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5개월 그랜저 13번째 사후조치… 9번이 SW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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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2일 ‘통합형 전동식 브레이크(IEB) 제어기’의 소프트웨어(SW) 문제로 신형 그랜저(GN7) 하이브리드 모델 1만4316대에 대한 리콜(SW 업데이트)을 실시했다. 지난해 12월 공식 출시된 지 5개월 만에 이뤄진 13번째 사후 조치(리콜 2회, 무상 수리 11회)다. 현대차는 디지털 오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SW 전담 조직까지 만들었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그랜저 7세대 모델은 1∼4월 국내에서 가장 많은 3만9861대가 팔렸다. 1분기(1∼3월) 사상 최대 실적(영업이익)을 낸 현대차그룹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하지만 무상 수리 결정이 과도하게 자주 나오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품질 논란’이 번지고 있다.

이번 이슈를 두고 업계에서는 자동차가 전자 제품화되는 ‘전동화 추세’가 반영된 현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발견된 결함 대부분이 부품 교체를 필요로하기보다는 무선 SW 업데이트(OTA)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그랜저에 대한 사후 조치 13번 중 9번이 SW 업데이트로 처리할 수 있는 결함들이었다.

최근 5년간 현대차그룹 신차 22개 모델 중 사후 조치 건수(출시 이후 6개월 이내)가 가장 많은 5개 모델도 SW 기능이 대거 적용되기 시작한 2019년 12월 이후에 집중됐다. 그랜저 다음으로 사후 조치가 많은 ‘쏘렌토 MQ4’와 ‘GV80’도 각각 10건 중 9건과 8건이 SW와 연관된 문제였다.

한편으로는 SW 경쟁력을 키우기로 한 현대차그룹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기아 ‘EV9’ 출시에 맞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와 같은 SW 기능을 구매할 수 있는 주문형기능(FoD)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늘어나는 SW 결함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SW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브랜드 중심으로 꾸려져 있던 품질 관련 조직을 SW와 기능 중심으로 개편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연초 신년회를 통해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정의자동차(SDV)로 전환해 소비자들이 혁신적인 모빌리티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라고 밝힌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SW 전환기엔 문제가 생겼을 때 발 빠르게 조치하는 소통·품질 경영도 중요해진다”며 “그랜저 결함 문제는 SDV 시대 진입을 앞둔 현대차그룹의 ‘성장통’이자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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