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영우는 이제 멜로 장인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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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추영우표 로맨스가 돌아온다. KBS 2TV 〈학교 2021〉 속 교복을 입은 단정한 소년으로 처음 마주한 그의 모습은 풋풋했고, 동시에 기묘하게 진지했다. 그때부터였을까. 이 배우는 감정을 급하게 드러내기보다 천천히 채우고, 완만한 호흡 안에서 밀도를 높이는 법을 아는 사람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이는 적중했다. 그는 이후 작품들에서 매번 다르게, 그러나 점점 더 또렷하게 증명해냈다.

카카오TV〈어쩌다 전원일기〉에서는 느슨한 리듬의 로맨틱 코미디를, KBS 2TV 〈오아시스〉에서는 1980년대를 관통하는 청춘의 불안을,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에서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응급실의 긴장감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각기 다른 톤과 호흡, 무게를 요구하는 세계 안에서 추영우는 인물을 중심에 두고 그 감정을 조율해왔다. 특히 지난해 데뷔 3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았던 JTBC 〈옥씨부인전〉은 추영우에게 확실한 전환점이 되었다. 한복을 입고 펼쳐낸 1인 2역의 연기, 상대 배우 임지연과의 촘촘한 케미스트리는 멜로에 강한 얼굴, 한 발 더 나아가 멜로를 설계할 수 있는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말간 순애보에서 유쾌한 드라마까지 변주는 있었으나 균열은 없었다.

그런 추영우가 올 6월 tvN 〈견우와 선녀〉로 다시금 로맨스의 중심에 선다. 동명의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번 드라마는 ‘죽을 운명을 가진 소년과 이를 막으려는 MZ 무당 소녀, 열여덟 청춘들의 거침없는 첫사랑 구원 로맨스’라는 콘셉트로, 추영우는 무당 소녀 박성아(조이현)와 로맨스에 빠지는 불운의 아이콘 배견우로 등장한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평생을 불운과 싸운 소년이 무당 소녀를 만나 처음으로 평범한 세상을 알아간다. 마치 알을 막 깨고 나온 새처럼.

이처럼 〈견우와 선녀〉는 최근 드라마에서 주요 서사로 많이 쓰이는 무속 소재를 여고생 무당으로 유쾌하게 보여주며, 운명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바꿔가는 로맨스라는 점에서 시대 정서를 반영한 로맨스물이다. 초능력과 죽음 가운데 사랑이 곧 생존의 근거가 되는 운명 속에서 피어나는 꽃다운 청춘의 사랑 이야기인 셈.

관전 포인트는 또 있다. 데뷔 초 〈학교 2021〉에서 보여준 풋풋한 교복 소년에서 이제는 보다 성숙미 넘치는 교복 소년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 더불어 불운의 양궁 유망주로, 활 쏘는 추영우의 용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예리하고 진중한 표정으로 당긴 화살이 시청자의 마음에도 10점 만점을 쏠지 기대되는 지점이다. 견우의 얼굴로 다시 사랑을 이야기할 추영우에게 우리는 또 어떤 온도의 멜로를 발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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