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중국 두드린다”…치킨업계, 中 외식 시장 공략

54
BBQ가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사진=제너시스BBQ]
BBQ가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사진=제너시스BBQ]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한때 수많은 한국 외식 브랜드가 진출했다가 조용히 철수했던 중국 시장. 최근 들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다시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세계 최대 인구를 기반으로 한 중국은 여전히 ‘젖과 꿀이 흐르는 시장’으로 여겨진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은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사업 구조 다변화의 의미도 크다. 국내에서는 배달앱 수수료 부담, 가맹점 간 과도한 가격 경쟁, 원재료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치킨 가맹점 수는 3만여개에 달한다. 저가 냉동 치킨까지 경쟁에 발을 걸치면서 해외 시장은 국내 브랜드의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미국과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다시 중국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 외식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5조위안(약 1000조원) 규모로 연 평균 1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지만 중국은 인구와 문화 측면에서 친숙하면서도 시장 규모는 훨씬 크기 때문에 당연히 다음 행선지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 BBQ는 최근 중국 내 본격적인 재진출에 나섰다. 베이징, 청두 등 8개 지역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청두에 직영 1호점을 열 계획이다. 이후에는 점차 가맹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중국 전역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측은 인구 분포와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지역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베이징과 청두의 인구는 각각 2200만명, 2150만명이며 2023년 기준 근로자 평균 월소득은 300만~350만원에 이른다.

BBQ가 이번에 선택한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은 과거 실패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특정 국가나 지역의 독점 사업권을 현지 파트너에게 부여하고, 파트너가 가맹점 개설과 운영을 총괄하는 구조다. 본사가 직접 진출하지 않고도 빠르게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BBQ는 지난 2003년 상하이, 칭다오 등 경제 중심지를 중심으로 15개의 직영점을 열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했다. 대규모 소비자 조사와 시식회를 거쳤음에도 현지 입맛과 운영 방식에 적응하지 못했고, 약 3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끝에 대부분 매장을 철수했다.

경쟁사인 교촌은 보다 신중한 접근을 택하고 있다. 2007년 첫 해외 진출 이후 속도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하며 점진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중국에 운영 중인 매장은 3곳에 불과하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매력적인 곳은 맞지만 한꺼번에 매장을 늘리기보다는 시장 반응을 지켜보며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촌의 전체 해외 매장은 지난해 1분기 71곳에서 올해 1분기 83곳으로 12곳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교촌의 전략에 대해 “중국은 지역마다 식문화가 달라 일률적 확장이 어려운 시장”이라며 “무리하게 점포 수를 늘리다 실패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점진적 확장이 유효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푸드 브랜드는 생활양식과 밀접한 만큼 현지 맞춤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킨 3사 가운데 해외 진출이 가장 늦은 bhc 역시 중국 시장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 본토에는 매장을 열지 않았으며, 홍콩에서만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bhc 관계자는 “홍콩 현지 매장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중국 시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공감해주세요!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