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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폭스콘, 미국에 ‘AI 로봇 공장’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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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알파벳(Alphabet) 산하 로봇·AI 기업 인트린식(Intrinsic)과 엔비디아(Nvidia) 공급사인 폭스콘(Foxconn)이 미국 내 공장에 AI 로봇을 도입하기 위해 손을 잡는다. 인트린식은 20일(현지 시각) 저녁 성명을 통해 양사가 미국 폭스콘 공장에 로봇을 배치하는 합작(조인트벤처·JV)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웬디 탄 화이트(Wendy Tan White) 인트린식 CEO는 포춘(Fortune) 인터뷰에서 “폭스콘은 제조 분야에서 엄청난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iPhone) 조립 파트너로 잘 알려진 폭스콘이 “제조 공정 중 어떤 부분을 AI로 개선하는 게 효과적인지 가장 잘 아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인트린식은 알파벳의 ‘문샷 프로그램(moonshot program)’에서 출발한 회사다. 기존 산업용 로봇을 더 쉽게, 더 저렴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왔고, 알파벳은 2021년 이 조직을 분사해 별도 회사로 출범시켰다.

인트린식이 특히 집중하는 영역은 ‘유연 생산(flexible manufacturing)’이다. 새로운 데이터에 반응하고, 스스로 최적화하며, 작업 방식을 상황에 맞게 바꾸는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지금의 산업용 로봇은 정해진 반복 작업에는 강하지만, 작업을 바꾸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변화가 잦은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람 손이 더 유연하고 경제적인 경우가 많다.

화이트 CEO에 따르면 인트린식과 폭스콘은 “지난 1~2년간” 협력을 논의해왔다. 그는 폭스콘 같은 전자 제조업체가 인트린식과 소프트웨어·AI 개발에서 손을 잡는 건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했다.

웅 리우(Young Liu) 폭스콘 회장도 성명에서 “인트린식과 협력함으로써 AI 기반 로보틱스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폭스콘의 글로벌 제조 리더십과 시너지를 내 ‘미래형 공장(factory of the future)’을 함께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콘은 지난 10월 말, 텍사스 휴스턴에 새로 짓는 엔비디아 서버랙(Server Rack) 공장에 로봇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대만 병원에서 사용할 의료용 로봇 개발을 위해서도 엔비디아와 협력 중이다.

중국 본토 로봇 기업과의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폭스콘 임원은 지난 1월 선전(Shenzhen) 소재 로봇 기업 유비테크(UBTech)의 로봇을 중국 내 공장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화이트 CEO는 인트린식과 폭스콘이 각각 합작법인에 얼마를 투자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 시범사업(pilot)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인트린식의 이번 합작은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 흐름 속에서 나왔다. 기존 소프트웨어 중심 AI를 넘어서, 현실 세계의 물리적 공간과 설비에 AI 모델을 본격 적용하려는 움직임이다.

화이트는 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경으로 코로나19 시기 공급망 충격을 꼽았다. 각국 기업들이 제조 생산기지를 자국이나 인근으로 다시 끌어오려 했지만, 선진국에서 제조 인력과 노하우가 빠져나간 탓에 공장을 빠르게 늘리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로봇은 줄어드는 제조 인력을 메우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는 “흥미롭고 고무적인 점은, AI와 로봇을 다시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기계 가공업체 같은 공급망 기업들에도 젊은 인력이 돌아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 기술력과 생산 기반을 동시에 갖춘 아시아는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이미 선도 지역으로 떠올랐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이 지역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는 한국을 미래 로봇 허브로 지목하기도 했다.

황 CEO는 지난 10월 말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로봇을 만들 수 있고, 그 로봇이 또 다른 공장에서 로봇을 만들 수 있다”면서 “그 로봇들은 다시 더 많은 공장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엔비디아는 현대차·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에 수만 개의 GPU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분야의 최대 플레이어는 중국이다. 중국은 전 세계 산업용 로봇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항저우(Hangzhou) 기반 유니트리(Unitree) 같은 기업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빠른 속도로 개발 중이다. 화이트는 “중국 기업들은 수년간 생산을 해오면서 실력과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이들의 존재를 결코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글 Nicholas Gordon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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