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가 인정한 ‘세계 5위’ 한국” .. 내막 들여다보니 ‘중국한테 다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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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입시 쏠림 현상 가속
첨단기술 순위 5위, 내용은 불안
AI·반도체, 세계 추격에 밀리는 중
한국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첨단 기술경쟁이 격화되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은 여전히 ‘상위권’의 자리에 있지만, 그 실속은 점차 위협받고 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가 최근 발표한 ‘핵심·신흥기술지수 2025’에 따르면 한국은 종합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지만, 주요 기술 분야별로 들여다보면 그 격차는 분명하다.

특히 우수한 이공계 인재 확보가 절실한 시점에 ‘의대 쏠림’ 현상은 기술 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구조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5위에 숨은 불안한 성적표

한국
사진 =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

하버드대 보고서는 반도체, AI, 바이오, 양자, 우주 등 5대 첨단기술을 기준으로 세계 25개국의 기술 역량을 비교했다. 한국은 종합 5위라는 준수한 위치에 있었지만, 분야별 세부 순위를 살펴보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반도체는 미국, 중국, 일본, 대만에 이어 5위였고, AI는 9위에 그쳤으며 바이오는 10위, 양자 12위, 우주 13위로 줄줄이 후순위였다. 특히 AI 분야에서는 인도와 캐나다에도 밀렸다는 점이 뼈아프다.

한국이 반도체 설계 및 생산에 강점을 가졌지만, 지나친 중국 의존과 초격차 기술의 약화는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우위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며, 파운드리에서는 대만과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인재는 의대로, 산업은 제자리

한국
사진 = 연합뉴스

기술 경쟁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는 이공계 최상위권 인재들이 대거 의대로 몰리는 현상을 겪고 있다.

인구 감소 속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쏠림은 첨단 산업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구조적 위기다. 실제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조사한 결과, 한국은 대부분 반도체 기반기술에서 중국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이미 2015년부터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중장기 계획을 실행해왔고, AI·로봇·전기차 등 분야에서 잇따른 혁신 성과를 내놓고 있다.

미국 역시 AI용 반도체 수출을 규제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지만, 벨퍼센터는 “중국은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며 일부 분야에서는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새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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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이런 위기를 직시한 새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100조 원 규모의 민간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대통령실에 ‘AI 미래기획수석실’을 신설하고, 반도체특별법 제정도 추진하며 산업 육성의 속도를 높이려는 모양새다.

하지만 단순한 투자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 국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실행력 있는 전략과 신속한 정책 전환이 따라야 한다.

지금 한국은 첨단 기술개발에서 ‘따라잡기’만으로 생존이 어려운 시대에 직면해 있다. 선도자가 되지 않으면 시장을 빼앗기는 시대, ‘기술강국’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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