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속 존재감 키우는 K-편의점…해외 진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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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미국 하와이 진출 MFC 체결식 [사진=BGF리테일]
BGF리테일 민승배 대표(가운데 왼쪽)와 CU Hawaii Kurisu(로버트 쿠리수, 가운데 오른쪽) 대표가
CU 하와이 진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양사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GF]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국내 편의점업계가 정체 국면에 접어들며 오랜 기간 준비해 온 해외 진출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출점 경쟁 심화로 국내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브랜드 경쟁력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올해 1분기 국내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 분기 기준 첫 역성장이다.

CU와 GS25 등 주요 브랜드 역시 매출은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이상 줄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226억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영업이익은 34.6% 줄어든 172억원에 그쳤다. 업계 전체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만4852개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 전략은 이미 오래전부터 추진돼 왔는데, 국내에서 축적한 성장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진출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 사업은 편의점 업계의 중요 사업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CU는 최근 ‘편의점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하와이 현지 기업 WKF와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오는 10월 1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BGF리테일이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국내 편의점업계 최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이 그동안 아시아권으로만 진출했는데 드디어 다른 대륙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것도 의미를 더한다”고 했다.

하와이는 연간 1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대표 휴양지이자 아시아계 인구 비중이 미국 본토 대비 6배 이상 높은 지역이다.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한 친숙도가 높고, 외식 지출 비중이 크다는 점이 진출 배경으로 꼽힌다.

CU는 하와이 시장에서 ‘한국형 편의점’ 특유의 상품 구성과 고객 경험을 앞세워 틈새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즉석 김밥, 라면 조리기, 도시락 등 K-푸드를 내세우고, 포케·로코모코 등 현지 인기 메뉴는 셰프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상품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CU는 몽골(480개), 말레이시아(160개), 카자흐스탄(40개) 등 총 680개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며, 각국에서 500개 점포 이상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GS리테일도 GS25 브랜드로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2018년 진출 이후 355개 점포를 확보했으며, 최근 하노이에 6개 매장을 동시 오픈해 하루 평균 매출 500만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높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몽골에서는 2021년 진출 이후 274개 점포로 확대됐고, 올해부터는 직영 중심 운영에서 가맹사업 확대로 사업 전환을 꾀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일본 유통 대기업 돈키호테와의 협업도 시작했다. GS25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유어스(YOUUS)’ 시리즈 10여 종이 일본 전역 400여개 돈키호테 매장에 입점해 있으며, 향후 공동 프로젝트 확대도 검토 중이다. GS리테일은 2027년까지 해외 점포 1500개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트24도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전개 중이다. 88개 점포를 운영 중인 말레이시아는 올해 말까지 130개를 목표로 두고 있다. 현지 협력사에 운영권 등을 넘긴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에서 직영으로 전략을 조정해 내년 200개까지 확대하겠다고 한다. 4개 점포를 연 캄보디에는 5년 안으로 100호점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아직까지 해외 매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브랜드와 사업 모델의 확장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 성장 기반으로서의 의미가 크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별 소비 성향에 맞춘 현지화와 K콘텐츠 결합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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