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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증조부가 왜 여기서?”…안상호, 고종 독살설에도 등장 ‘공식 사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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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사주받아 독약을?”…하영 증조부 안상호, 군포 향토사료 첫 인물로 수록

배우 하영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집안 내력을 소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는데요. 하영은 증조할아버지가 일본 유학을 마친 뒤 한양에 서양식 병원을 처음 연 의사였으며 고종 황제까지 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할아버지와 아버지, 언니까지 이어지는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공개했습니다. 방송 직후 온라인에서는 하영이 언급한 인물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에 대한 추측이 빠르게 번졌습니다.

일본 유학과 한양 최초 개원, 고종 진료라는 단서만으로도 특정이 가능할 만큼 관련 기록이 많이 남아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인데요. 결국 하영의 증조부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의사 안상호라는 사실이 소속사를 통해 공식 확인됐습니다. 처음에는 친일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관련 기록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자랑삼아 꺼낸 가족사가 예상치 못한 역사 논쟁으로 번진 셈입니다.

군포시 공식 향토사료에 담긴 고종 독살 의혹

최근에는 안상호를 고종 사망 당시 독살 의혹을 받은 인물로 명시한 공식 향토사료까지 새롭게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국가기록원 등에 보관돼 있는 군포시 지명유래 및 씨족역사에는 안상호가 군포의 인물 가운데 근대 인물 첫 번째로 소개돼 있습니다. 이 자료는 군포시가 경기대학교 전통문화콘텐츠연구소에 의뢰해 제작한 향토사료 학술조사용역 보고서로, 2004년 2월에 발간됐습니다. 경기도메모리에도 군포시가 직접 생산하고 발행한 총 264쪽 분량의 공식 자료로 등록돼 있어 신뢰도가 높은 자료로 평가됩니다.

자료에는 안상호의 의사 활동과 왕실 진료 경력이 소개되는 동시에, 1919년 고종 사망 당시 그가 일본인의 사주를 받아 독약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았다는 내용도 함께 기록돼 있습니다. 다만 해당 자료는 이러한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자료의 부족으로 진위를 함부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고종 독살설 자체도 아직까지 역사적으로 사실관계가 확정된 사안은 아닙니다. 다만 고종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직후 일제에 의한 독살이라는 소문이 광범위하게 퍼졌고, 이는 3.1운동을 앞둔 당시 민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양시 향토사와 엇갈린 평가, 비공개 처리

이번 논란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같은 인물을 두고 지역에 따라 향토사의 평가가 크게 엇갈린다는 점입니다. 안양 지역 향토사에는 안상호가 항일 민족의식이 강한 인물로 기록돼 있었습니다. 인접한 두 지역이 한 인물의 행적을 두고 정반대에 가까운 평가를 내려온 셈입니다. 그러나 최근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안양시는 해당 게시물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를 두고 지역 향토사 기록의 근거와 검증 절차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같은 인물에 대한 기록이 지역마다 다르게 남아 있다는 사실은 향토사 편찬 과정에서 사료 검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례로 꼽힙니다.

대정친목회부터 이완용 치료까지,

잇따르는 친일 행적

안상호를 둘러싼 논란은 고종 독살 의혹에 그치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먼저 안상호가 1916년 서울에서 조직된 친일 단체인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대정친목회에는 경제인과 관료, 언론인, 교육자, 법조인, 의료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참여했으며, 을사오적 가운데 한 명인 이완용이 중심인물로 활동한 단체입니다.

또한 1909년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가 이완용을 습격해 중상을 입혔을 당시,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 가운데 안상호가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도 뒤이어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도 일제강점기 이토 히로부미 추모준비위원회에서 활동한 기록이 거론됐고, 안상호의 부인이 당시 조선총독부에 근무한 일본인 고위 장성의 딸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아울러 안상호가 일제강점기 초 경기도 군포 등 철도와 도로 주변에 수천 평 규모의 토지를 확보했던 사실도 함께 확인됐습니다. 하영 개인의 발언에서 시작된 가족사 소개가 100년 전 인물의 역사적 행적을 둘러싼 논쟁으로까지 번지면서, 당분간 관련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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