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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시계 빨라진다…코스닥 349곳, 내년 ‘300억 문턱’ 사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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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의 상장폐지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내년부터 코스닥 상장 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기준이 300억원으로 높아지는 만큼 상장폐지 리스트에 오르는 기업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300억 미만 349곳…내년 상폐 사정권 더 넓어진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 상장폐지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시가총액 기준 상향 일정을 조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 기준은 올해 7월1일부터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아졌다. 내년 1월1일부터는 300억원으로 올라간다. 당초 2027년과 2028년에 적용할 예정이었던 기준을 각각 반년에서 1년가량 앞당긴 것이다.

제도 강화의 영향은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스팩(SPAC)과 우선주를 제외한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300억원 미만 기업은 지난 7월30일 411개사까지 늘었다.

이후 코스닥 지수가 반등하면서 8월13일 330개사로 줄었지만 8월24일에는 다시 349개사로 증가했다. 시장 급락이 진정된 이후에도 상당수 기업이 내년부터 적용하는 300억원 기준 아래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현재 적용 중인 200억원 기준에 따라 시가총액 미달 관리종목도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카인드)에 따르면 지난 7월30일 이후 스팩과 우선주를 제외하고 시가총액 미달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코스닥 상장사는 23개사다. 특히 지난 8월13일에는 E8, 국일신동, 에스앤더블류, 패션플랫폼, 한탑, 형지글로벌 등 6개사가 한꺼번에 시가총액 미달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법무법인 세종은 시가총액 미달 기준에 대해 “별도의 개선계획 심사나 장기간의 이의신청 절차 없이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강력한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닥협회 집계 기준 8월24일 현재 시가총액 200억원 이하 기업은 128개사다. 여기에 현재 기준에서는 관리 대상이 아닌 200억원 초과~300억원 미만 기업 221개사를 더하면 총 349개사다.

현재 주가가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221개사가 내년부터 새롭게 시가총액 기준 적용 대상에 들어오는 셈이다.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시가총액 300억원 초중반의 경계선에 놓인 종목들도 동시다발적으로 기준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45일 연속’ 회복문턱도 높아져…금융위 “미세조정 검토”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된 것은 시가총액 문턱뿐만이 아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한 회복 요건도 이전보다 까다로워졌다.

기존에는 시가총액이 기준에 30거래일 연속 미달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더라도 이후 90거래일 가운데 ‘연속 10거래일 및 누적 30거래일’ 이상 기준을 충족하면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었다.

개정된 규정은 이를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이상 기준 충족으로 강화했다. 단기간 주가 반등만으로 상장폐지를 피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에 한 번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저(低)시총 기업의 회복 문턱이 한층 엄격해졌다. 

금융당국도 제도 시행 과정에서 일부 보완이 필요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코스닥시장을 구조 개편해 정상화하려면 부실기업 정리가 우선돼야 한다”며 “코스닥 정상화의 시급성, 현재 적용 중인 정책의 신뢰성을 감안하면 전면적 정책 변경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미세조정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시행에 들어간 시가총액 기준 강화 일정을 연기하거나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보다는 제도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일부 보완책을 찾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다만 금융위는 지난 4일 흑자기업의 퇴출 제외·유예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시가총액만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야 한다는 보완론도 나온다. 국회에서는 미국 나스닥처럼 자기자본·시가총액·순이익 등 복수의 상장유지 기준을 두거나, 일본처럼 일정 기간 평균 주가를 반영해 시가총액을 산정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결국 논란은 상장폐지 기준 강화 자체보다 시행 속도와 방식에 있다는 설명이다.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해 코스닥 시장의 질을 높이겠다는 정책 방향과 별개로 시가총액 기준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높이면서 흑자기업까지 한꺼번에 퇴출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다.

법정 싸움도 시작됐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곳과 코스닥 상장사 1곳은 거래소를 상대로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의 조기 시행이 위법하다며 관리종목 지정 효력정지와 상장폐지 금지 가처분을 냈다. 지난 21일 첫 심문에서는 상장폐지 기준의 정당성과 조기 시행 근거 등이 쟁점으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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