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해도 맞벌이한다, 노후 준비가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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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세대 부부의 80%가 맞벌이를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후에도 일을 지속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정작 노후 준비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상당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5060 시니어의 더 넥스트(The Next) 라이프’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억 원 이상을 보유한 서울·수도권 및 광역시 거주 50~6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부가 함께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비율이 77.2%에 달했다. 외벌이 가구는 22.8%에 불과했다.
맞벌이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은퇴 후 소득 감소였다. 조사 대상 중 9.3%가 배우자의 은퇴로 인해 맞벌이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생계유지를 위한 맞벌이뿐만 아니라, ‘더 여유로운 삶을 위해'(32%), ‘신체 건강을 위해'(30%), ‘일을 그만두기엔 건강하기 때문'(29%) 등 건강과 삶의 질을 고려한 답변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재정적 불안,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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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5060세대의 72%는 재정적 및 일상적 노후 준비가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재정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은퇴 후 고정소득 확보'(35.2%)가 꼽혔다.
이어 ‘부부 간 재정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노후 재정 계획 수립'(14.8%), ‘더 늙기 전에 수익·자산 규모를 최대한 늘리기'(13.5%)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소득은 평균 42세에 정점을 찍고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데, 60세 이후에는 적자로 전환된다. 통계청의 ‘2024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50대는 가구 소득이 가장 많지만 근로소득이 줄어들고 재산소득 및 기타 소득이 증가하는 시기다.
때문에 5060세대는 은퇴 이후에도 일정한 현금흐름을 확보하고자 하지만, 실질적인 준비는 부족한 상황이다.
변화하는 시니어 세대, 새로운 재테크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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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령층은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익히고, 건강과 재무 관리를 철저히 하는 ‘퍼레니얼(Perennial)’ 세대로 불린다. 이들은 모바일 뱅킹과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부동산 비중을 줄이려는 경향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이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을 하고 있으며, 재테크 관심도도 높아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활용하고자 한다.
하지만 연금 상품에 대한 이해도는 낮았다. 개인형퇴직연금(IRP) 같은 금융 상품 활용도가 5% 미만에 그친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한편, 시니어 세대가 생각하는 ‘노인의 기준’도 달라졌다. 본인이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단 4%에 불과했고, 노인의 기준 연령을 평균 73세로 인식했다. 이는 기존 노년층보다 훨씬 젊은 사고방식을 반영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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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들의 평균 월 용돈은 44만 원이었다. 자산 규모가 7억 원 미만인 경우 40만 원, 15억 원 미만이면 44만 원, 15억 원 이상일 경우 56만 원 수준이었다.
자산 규모가 두 배 이상 차이나도 용돈 수준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월 소비 지출액은 평균 335만 원으로, 이 중 생활비가 57.4%를 차지했고, 가족 부양(12.5%), 취미 및 여가(11.3%) 등에도 소비했다. 또한 전체 소비의 20% 정도는 건강 관리(10.4%)와 의료비(8.5%) 등에 사용되었다.
전문가들은 5060세대의 재정적 불안을 줄이기 위해 노후 재정 계획을 보다 체계적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노후 자금을 생활비, 여유자금, 의료 및 요양비, 가족 부양비 등으로 구체적으로 나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단순한 적립식 개인연금뿐만 아니라 IRP, 주택연금, 신탁 등의 금융 상품을 활용하여 부동산 자산 비중을 낮추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
하나금융연구소는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후 준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금융권에서는 노후 준비를 위한 통합 브랜드를 구축하고, 재무 및 비재무적 영역을 함께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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