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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캐스팅으로도 8천 명밖에 안 봤는데… 넷플릭스에선 공개 나흘 만에 1위 오른 영화

나우무비 조회수  

「블랙 백」

영화 「블랙 백」이 극장에서의 처참한 흥행 성적을 뒤집고 넷플릭스에서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 극장에서 1만 명도 채 만나지 못했던 작품이 넷플릭스 공개 직후 상위권으로 뛰어오르며 이른바 ‘OTT 역주행’을 보여주고 있다.

「블랙 백」은 지난 9월 1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극장 개봉 당시 거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작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예상 밖의 반전이다. 특히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에 마이클 패스벤더, 케이트 블란쳇이라는 이름값 높은 조합을 갖추고도 국내 극장에서는 철저하게 외면받았던 영화라는 점에서 뒤늦은 관심이 더욱 눈길을 끈다.

영화는 영국 정보국 최고의 요원 조지(마이클 패스벤더)가 조직 내부의 배신자를 찾아 나서면서 시작된다. 수천 명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비밀 프로그램 ‘세버러스’가 유출되고, 조지는 다섯 명으로 좁혀진 용의자를 조사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문제는 그 명단 안에 같은 정보국 요원이자 자신의 아내인 캐슬린(케이트 블란쳇)까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첩보 영화와 달리 화려한 총격전이나 추격전은 거의 없다. 대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대화와 심리전이 93분의 러닝타임을 채운다. 조지가 용의자들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식사를 대접하는 장면은 작품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평범한 저녁 식사처럼 시작된 자리가 서로의 비밀과 관계를 폭로하는 살벌한 심리전으로 변한다.

연출자는 「오션스」 시리즈로 유명한 스티븐 소더버그다. 그는 장편 데뷔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로 불과 26세에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감독이다. 「블랙 백」에서는 연출뿐 아니라 촬영과 편집까지 직접 맡았다. 각본 역시 「쥬라기 공원」 「미션 임파서블」 등에 참여한 데이비드 코엡이 담당했다.

배우진은 더욱 화려하다. 「엑스맨」 시리즈와 「더 킬러」의 마이클 패스벤더, 두 차례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케이트 블란쳇을 중심으로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톰 버크, 「브리저튼」의 레게 장 페이지 외에도 나오미 해리스와 피어스 브로스넌까지 합류했다. 할리우드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조합이다. 실제 해외 비평가들의 평가도 상당히 좋았다. 로튼토마토에서 「블랙 백」의 비평가 지수는 현재 96%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 극장 성적은 이름값과 정반대였다. 「블랙 백」은 2025년 3월 19일 국내 개봉했지만 최종 누적 관객 8588명에 그쳤다. 화려한 액션 대신 대사와 심리전에 집중한 전개가 대중적인 첩보물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다소 낯설게 받아들여졌고, 상대적으로 적은 상영관과 부족한 화제성 역시 흥행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해외에서도 제작 규모에 비하면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북미에서 약 2147만 달러, 전 세계에서 약 4389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럼에도 평단의 평가는 꾸준히 좋았다는 점에서 극장 성적과 작품에 대한 평가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있었다.

그랬던 「블랙 백」이 넷플릭스로 무대를 옮기자 상황이 달라졌다. 극장에서 미처 작품을 접하지 못했던 시청자들이 OTT를 통해 영화를 발견하면서 빠르게 순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짧은 러닝타임과 스타 배우들의 연기,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추리극에 가까운 구성이 오히려 OTT 시청 환경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극장에서는 1만 명조차 만나지 못했던 「블랙 백」. 이름만 보면 흥행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였던 작품이 1년 6개월 만에 넷플릭스에서 뒤늦게 관객을 만나고 있다. 극장에서는 외면받았던 소더버그의 스파이 심리전이 OTT에서 얼마나 오래 관심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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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무비 에디터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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