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 두 번째 VR 콘서트 ‘데스티니’ 18일 개봉…42개 도시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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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 헤드셋의 가정 보급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극장을 상영 거점으로 삼는 VR 콘서트가 K팝 업계의 새로운 유통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 좌석에 헤드셋을 미리 설치해 두는 방식이어서 관객이 기기를 따로 살 필요가 없고, 기존 극장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확산 배경으로 꼽힌다.
엔하이픈(ENHYPEN)의 두 번째 VR 콘서트 ‘엔하이픈 VR 콘서트: 데스티니'(ENHYPEN VR CONCERT : DESTINY)가 오는 18일 국내 개봉한다. 소속사 빌리프랩과 VR 콘서트 제작·유통사 어메이즈(AMAZE)는 이 작품이 전 세계 42개 지역·도시에서 상영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소속사는 42개 도시 상영이 VR 콘서트 기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국내 상영관은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와 마포구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두 곳이다. 첫 VR 콘서트 ‘이머전'(IMMERSION)이 지난해 8월 메가박스 코엑스 단독 개봉으로 출발한 것과 비교하면 상영 극장과 사업자가 모두 바뀌었다.
‘데스티니’는 무대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공연 실황이 아니라 이야기 구조를 앞세운 ‘시네마틱 VR 콘서트’를 표방한다. 붉은 달이 뜬 밤 뱀파이어 세계를 배경으로 금기를 깬 사랑과 도피, 반복되는 숙명을 다룬다. 관객이 고른 멤버를 중심으로 영상이 갈라지는 분기 연출이 들어가는데, 선택한 멤버 한 명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조합을 달리해 나온다. 전작에서 반응이 좋았던 응원봉 연출과 손 하트 인터랙션도 그대로 유지된다. 영상은 12K 고화질로 제작됐고 음향은 극장의 7.1채널 서라운드 시스템을 쓴다. 제작에는 어메이즈와 CJ 4DPLEX가 참여했다.
전작 ‘이머전’은 국내에서만 약 3만 명을 모았고 평균 좌석 점유율 43%를 기록했다. 상영 규모는 약 40개 도시였다. 이번 ‘데스티니’는 여기서 2개 도시가 늘어난 셈이다.
해외 상영은 일본이 먼저 시작한다. 하이브 재팬은 10월 2일부터 도쿄, 오사카, 아이치, 효고, 후쿠오카, 히로시마, 가나가와 등 7개 도시 영화관에서 순차 상영한다고 밝혔다. 일반 지정석 티켓은 4400엔(약 3만 7700원)이며, 109시네마즈 프리미엄 신주쿠는 5000엔(약 4만 2800원)이다. 상영 개시 후 5일간은 포토카드와 스티커, 포스터 등 입장 특전을 배포한다. 이후 중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상영이 예정돼 있다.
일본 시장은 하이브 재팬이 2026년을 VR 콘서트 사업 확대 시점으로 잡고 연간 단위 프로젝트를 돌리는 곳이다. 르세라핌을 시작으로 TWS, 앤팀(&TEAM),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차례로 VR 콘서트를 열었고 엔하이픈이 다섯 번째다. 어메이즈는 극장 상영과 별개로 메타 퀘스트, 애플 비전 프로 등 가정용 XR 헤드셋으로도 VR 콘서트를 유통한다. 극장에서 단기간에 관객을 모으고 헤드셋 이용자에게 장기 유통하는 이원 구조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엔하이픈은 지난 3월 희승의 탈퇴 이후 정원,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 6인 체제로 활동하고 있다. 5월 서울에서 출발한 네 번째 월드투어 ‘블러드 사가'(BLOOD SAGA)를 진행 중이어서, 실물 공연과 극장 상영을 동시에 굴리는 일정이 연말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