 말이다. 어차피 후반부로 갈수록 더 강렬한 것들이 나오니까 초반에는 조금 서툰 움직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다고 진짜 서툴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크게 허우적거리면서, 춤추듯이 움직이고 싶었다. 석환에게는 거창한 액션이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석환은 계속해서 죽음을 경험하고 점차 그 상황에 익숙해진다. 반복되는 죽음을 표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무엇이었나.

“사실 죽음에 익숙해진다는 건 너무 무서운 일이지 않나. 그 공포를 표현하는 것보다는 관객들이 조금 더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자는 생각이 더 컸다. 그래서 그런 상황에서도 유머를 넣으려고 했다. 항상 생각하는 게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말자’인데, 그런 제 생각도 담긴 것 같다. 그때 할 수 있는 건 유머밖에 없으니까. 죽는 방식에도 계속 변화를 줬다. 촬영을 순서대로 하는 게 아니니까 퍼즐을 맞추듯 앞서 어떤 장면에서 이렇게 죽었다면 다음에는 그걸 피해 가는 식이었다. 어떤 계획을 세웠다기보다 이미 했던 죽음을 반복하지 않는 게 더 중요했고, 감독님도 다양한 디렉션을 주셨다. ‘여기가 무덤이구나’라는 대사처럼 죽음에 너무 익숙해지는 상황 자체가 골때리더라. 실제로는 굉장히 무서운 일인데, 감독님이 그 경계를 잘 잡아서 표현해 주신 것 같다.”

구교환이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구교환이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백감독이 특별히 주문한 부분이 있었나.

“템포감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액션과 액션 사이에서도 대사를 할 때 쉼을 두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계속 질주하는 느낌을 원하셨다. 실제 결과물을 보고도 속도감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감독님의 의도가 잘 전달됐구나 싶었다. 꼭 쉽다고 해서 안 좋은 건 아니지 않나. 처음부터 쉽고 재미있고 빠른 영화를 만들겠다는 게 이 작품의 목적이었던 것 같다. 그게 관객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원작 웹툰이 있는 작품인데, 원작과의 접점을 어떻게 가져가려고 했나.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매체로 다시 탄생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준비한 세계관에 더 충실했던 것 같다. 기본적인 설정은 원작에서 가져왔지만, 제가 믿고 갈 수 있는 건 시나리오와 그 안에 담긴 설정이었다. 그래서 감독님의 의견을 많이 들으면서 만들어갔다.”

-‘D.P.’에 이어 신승호와 다시 호흡을 맞췄다. 

“직접 만나지 않아도, 화면이나 TV를 통해서도 그 사람의 좋은 에너지는 뚫고 나오는 것 같다. 신승호는 너무 귀엽고 배려심이 많고, 때로는 굉장히 묵직한 형 같다. 직접 대화를 나누지 않은 분들도 그런 모습을 느낀다는 걸 보면 ‘좋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같이 작업하지 않더라도 계속 만나고 싶은 친구다. ‘D.P.’를 찍으면서도 신승호에게 굉장히 감동을 많이 받았다. 당시 모든 현장이 낯설었는데, 함께 장면을 만들어가면서 서로에게 많은 위로가 됐다. ‘부활남’도 우리에게 그런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강기영과는 실제로도 친분이 깊다. 이번 작품에서의 호흡은 어땠나.

“저의 자랑이다. 정말 호흡이 재미있다. 촬영하면서 제가 신나 있는 게 느껴지지 않나. 그런 게 화면 밖으로 튀어나오는 건 숨길 수가 없나 보다. 실제로도 정말 친한 친구인데, 그 관계를 장르 영화 안에 녹여냈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좋은 기억이고 추억 앨범 같은 느낌이다. 강기영은 공간이나 사물을 보는 관찰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그것을 활용하는 능력도 좋다. 촬영 장면에도 강기영의 아이디어가 많이 들어가 있다.”

-김시아와는 나이 차이가 꽤 나는데, 현장에서 어떻게 호흡을 맞추고 가까워졌나.

“저한테는 모든 배우가 다 동갑이다. 같이 장면을 만들어가는 동료 배우니까. 그런 의미에서 김시아와도 서로 위로하고 힘내고 즐기면서 잘 찍었다. 친해지려고 노력한다기보다 친해질 수밖에 없다. 한 작품을 같이 통과하면 동료가 되는 거다. 꼭 촬영이 끝난 뒤 모임을 갖거나 어디를 같이 가야만 친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촬영이 끝난 뒤 다시 만났는데,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 어색하지 않고 반가우면 저는 친한 사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여러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며 활약하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기분은 좋다. 어떻게 안 좋겠나. 다만 올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과거의 저와 모든 시간들이 만나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냥 계속 제가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지금도 영화를 찍고 있다. 현재 ‘사랑의 카운셀러’를 촬영하고 있고, 곧 ‘태풍’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올 한 해 쉼 없는 행보를 이어온 구교환. / 롯데엔터테인먼트
올 한 해 쉼 없는 행보를 이어온 구교환. / 롯데엔터테인먼트

-작품 활동이 활발한 만큼 소진에 대한 우려는 없나.

“공개 시기가 겹쳐서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지 저는 아주 정상적인 리듬으로 차근차근 영화를 작업하고 있다. 걱정하시는 것처럼 막 쏟아내고 있지는 않다.(웃음) 제가 즐길 수 있는 리듬으로 잘 작업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여러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면서도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결이 있다면.

“너무 쉬운 이야기인데,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생각하기보다 제가 기준이 돼서 저에게 중요하고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어떻게 보일까’를 두려워하는 순간 더 경직된다. 그것처럼 비참한 일은 없을 것 같다.”

-독립영화에서 출발해 지금은 상업영화까지 활동 영역이 넓어졌다. 스스로 느끼는 변화도 있나.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저는 제 작품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모든 작품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냥 계속 같은 시간에 있는 것 같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분리하는 건 작품을 보는 분들이 산업적인 측면이나 의도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겠지만, 제가 그것을 분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다면 이전 작품들에 대한 제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고, 저 자신에게도 너무 실망할 것 같다. 저는 누구보다 똑같이 제 아이들을 사랑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중과의 관계에서 달라졌다고 느끼는 지점은 있나.

“있다. 이제는 저를 조금 더 친밀하게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 애써 무언가를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의 분위기를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작품을 많이 하면서 더 친해져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이제는 제 목소리가 이상하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줄어들지 않았나.(웃음) 처음에는 얼마나 낯설었겠나. 그런데 지금은 목소리가 좋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것처럼 서로를 조금 더 잘 알게 된 부분들이 있다. 자연스럽게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도 더 많아질 것 같다.”

-앞으로 배우로서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제 연출력을 보여주고 싶다. 감독을 하고 싶고, 연출작을 보여드리고 싶다. 연기는 감독님들을 만날 때마다 그분들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 주신다. 그래서 ‘이런 걸 해보고 싶다’는 부담은 없다. 새로운 연출자를 만나면 저도 몰랐던 부분을 그분들이 발견해서 꺼내주시는 것 같다. ‘모자무싸’에서는 동만이가 나왔고, 백감독님을 만나서는 초인적인 석환이가 나왔다. 연출자를 만날 때마다 새로운 모습이 발견되는 거다. 그렇다면 이제는 저도 제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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