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몰릴까”… ‘통합 대한항공’에 설레는 MRO·지상 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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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4년 1개월 만에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품으면서 통합 운영안에 관심이 쏠린다. 통폐합 과정에서 사업부별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한항공의 항공기 유지·보수·정비(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 사업, 지상 조업 등은 일감이 몰려 합병 수혜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향후 2년간 통합 과정을 거쳐 인력·노선 구조조정, 해외 지점 통폐합, 마일리지 합병 등을 정리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발표한 대한항공은 총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인수했다. 다음 달 16일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임원의 인사를 단행한다는 구상이다.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이사에는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이 유력하다.

인천공항 계류장 및 활주로에 서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뉴스1
인천공항 계류장 및 활주로에 서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뉴스1

대한항공의 항공기 MRO 사업은 이번 합병으로 일감이 늘어나 수혜가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체 격납고에서 경·중정비만 진행하고 항공기 엔진 정비 등은 해외 제조사에 외주를 주고 있다. 대한항공이 해당 물량을 맡아 자체 정비하면 정비 사업부 실적이 늘어날 수 있다. 중단거리 항공기 한 대당 정비 비용은 수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MRO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항공기 엔진 정비 권한을 따내고, 2027년 완공을 목표로 5780억원을 투입해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에 신엔진 정비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의 일부 정비 사업도 대한항공에서 맡고 있다. 신공장이 문을 열면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다른 항공사의 정비 물량을 더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상조업 사업도 성장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한국공항(국내 시장점유율 49.7%)을,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에어포트(19.3%)를 자회사로 두고 지상조업 사업을 하고 있다. 지상조업은 수하물 탑재 및 하역, 항공 화물 조업, 항공기 급유, 항공기 정비 등 원활한 운항을 위해 비행 전후에 실시하는 제반 업무를 말한다. 두 법인이 합병하면 시장점유율이 단숨에 70%로 뛰어 오른다.

보통 지상조업 사업 매출액은 계열사 물량과 직결되는데, 합병으로 운항 편수가 늘면 실적도 증가한다. 회사 관계자는 “합병 시 한국공항의 지상조업 규모가 커질 수 있지만, 국내 시장 규모는 한정적이다. 국적 항공사들은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독과점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두 항공사의 해외 지점 통폐합으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해외 지점 운영 체제가 달라 당분간은 유기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항공사들의 해외 지점 수가 크게 줄었고, 임시 운영하는 곳도 많아 현재도 유동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해외 여객, 화물 지점은 120여 개로 아시아나항공의 해외 여객 지점은 60여 개가 통폐합 대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지점(16개)은 에어인천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아직 구체적인 통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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