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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는 마이크로매니저가 아니라 최고의 파트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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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는 디테일한 경영으로 유명했다. [쿠퍼티노=AP/뉴시스]
스티브 잡스는 디테일한 경영으로 유명했다. [쿠퍼티노=AP/뉴시스]

에어비앤비(Airbnb)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는 직장 내에서 가장 미움받는 리더십 특성 중 하나인 ‘마이크로매니지먼트(micromanagement·세세한 간섭)’를 색다르게 해석한다. 제대로만 하면 오히려 커리어를 더 빨리 성장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체스키는 애플(Apple) 공동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그 사례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말한다.

체스키는 CNBC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는 모든 디테일에 집착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마이크로매니저라고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애플의 전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조니 아이브(Jony Ive)와의 대화가 그 ‘부정적 딱지’가 실상을 놓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스키는 아이브에게 “잡스가 당신을 마이크로매니지먼트 했다고 느낀 적이 있냐. 모든 디테일에 다 들어왔잖아”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아이브는 “아니었다. 그는 나를 마이크로매니지먼트한 게 아니라 나와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문제를 풀었다. 그가 디테일에 들어오는 과정이 오히려 나를 더 낫게 만들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잡스의 ‘디테일 집착’은 아이브의 자율성을 깎거나, 상사가 뒤에서 감시하는 듯한 불쾌감을 주지 않았다. 반대로 “이 사람이 진짜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신호가 됐고, 기준선을 끌어올렸으며, 아이브 스스로의 재능을 더 큰 버전으로 확장하도록 밀어붙였다.

그 결과는 애플워치(Apple Watch), 아이패드(iPad)처럼 현대 IT 산업을 상징하는 제품들로 이어졌다. 아이브는 지금도 테크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티브 리더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체스키가 보기에 핵심은 리더가 “얼마나 깊이 관여하느냐”가 아니다. 그 관여가 구성원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커리어를 앞으로 밀어주는 방식인지, 아니면 조용히 가능성을 상자 안에 가두는 방식인지가 갈림길이다. 그는 “내가 누군가와 함께 디테일에 들어갈 때, 그 사람을 더 낫게 만드는가, 아니면 권한을 빼앗는가가 질문”이라며 “사람들이 내가 프로젝트에 관여할 때 ‘더 크게 생각하도록 밀어주는 도움’으로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191개국 6만 5000개 도시에서 450만 개 이상의 숙소 리스팅(listing·등록 숙소)을 운영하고, 직원은 7300명이 넘는다. 체스키는 이런 규모에서 ‘디테일에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일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디테일에 들어가면 마이크로매니지먼트처럼 들리고 팀 속도를 늦추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결정을 더 빨리 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승인 단계가 여러 겹으로 쌓이면서 생기는 지연, 끝이 없는 회의, 허비되는 업무 시간이 ‘결재권자’가 현장에 있으면 줄어든다는 논리다.

체스키는 “조직에서 어떤 결정을 하려면 매니저를 거치고 또 거치고, 그다음 리더들끼리 합의를 봐야 해서 회의가 계속 열린다. 동료들만으로는 빠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며 “리더만이 방 안에서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나는 모두를 한 자리에 모아 추천안을 듣고 아주 빠르게 결정한다”고 했다. “리더의 핵심은 의사결정”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문제는 이런 리더의 ‘강한 개입’이 젊은 세대의 커리어에는 ‘이중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핵심 인재 입장에선 깊은 관여가 멘토링처럼 느껴져 성장 속도를 올릴 수 있지만, 시야를 넓혀 보면 리더들의 직접 개입이 중간관리자 역할을 잠식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Z세대는 애초에 ‘승진 사다리’를 오를 유인이 줄어들고 있다.

채용사 로버트 월터스(Robert Walters)에 따르면, 젊은 세대 노동자의 72%는 중간관리자(middle manager)가 되기보다 개인 기여자(individual contributor·관리 업무 없이 전문 역량으로 성과를 내는 역할)로 성장하길 원한다고 답했다. Z세대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은 “중간관리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했고, 장차 관리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응답자 중에서도 3분의 1 이상은 “사실 원치 않는다”고 인정했다.

체스키 역시 오늘날 중간관리자의 현실을 지적한다. 중간관리자는 자율성이 크지 않은데, 보상은 리더만큼 받지 못한다. 아래 직원들에게는 ‘같은 팀’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스트레스·과부하·번아웃(burnout·소진)이 가장 심한 집단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더해 “가장 대체 가능한 존재”라는 메시지까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많은 테크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조직을 ‘평평하게(flattening)’ 만들겠다며 중간관리자 층을 기록적인 속도로 줄여왔다. 이렇게 되면 리더가 개인 기여자와 더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체스키가 말한 것처럼 빠르게 결정을 내리기 쉬워진다. 하지만 젊은 직원들에게 남는 결론은 분명하다. 회사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보상보다 위험이 더 커진다’는 신호다.

/  Orianna Rosa Royle &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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