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까지 나선 희토류 전쟁
미·유럽 줄줄이 중단 이어지는데
한국만 유일하게 ‘차질 없음’ 선언

미국 자동차 업계가 백악관에 비공개 서한을 보낸 이유는 단순한 위기의식 때문이 아니었다. 실제로 포드는 SUV 생산라인을 멈췄고, 유럽 일부 자동차 부품 공장도 조업을 중단했다.
지난 4월, 중국 정부가 단행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가 두 달을 넘기면서 그 여파가 서방 자동차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자동차 자동변속기, 모터, 센서, 라이트 등 거의 모든 전동화 핵심 부품에 사용되는 희토류 공급이 막히자, 일부 업체들은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中 수출 통제 장기화… 글로벌 車업계 ‘제동’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따라 심각한 부품 수급 불안을 겪고 있다.
유럽자동차부품업체협회(CLEPA)는 “수백 건의 수출 허가서를 냈지만, 승인된 건 25%에 불과하다”며 “일부 생산라인은 이미 멈춰섰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 부품협회(MEMA)도 정부에 긴급 대응을 요청하며, “희토류가 공급되지 않으면 생산량 감축은 물론이고, 조립 라인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포드는 지난달 시카고 공장에서 SUV ‘익스플로러’ 생산을 일주일간 멈췄고, 일본 스즈키도 ‘스위프트’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희토류는 특히 전기차의 핵심인 모터 내부 영구자석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디스프로슘, 사마륨, 이트륨 등은 고속 회전을 돕는 내열 자석에 사용되며, 이는 군수품뿐 아니라 의료기기, 로봇, 풍력발전 등에도 폭넓게 활용된다.
수출 통제 피해가 오히려 ‘리쇼어링 역행’

중국은 세계 희토류 가공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으며, 이번 통제는 미국과 유럽의 대중국 고율 관세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 이른바 ‘자원의 무기화’다.
흥미로운 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제조업 리쇼어링(해외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이전하는 정책)이 오히려 역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드와 GM 등 미국의 대형 완성차 업체들이 희토류 부품이 포함된 전기모터를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중국은 자석만 따로 수출하는 것은 통제하지만, 완제품인 모터에 포함된 자석은 수출을 허용하고 있다”며 “미완성 모터를 중국으로 보내 자석을 조립한 뒤 다시 수입하는 방식도 고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만 유일하게 예외… 도대체 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아직 큰 타격을 입지 않은 상태인데, 이번 통제는 미국과 유럽의 대중국 관세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어 한국은 영향권 밖에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전기차용 디스프로슘과 이트륨 등은 6개월 이상의 공공 비축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안도감을 전했다.
부품업계 관계자도 “현재까지는 수입에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단기적인 생산 차질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의 희토류 통제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닌 만큼 민관이 오랫동안 공급망 다변화에 힘써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미국과 유럽의 대(對)중국 관세 공방에서 비교적 비켜서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 희생양’이 되지 않은 셈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하지만 낙관하기엔 이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반도체 부족 사태를 떠올리면, 희토류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산업도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고객사 이름과 수출 물량을 모두 입력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우회 수출까지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도 개입… 희토류 전쟁 확산되나

이에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관세 합의 위반”이라며 공개 비판했고, 이후 중국과 전화통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이후 중국 측은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일부 기업에 6개월 한정 임시 수출 허가를 내주었지만, 구체적인 품목이나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중국의 희토류 자원 무기화가 본격화되면, 업계는 소음 등의 단점이 있는 대체재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중국의 시장 지배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치는 희토류 자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특정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군은 구조적 리스크에 직면했다.
한국은 현재 비교적 안정적인 수급 상황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황이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와 대체 기술 확보가 중장기 과제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실시간 인기기사
- “이제 서울 안 가도 되겠네”… 622조 쏟아부은 ‘경기도 대혁명’ 시작되자 도민들 ‘열광’
- “중년들에게 왜 이러시는 겁니까” .. ‘특정 연령’ 겨냥한 서늘한 모집에 ‘망연자실’
- “연금 받기까지 어떻게 버텨요” … 절박한 호소에 “드디어 속도내나”, 기대감 ‘고조’
- “이제 서울 안 가도 되겠네”… 622조 쏟아부은 ‘경기도 대혁명’ 시작되자 도민들 ‘열광’
- “중년들에게 왜 이러시는 겁니까” .. ‘특정 연령’ 겨냥한 서늘한 모집에 ‘망연자실’
- “연금 받기까지 어떻게 버텨요” … 절박한 호소에 “드디어 속도내나”, 기대감 ‘고조’
- 신축 아파트 입주했는데 “도로 취소하고 싶어요”… 20억 들인 ‘이것’의 황당한 실체
- “또 기아입니까?” … 성능·디자인·가격, 올해의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