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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은행은 28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9%로 낮춰 잡았다. 이는 한은이 추산한 잠재성장률(2%)보다 낮은 수준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 서서히 꺼져가고 있다는 의미다.
◇1980오일쇼크, 1998IMF, 코로나19시대 후 다시 ‘1%대 성장’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정부의 기존 전망치(2.6%)를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각각 제시한 2.5%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해외 투자은행(IB) 중에 바클리, 씨티, HSBC, UBS의 전망치(2.3%) 보다도 낮다.
‘1%대’까지 내려온 내년 전망치는 더 암울한 수준이다. GDP 성장률 통계를 집계한 1954년 이후 성장률이 2%를 밑돈 것은 미국의 원조로 성장률이 0.6%에 머물렀던 1956년과 오일쇼크에 경제가 뒤흔들린 1980년(-1.6%),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0.8%),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0.7%), 지난해(1.4%) 등 여섯 번뿐이다.
내수침체가 장기화된 데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수출마저 위축된 영향이 작용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3분기에 수출 물량이 크게 줄었는데, 일시적인 요인보다는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면서 “수출 불확실성과 성장 전망 조정은 새로운 정보이고, 굉장히 큰 변화”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 경제 주요 지표를 보면, 곳곳에 경고등이 켜졌다. KDI의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1.8%에서 1.3%로 낮아지고, 총고정투자는 1.4%에서 0.2%까지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한파에도 홀로 버텨온 수출 역시 흔들리며 우리 경제 전반이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트럼프 후폭풍’에 더 낮아진 성장률…”확실히 어려운 시기”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폭탄’ 예고에 국내 수출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성장 동력에 제동을 거는 요인으로 꼽힌다. KDI는 “트럼프의 공약 실현 정도와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무역 분쟁이 급속히 격화하면서 글로벌 경기에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내년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되겠으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2.1%로 전망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적 관세(10∼20%)가 시행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이 8.4∼14.0%(약 55억∼93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여파로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도 0.1∼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한은은 이날 처음으로 공개한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향후 경기 상황이 호전돼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2년 연속 1%대 저성장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금통위는 “글로벌 성장세 둔화,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 본격화 등으로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다소 낮아짐에 따라 1.8% 성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내년도 확실히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며 “거시적으로 보면 코로나19 이후 부침이 많았던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는 시기가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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