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딜러는 안 된다?”… 현대차 하청 교섭 갈라놓은 결정적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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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공장 안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진짜 사장’이 누구인지를 둘러싼 법적 판단이 나왔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8월 31일 판정회의를 열어 생산·구내식당·보안 분야 하청 노동자에 대해서는 산업안전 의제에 한해 현대차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반면 현대차 판매대리점에서 일하는 영업사원, 이른바 카마스터에 대해서는 현대차를 사용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산업안전 의제만 열린 ‘교섭 창구’
중노위는 이날 울산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결정 3건을 모두 유지했다. 생산(공장·연구소)과 구내식당·보안(시설·미화 포함) 분야에서는 현대차가 생산설비·작업 방식과 위생·보안 기준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근거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다만 사용자성 인정 범위는 산업안전 관련 교섭 의제에 한정됐다. 임금, 고용안정, 노동시간, 조합활동·쟁의행위 보장 등 다른 교섭 요구까지 현대차가 직접 교섭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노위의 판단이다. 주목할 점은 초심에서 의무실·휴게공간 제공으로 좁혀졌던 교섭 의제가 재심에서 ‘산업안전 전반’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카마스터는 왜 제외됐나
판매대리점 소속 카마스터에 대해서는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현대차가 차량 가격, 판매정책, 판매 시스템 등 핵심 영업 조건을 정해 카마스터의 업무와 소득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인정됐다.
그러나 중노위는 판매대리점이 독립된 영업공간과 조직을 갖춘 별도 사업주이며, 사원 모집·인력 운영·보수 지급 등 노무관리 전반을 대리점이 담당한다는 사실에 무게를 뒀다.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주체가 현대차가 아닌 대리점이라는 판단이다.
노란봉투법 이후 판도, 법원으로 이어지나
이번 판정은 원청 사용자성을 일률적으로 인정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하청 노동자의 직종과 교섭 의제에 따라 구분해 판단했다는 점에서 분수령으로 평가받는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중노위 재심 사건 46건 중 35건(76.1%)에서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되거나 분리 교섭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집계돼,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전반적으로 넓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으로 생산·식당·보안 하청에 대한 산업안전 교섭 의무가 강화되면, 안전설비 투자와 도급 구조 재설계 등 비용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중노위 결정에 불복하는 노사 어느 쪽이든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원청 사용자성의 구체적 기준은 결국 법원의 판단을 통해 다시 한번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