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건 면접을 2일 만에? 글로벌 채용 판 바꾸려는 ‘슈퍼코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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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GLO!VentUs 프로그램에 참여한 최재웅(맨 왼쪽) 슈퍼코더 대표가 알케미스트 팀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알케미스트는 실리콘밸리 B2B 전문 액셀러레이터이다. [사진=슈퍼코더]](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1/50747_44433_452.jpg)
지난 6월 부트캠프를 시작으로 CJ GLO!VentUs(Global+Venture+Us·이하 글로벤터스) 선발 8개 기업은 숨 돌릴 틈 없이 달려왔다. CJ인베스트먼트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 주관한 올해 프로그램은 지난 9월 성과공유회를 기점으로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기업들은 이제부터가 본격전이다. 11월 현재 대부분 기업이 미국에서 현지 투자자들과 거친 씨름을 하고 있다.
슈퍼코더(Supercoder) 역시 마찬가지이다. 2021년 창업해 올해로 4년 차를 맞은 이 스타트업은 500개가 넘는 기업 고객과 20만 명 이상의 글로벌 인재풀을 갖춘 ‘AI 기반 채용 솔루션 업체’이다.
유명 글로벌 채용 플랫폼들이 소싱·검증·매칭·관리를 모두 수행하는 ‘풀 서비스’ 모델이라면, 슈퍼코더는 이 가운데 ‘검증’에 초점을 맞춘다. 슈퍼코더 AI가 지원자를 면접해 ‘이력서가 얼마나 사실에 부합하는지’, ‘채용 기업이 요구하는 능력과 품성을 갖췄는지’ 등을 판단한다. 포춘코리아가 최재웅 대표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들 내용을 짚어봤다.
Q. 4년 차 스타트업이 어떻게 그 많은 기업고객과 인재풀을 갖출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그간의 이력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저희는 2021년 세컨드팀(Second Team) 사명(社名)으로 창업했습니다. 같은 해 ‘해외 개발자 채용 플랫폼’으로 슈퍼코더를 론칭했고요. 많은 기업이 공통으로 개발자 부족 문제에 시달리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이전과 현재 슈퍼코더는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초기 슈퍼코더는 해외 개발자를 소싱‧검증해서 기업과 연결하는 플랫폼이었습니다. 워낙 개발자 품귀 현상이 심하다 보니 많은 기업에서 해외 개발자 수급에 관심을 보였고, 덕분에 대량의 기업 고객과 글로벌 인재풀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매칭 경험이 쌓이다 보니 저희는 채용 과정에서 ‘진짜’ 병목 현상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게 됐습니다. 바로 초기 면접‧검증 과정이었어요. 이에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AI 면접 서비스(AI Interviewer)를 개발했고, 2025년 Microsoft Startup Connection 2025, WIS 2025 등에서 공식적으로 선보였습니다.
Q. 초기 면접‧검증 과정에서 어떤 페인 포인트(Pain Point·고객이 경험하는 문제나 불편함)를 발견하셨습니까?
비즈니스 매니지먼트(Business Management)나 아폴로 테크니컬(Apollo Technical) 등 보고에 따르면 지원자의 72%가 부풀린 이력서를 제출한다고 합니다. 경력직은 면접 일정 조율이 특히 어려운데, 지원자별 일정을 맞추다 보면 채용 프로세스가 늦어지고 이 과정에서 60% 지원자가 도중하차하기도 하죠. 이렇게 떠난 지원자 가운데 회사가 정말 필요로 하는 인재가 있다면 정말 큰 손해입니다. 여러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이유로 전체 채용의 30%가 실패로 귀결된다고 해요. 잘못된 채용에 따른 손해비용이 인당 최고 3억 5000만 원에 달한다고 하니 심각한 페인 포인트라 할 수 있죠.
저희가 AI 면접 서비스를 개발 후 30일간의 베타 테스트 결과 32개 B2B 파일럿을 통해 300여 건의 AI 면접을 진행했고 유료 고객 2곳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인터뷰 일정은 한 달에서 2일로 줄어들었고, 비용도 기존 100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급감했죠. 한마디로 성공적이었습니다.
Q. AI 면접 서비스가 어떻게 기업에 도움을 주는지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업들의 채용 프로세스를 보면, 이력서를 받아 이를 검토‧검증하는 데 보통 2~4주가 걸립니다. 또 이렇게 선별한 지원자들과 일정을 잡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소모되죠.
하지만 슈퍼코더 AI 면접 서비스를 사용하면 AI가 자동으로 채용공고와 이력서를 분석해 지원자를 추립니다. 이후 진행되는 AI 면접은 시간과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으므로 항상 지원자 편의를 맞출 수 있어 남은 시간도 크게 단축되죠. 모든 과정이 2~3일이면 끝납니다.
AI 면접은 정확도도 높습니다. 심층 질문을 통해 이력서 뒤에 숨은 진짜 실력을 파악할 수 있죠. 지원자의 답변을 바탕으로 대화의 흐름에 맞춰 다음 질문을 이어가요. (기업 인사 담당자와 저희 AI가 각각 선별한) 지원자들의 최종 인터뷰 통과율을 추적해 조사한 결과 저희 서비스 정확도가 5배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비용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습니다. 저희는 AI 인터뷰 1회당 1만 원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전체 서비스로 범위를 넓히더라도 인사 담당자 급여와 이분들이 들이는 노고와 시간을 고려하면 대략 10배 저렴하다고 생각합니다.
![슈퍼코더 AI 면접 서비스 화면. [사진=슈퍼코더]](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1/50747_44434_4853.png)
Q. IR자료(대외비여서 구체적인 수치는 생략)에 따르면, 매출이 지난해까지 연평균 127%씩 성장해 왔는데, 올 상반기엔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전까지는 기업-개발자 매칭 위주 플랫폼이었지만, 올해부터는 AI 면접 서비스를 앞세운 SaaS AI 채용 플랫폼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입니다. AI 면접과 서비스 비중을 의도적으로 키우는 중이에요. 중장기적으로 보다 예측 가능한 ‘반복 매출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다년계약과 연간 최소 사용량을 확보해 분기별 매출 변동성을 줄이고, 고정비를 커버할 수 있는 반복 매출을 쌓아갈 계획이죠.
Q. 2027년 기업 가치로 4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매출과 연계해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2027년까지 2000개 기업 고객을 확보하려 합니다. 고객당 평균 매출은 1000만 원으로 가정하고요. 따라서 연매출은 200억 원 규모를 예상합니다. 연간 채용 공고가 한국에서만 200만 건에 달하니 굉장히 현실적인 목표라 생각해요. 이미 500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기도 하죠.
여기에 글로벤터스를 통해 확보한 지식과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실리콘밸리 B2B 전문 액셀러레이터인 알케미스트(Alchemist)로부터 ‘미국 HR담당자가 듣고 싶어 하는 메시지’와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구조’에 대해 굉장히 자세한 설명과 피드백을 받았거든요. 이머전 위크(Immersion Week)에서는 글로벌 HR담당자들을 만나 ‘우리가 만드는 게 글로벌 공통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이란 확신을 얻기도 했죠.
Q. 400억 원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할 핵심 KPI 3가지를 꼽아주신다면?
△연간 유료 AI 인터뷰 건수와 △유료 고객 수 △채용 품질 지표 개선 데이터가 핵심입니다. 유료 AI 인터뷰 건수는 전 세계에서 저희 AI를 통해 얼마나 많은 채용이 실제 스크리닝되고 있는지를 보여줄 거예요. 유료 고객 수 역시 마찬가지죠. 기존 고객이 얼마나 계약을 유지하는지, 이용량을 얼마나 늘리고 있는지 그리고 유료 고객사 숫자가 어떤 속도로 증가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채용 품질 지표 개선 데이터는 현재 주요 고객사 레퍼런스를 축적 중이에요. 저희 서비스 사용 전후 채용 소요 기간, 온사이트/오퍼 전환율, 입사 후 3‧6개월 유지율 등이 얼마나 개선됐는지가 키포인트입니다.
Q. 마지막으로, 미래의 슈퍼코더는 어떤 모습일까요?
앞으로 평범한 인재 수요는 급격히 줄고 최고 인재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업이 뛰어난 인재를 찾기 위해 시야를 글로벌로 넓히고 또 입사 지원자 가운데 좋은 인재를 효율적으로 검증하는 게 중요해지고 있어요.
슈퍼코더는 지난 5년간 글로벌 채용 플랫폼을 운영해 왔으며, 좋은 인재를 검증하기 위한 AI 시스템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앞으로 저희는 기존 채용 플랫폼을 넘어서 AI 리쿠르터(Recruiter) 플랫폼으로서 최종적으로는 기업 전용 AI와 구직자 전용 AI가 서로 소통, 전 세계 최고의 인재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려 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CJ인베스트먼트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 운영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인 알케미스트(Alchemist)와 협력해 8주간의 시장 진출 교육과, 샌프란시스코 현지 이머전 위크(Immersion Week)를 통한 투자자 피칭 및 파트너 미팅을 지원했다. 경기센터는 전국 19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글로벌 거점으로,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 포춘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