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 지경까지” .. 불과 10년 만에 터져 나온 대한민국의 ‘섬뜩한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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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이제는 ‘가능성’ 아닌 ‘현실’
日·英보다 더 빠른 추락 경고
OECD도 “성장률 전망 또 하향”
한국은행
출처 = 연합뉴스

역성장이란 단어가 더는 낯설지 않다. 한때 ‘고속 성장’의 대명사였던 한국 경제가 이제는 그 그림자를 지우지 못한 채 점점 자주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역성장 확률이 10년 새 3배 이상 증가한 데다, 잠재성장률마저 주요 선진국들보다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역성장, 더는 이례적이지 않다

한국은행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이 10일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경제가 분기 단위로 역성장을 겪을 확률은 약 14%로 추산됐다.

이는 수치상 7번 중 1번꼴로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이 확률은 2014년 평균 4.6%에서 불과 10년 만에 13.8%까지 뛰어올랐다.

이 분석은 정규분포를 전제로 직전 5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으며,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위기 상황은 배제됐다.

그럼에도 최근 분기별 마이너스 성장 횟수는 2020년 이후에만 5차례 발생하며, 2010년대 단 1회와 대비된다. 특히 역성장 발생 빈도가 높아진 배경으로는 낮아진 평균 성장률과 함께 커진 경제 변동성이 지목됐다.

“성장률이 0에 가까워질수록, 작은 충격에도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 한은 분석진의 설명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수출 구조 또한 이런 진폭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선진국 중 최악의 잠재성장률 하락

한국은행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일시적 침체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경제의 ‘기초체력’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폭은 6%로, OECD 주요국 중 가장 컸다.

일본·영국·프랑스 등 오랜 기간 성장이 정체됐다고 평가받던 국가들보다도 한국의 하락 속도는 가팔랐다. 심지어 산업혁명 이후 쇠퇴한 유럽 주요국보다도 더 빠르게 성장 엔진이 식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생산가능인구의 급격한 감소, 자본 축적의 정체, 생산성 개선 둔화 등 복합적인 원인을 꼽았다.

“미국, 영국, 호주 등은 일정 수준 이후 잠재성장률 하락이 멈췄거나 완만해졌지만, 한국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OECD도 잇단 경고…성장률 또 하향

한국은행
출처 = 연합뉴스

이 같은 위기 인식은 국제기구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OECD는 이달 초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0%로 제시했다. 불과 석 달 전보다도 0.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는 G20 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큰 하향 폭이며, OECD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무역 리스크가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보다 중요한 것은 중장기 체질 개선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한국은행은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구조개혁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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