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초 실용화된 디지털 위안화
기축통화 흔드는 中의 경제 전략
“경제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e-CNY)를 앞세워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결제 편의 차원을 넘어, 중앙은행이 직접 설계하고 통제하는 ‘프로그래머블 화폐’는 기존 금융 질서를 흔들고 있다. 미 국무부와 월가가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는 이유다.
100년 마라톤, 디지털로 무장한 중국의 야심
중국은 위안화를 세계 기축통화로 끌어올리기 위한 ‘100년 전략’을 실행 중이다.
첫 목표는 2027년까지 아시아 지역 통화로서 위안화의 입지를 굳히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2049년,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에 맞춰 달러와 대등한 통화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핵심 도구가 바로 디지털 위안화다. 세계 최초로 실용화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기존 암호화폐와 달리 중앙집중형 구조를 채택했다.
중국인민은행이 직접 정책을 설계하고 통제할 수 있어 통화정책의 실시간 적용이 가능하다. 예컨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시행할 경우, 디지털 위안화는 모든 이용자 계좌에 즉시 반영할 수 있어 소비를 유도하기 유리하다.
국제 결제 질서 흔드는 움직임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가 국내용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미 홍콩을 중심으로 국경 간 거래 실험이 진행 중이며, 스위프트(SWIFT)를 대체해 미국 중심의 국제 금융 시스템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 결제 시스템인 CIPS 참여국을 늘리는 한편, 위챗페이의 해외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 할릭뱅크와 손잡아, 중국 관광객은 현지에서 QR코드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시진핑 주석은 브라질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36조원 규모의 통화스왑 계약을 5년 더 연장했고, 현재까지 총 42개국과 유사한 협정을 맺었다.
한반도에 불어오는 위안화 변수
중국의 행보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위안화 결제 비중이 유로화를 추월했고, 국제 무역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원화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아시아 내 기축통화 지위를 노리고 있으며, 이는 우리 외환정책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아직까지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기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느리지만 확실한 변화’가 진행 중인 것은 분명하다. 미국이 긴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CBDC 발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공언하며, 디지털 금융 주도권을 미국 내부에서 봉쇄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한 고위 금융 당국자는 “중국과 다른 길을 가는 우리 정책 방향을 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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