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숙인 1만2725명…35.8%는 실직 후 거리로 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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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이어졌던 지난 2월 6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립 다시서기서울역희망지원센터를 방문한 노숙인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파가 이어졌던 지난 2월 6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립 다시서기서울역희망지원센터를 방문한 노숙인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지난해 노숙인 수가 3년 전과 비교해 15% 이상 감소했지만 거리 노숙인의 수도권 편중과 시설 노숙인의 고령화 추세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는 11일 ‘2024년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9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3조에 따라 실시됐다. 2016년, 2021년에 이어 세 번째 조사다. 

그 결과, 전국 노숙인 등 수는 1만2725명으로 2021년 대비 1679명(11.6%) 감소했다.

노숙인 등 수를 거처유형별로 구분하면 거리 노숙·노숙인종합 지원센터·일시보호시설 이용자를 포함한 거리 노숙인은 1349명(10.6%), 자활·재활·요양 등 시설에 입소해 있는 노숙인은 6659명(52.3%), 쪽방주민은 4717명(37.1%)으로 집계됐다.

전체 노숙인 등 중 남성은 77.6%(9865명), 여성은 22.4%(2851명)으로 파악됐다.

시설노숙인의 경우 60대(37.1%)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50대(26.4%), 70대(15.8%), 40대(11.6%) 순이었다. 전체 노숙인 생활시설 입소자 중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36.8%로 2021년 32.7%에 비해 4.1%p 늘어났다. 특히 노숙인 요양시설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46.6%에 달했다.

전체 노숙인 등의 52.1%(6636명)가 수도권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특히 거리 노숙인(이용시설 포함)의 경우 수도권 집중도가 75.7%(1022명)를 기록했다. 

거리노숙인들이 노숙을 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사유는 실직이 35.8%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이혼 및 가족해체(12.6%), 사업 실패(11.2%) 순이었다. 특히 이혼 및 가족해체(8.9%→12.6%), 질병 및 장애(5.6%→8.3%), 주거지 상실(5.8%→7.9%) 등의 사유가 직전 조사 대비 증가했다.

거리 노숙인이 거리 노숙 직전에 생활한 거처는 쪽방, 고시원, 비닐하우스 등 비정형주거(43.2%)가 가장 많았으며 거리(24.1%), 주택(15.3%) 등이었다.

거리 노숙인들은 노숙생활 중 구타·가혹행위(4.0%), 금품갈취(3.2%), 명의도용·사기(2.9%) 등 피해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단체생활과 규칙 때문에(36.8%)’ 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외에도 ‘실내공간이 답답해서(16.6%)’ , ‘시설을 잘 몰라서(14.2%)’, ‘다른 입소자와의 갈등(11.5%)’ 등의 이유가 있었다.

경제활동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노숙인 75.3% 취업을 하지 않았으며 이 중 56.9%는 근로 능력이 없다고 답변했다. 

노숙인의 주요 수입원을 살펴보면 공공부조에 의한 수입이 47.8%, 공공 근로활동에 의한 수입이 37.6%를 차지했다. 지난 1년간 월평균 소득은 거리노숙인은 79만4000원, 시설노숙인은 50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노숙인이 지난 3개월 동안 지출한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식료품비(39.1%), 술·담배(18.8%), 생활용품비(13.4%) 순이었다.

노숙인의 26.6%는 부채가 있었으며 71.3%는 금융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 여부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노숙인의 40.3%가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거나 매우 좋다’고 답해 2021년(44.4%)과 비교해 주관적 건강 인지율은 감소했다. 이와 달리 노숙인의 알코올 의존성 평가도구에 따른 문제성 음주 비율은 23.7%로 2021년 31.6%보다 7.9%p 줄었다. 우울증 평가도구에 따른 우울증 평가 결과, 노숙인의 우울증 유력 비율이 28.7%로 2021년 40.8%보다 12.1%p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숙인의 사회복지서비스 이용률은 대부분의 항목에서 2021년도에 비해 높았다. 무료급식 (84.8%), 편의시설 이용 (74.2%) 법률 지원 서비스(41.8%) 등 이용률이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주거지원 (7.0%) 장애인지원 서비스(1.6%) 등의 이용률은 2021년 대비 줄었다.

노숙인들이 가장 도움이 됐다고 지목한 서비스는 무료급식(23.8%)이었으며 뒤이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16.6%), 사회복지시설 이용 및 입소(14.8%) 순이었다.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으로는 소득보조(41.7%), 주거지원(20.8%), 의료지원(14.4%) 등을 택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노숙인 규모, 경제활동 현황, 복지서비스 욕구, 건강 및 심리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제3차 노숙인 등 복지 및 자립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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