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중동에서 직접 전기 팔고 물까지 만든다
수주에서 운영까지, 세계가 먼저 찾는 파트너로

사막의 한복판, 눈을 뜨기 어려운 뜨거운 열기 속에서 한국전력은 조용히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철골 구조물이 늘어선 공사 현장은 바로 사우디의 자푸라1 열병합발전소다.
이곳은 한국전력이 30년간 해외에서 갈고닦은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가 응축된 ‘세계 에너지 패권’의 전초기지다.
한전은 1995년 필리핀에서 첫 해외사업을 시작한 이후,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중동은 이제 단순한 ‘수주 시장’을 넘어, 장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검증된 기회의 땅’으로 변모하고 있다.
사막에서 25년 동안 전기 팔고 물도 만든다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출을 기점으로 한전은 중동에서 대형 전력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요즘은 ‘건설’보다 ‘운영’이 핵심이다.
사우디 루마·나이리야 복합화력발전소처럼 한전이 직접 25년간 운영하며 전기를 팔고,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복합사업 모델로 구조를 전환했다.
올해 가동을 앞둔 자푸라1 발전소는 더 특별하다. 세계 최대 셰일가스 매장지 한가운데 세워진 이 발전소는 오직 아람코 전용 플랜트에만 전력과 증기, 냉각수를 공급한다.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도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 국내 중소기업 다산DTS의 공랭식 응축기 기술까지 활용됐다. 사막 환경에 꼭 맞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공급한다.
전통을 넘어, 미래 에너지 거점으로

한전이 사우디에서만 수행 중인 프로젝트는 11개로, 전체 해외 사업의 약 30%를 차지하며, 특히 최근 5년간 중동에서 따낸 수주는 전체의 98%에 이른다.
화력·원자력뿐 아니라 태양광, 배터리저장장치(BESS), 해저 송전망까지 확장했다.
사우디가 국가 비전 ‘2030’을 통해 탈석유·친환경 산업으로 구조 전환을 시도하는 가운데, 한전은 네옴시티 등 미래 도시 기술 협력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등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 역시 새로운 기회가 된다.
뜨거운 기후, 복잡한 물류…그래도 간다

중동 사업이 쉽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극한 기온과 길게는 1200km를 넘는 육로 물류, 지정학 리스크는 여전히 도전 과제다. 후티 반군 사태로 기자재가 지연되거나 작업 중단 시간이 늘어나는 일도 빈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현지 에너지 기업 CEO들은 “기술력도 신뢰도도 갖춘 파트너”라고 평가하며, 향후 협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제는 설계부터 유지보수, 운영까지 모두 책임지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한 한전. 30년의 축적된 노하우는 중동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다음 30년’의 기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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