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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만 원을 그냥 깎았다” 안 팔려도 너무 안 팔린 전기 SUV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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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가격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테슬라와 BYD를 비롯한 주요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가운데 닛산 역시 전기 SUV 아리야의 가격을 대폭 낮추며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특히 이번 가격 조정은 소폭 프로모션 수준이 아닙니다. 호주 시장에서 일부 트림을 대상으로 최대 1만2,500호주달러, 한화 약 1,300만 원에 달하는 가격 인하가 이뤄졌습니다.

출시 초기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라면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질 만한 변화입니다.

판매량 39대, 닛산이 가격을 내린 이유

아리야는 호주 시장에서 지난해 9월 출시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186대에 그쳤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6월 판매량입니다. 호주 전기차 시장 전체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시기였지만 아리야는 39대 판매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비교 기간 테슬라 모델 Y 등록 대수가 8,072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차이입니다.

전기차 수요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라기보다는 치열해진 전기 SUV 시장에서 아리야가 소비자의 선택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닛산이 꺼낸 카드는 가격이었습니다.

최대 약 1,300만 원 가격 인하

가격 조정 폭은 상당합니다.

기본형인 아리야 인게이지는 4만9,990호주달러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5,200만 원 수준입니다.

어드밴스 트림 역시 5만3,990호주달러로 조정됐으며, 87kWh 배터리를 사용하는 어드밴스+도 최대 8,700호주달러의 가격 인하가 적용됐습니다.

최상위 사륜구동 모델인 에볼브를 제외하면 주요 트림 대부분이 가격 조정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출시 이후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큰 폭의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닛산이 아리야의 시장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좋아졌지만 주행거리는 확인해야

가격이 낮아졌다고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기본형 아리야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WLTP 기준 385km입니다.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BYD 씨라이언 7은 482km, 테슬라 모델 Y는 466km 수준입니다.

따라서 장거리 주행이 많은 소비자라면 가격뿐 아니라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를 함께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어드밴스+는 87kWh 배터리를 탑재해 WLTP 기준 최대 504km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가격 인하 이후에는 기본형보다 오히려 장거리 모델의 상품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테슬라·BYD와 경쟁 가능할까

이번 가격 조정으로 아리야의 가장 큰 부담이었던 초기 구매 가격은 상당 부분 낮아졌습니다.

문제는 이미 전기 SUV 시장에서 테슬라와 BYD 등 경쟁 브랜드들이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점입니다.

전기차를 구매할 때 소비자들은 차량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 소프트웨어, 서비스 인프라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합니다.

아리야 역시 단순한 할인만으로 경쟁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격 인하 이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전체 상품성이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국내 소비자가 알아둘 부분도 있습니다.

이번 최대 약 1,300만 원 가격 인하는 호주 시장에서 진행되는 가격 정책입니다. 한국에서 동일한 할인이 적용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번 사례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얼마나 치열해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한때 전기차는 신기술과 긴 출고 대기 때문에 높은 가격도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소비자가 가격과 주행거리, 충전 편의성까지 꼼꼼하게 비교하면서 제조사들도 보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리야의 대규모 가격 인하가 실제 판매량 반등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테슬라와 BYD의 벽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지는 앞으로의 판매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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