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인정보 유출’ 배경으로 ‘중국 개발자 의존’ 주목…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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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건 배경에 외국인 개발자에 의존하는 인력 구조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논란은 쿠팡에서 3천만 개가 넘는 개인정보를 유출한 장본인이 중국 국적의 전 직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작됐다.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쿠팡 침해사고 관련 현안질의에 참석한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는 사건 용의자에 대해 “인증 업무를 한 직원이 아닌 인증 시스템 개발자였다”고 답했다.
유출 사태 이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쿠팡 IT 인력의 90% 이상이 중국인”이라는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일었다. 쿠팡의 매출은 대부분 한국 소비자로부터 창출되나 고객의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인력은 중국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이번 사태의 시작점이라는 지적이다.

해당 글 작성자는 자신을 쿠팡 내부 개발자라고 주장하며 “매 분기 퇴사 인사는 한국인들이고, 매 분기 신규 입사자들을 소개하면 80%가 중국, 나머지가 인도와 한국인”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 역시 “무분별하게 중국인들을 고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박 대표는 사실이 아니라며 “한국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채용 현황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이 중국인 등 외국인 IT 개발자를 활발히 채용한 것은 사실로 확인된다. 중국판 링크드인’으로 불리는 인력채용 사이트 ‘마이마이’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수년 동안 해당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IT 분야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지난 10월에는 자신을 쿠팡 고객 영업 및 운영팀 리더라고 소개한 이가 “쿠팡의 이커머스 사업부에서 핵심 계정 개발 및 운영 직책을 채용한다”고 게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쿠팡 ‘플랫폼 기술 프로그램 매니지먼트’와 ‘백엔드엔지니어링’, 쿠팡이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을 대거 모집했다. 특히 근무 지역을 상하이와 베이징, 서울로 표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국외에 거점을 둔 다국적 인재 채용이 보안의 허점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쿠팡은 다국적 인재 채용을 지향해온 것은 사실이나, 국적을 기반으로 직원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매출 대부분 한국서 나오는데… 중국 인력에 의존한 이유 보니
그렇다면 한국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만드는 쿠팡은 왜 중국 인력에 의존했을까. 일각에선 숙련도를 갖춘 국내 인재의 높은 인건비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국내 IT 업계에선 일 잘하는 개발자 찾기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라는 말이 나온다. 개발자가 유망 직업으로 주목받으며 기초 능력을 갖춘 신입 직원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실제 회사의 ‘허리’ 역할을 하는 7년 차 이상의 시니어 개발자는 귀하다는 이야기다.
채용 플랫폼 원티드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기준 국내 7~9년차 개발자의 평균 연봉은 6343만 원이다. ‘개발자 모시기’ 현상이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전문성을 갖춘 리더급 개발자를 영입하기 위해선 억대 연봉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 인도로 눈을 돌리면 인건비가 현저히 낮아진다. 2025년 중소벤처기업부가 공개한 ‘인도개발자 협업 가이북’에 따르면 인도의 5년 이상 시니어 개발자의 연봉은 약 2400만~32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 일한다는 ‘996’ 문화가 만연한 중국에서도 개발자의 중위소득은 3만 달러(한화 4000만원 대) 수준이다. 때문에 중국 개발자 사이에선 한국 기업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근무 강도는 낮고 연봉은 높아 ‘워라밸’을 챙길 수 있어서다. 반대로 기업 입장에선 저렴한 비용으로 숙련된 인재를 채용할 기회다.
결국 중국 인재에 비중을 둔 쿠팡의 인력 구조는 ‘돈 때문’이었던 셈이다.
물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이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지탄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매출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거두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