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즐기는 스타일을 크게 나누면 조금의 짬이라도 생기면 참지 못하고 어떻게든 무언가를 보고 경험하려는 성향과 조금의 짬이라도 생기면 어떻게든 쉬며 그 순간을 깊이 있게 느끼고 즐기려는 성향의 사람들이 있다.
여행이란 것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정답이 과연 있을까?
나의 생각엔 그러한 정답을 만들거나 논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마도 여행 중에 만난 아지로의 연흔을 소개함에 있어 불현듯 그러한 생각이 나 서두를 그렇게 시작해 본다.
아지로의 연흔
361 Kamitsushimamachi Ajiro, Tsushima, Nagasaki 817-1704 일본
성게.
아침 일찍 씨알 굵은 성게를 준비했다.
그 가시가 매우 날카로워 손으로 만질 수는 없다.
그리고 그 가시에 찔리면 한동안 계속 아프다.
독이 있다고 하여 맑은 피가 나올 때까지
쥐어짜서 아픈 건지도 모르겠다.
아지로의 연흔(網代の漣痕 ; Ripples of Ajiro) 도착.
바로 앞까지 차량이 들어올 수 있어 접근이 용이한 곳이다.
아지로(網代)는 그물을 말하거나 물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처럼 사용되는 것을 말하며 일반적으로는 겨울철에 물고기를 잡기 위하여 물 가운데에 둘러친 어살을 의미하며 여기에서는 지역명이다. 연흔이란 지층의 표면에 남아있는 파도 모양의 흔적을 말한다. 그러므로 아지로의 연흔을 의역하자면 ‘아지로’라는 지역에 있는 파도 모양의 물결 흔적이라 하면 가장 적절할 것이다.
바로 앞에 보이는 방파제 밖이 아지로의 연흔이다. 개인적으로 대마도 여행 자체를 일본 가볼 만한 곳이라 생각하고 있고 이곳 아지로의 연흔만으로도 일본 가볼 만한 곳이라 추천드리기도 하고 종종 혼자 찾아가기도 한다.
방파제 위로 올라서자 펼쳐져 있는 아지로의 연흔.
별 감동도 없이 그냥 그러네라고 생각하면 별것 아니다.
하지만 용암이 흘러내리며 물결이 닿으며 굳어지고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상태에서 엄청나게 오랜 시간 동안 태양, 파도, 바람 등에 의해 침식이 이루어져 남긴 연흔이라 생각하면 특별해지지 않을까?
어떤 분들은 ‘이게 뭐야?’라 하시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와아~ ‘라고 하며 감탄사부터 터뜨리시기도 한다.
여행을 즐기는 자세와 지식수준, 개인적인 성향, 연령대에 따라 그 반응이 함축되긴 하지만 100% 그러하다는 결정체는 없는 바 남녀노소 불문 대체적인 성향과 별개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신 분들이 있다.
그러므로 여행 방법이나, 여행 스타일을 규정짓고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은 버리는 것이 좋겠다.
오늘 이곳 아지로의 연흔을 오게 된 것은 이미 그 자체로 일본 가볼 만한 곳이란 생각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대마도 갯바위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해서 온 것이다. 이번 대마도 여행은 많은 곳을 돌아다닌다기 보다 오랫동안 뵙지 못했던 선배 부부 내외를 만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쉬기 위해 온 것.
대마도 여행에 아무런 계획도 없었기에 선배와 선배의 손님이 갯바위 낚시를 하는 이곳에 놀러 온 셈이다.
과거 대마도 곳곳을 돌아다닐 때 저 위의 계단은 무엇일까 궁금해서 가본 적이 있다.
지금은 별것 없었다는 기억만 남아 있다.
낚시를 하기 전에 아지로의 연흔 위를 걸어본다.
하트 스톤.
아지로의 연흔 하트 스톤 이야기가 검색되기도 하는데 실상 와서 보면 크고 작은 하트 모양이 꽤 많이 보인다.
바닥면이 아니라 오른쪽 벽면을 살펴봐야 한다.
서두에 여행을 즐기는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었는데 이곳이 조금 애매한 위치에 있어 시작한 말이다.
아지로의 연흔은 히타카츠 국제 여객선 터미널에서 약 2.3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되고 조금 빨리 걸으면 20분 정도면 도착하는 곳이다.
차량을 렌트하지 않았다면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시라 권하고픈 곳인데 자전거도 없고, 차량도 없고 시간은 점심 식사 시간 포함 3시간 정도 남았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
나의 경우라면 그 짬시간을 멋지게 채워줄 일본 가볼 만한 곳이라 소개하고 싶고 대마도 여행에서 짬시간이 아니라 하더라도 들러보시면 좋겠다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것 역시 쿠니의 개인적인 생각이 그러하다는 것이며 꼭 그러시라는 것은 아니다.
오늘은 그래도 제법 파도가 있는 편이라고 한다.
내 보기엔 장판이나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과거 대마도 선상낚시를 하며 긴꼬리 벵에돔을 엄청 잡아올렸던 기억이 있는데 이건 강담돔이라고 한다.
돌돔과 유사한 어종인데 더 따뜻한 물에서 사는 남방 어종이며 성어는 7 짜 정도 된다고.
어때 올라오는 녀석들이 모두 이렇다.
처음엔 와우~ 하고 입꼬리가 마구 치솟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무감동해진다.
여하튼, 낚싯배를 타는 분들이라면 조금 더 공격적인 낚시를 하는 분들일 것이고 갯바위를 하는 분들은 경제적인 낚시를 하는 분들일 거라 생각하는데 이러하든 저러하든 낚시를 즐기는 분들에게 일본 가볼 만한 곳을 물어보면 대마도 여행을 손꼽지 않을까 싶다.
이때 발견한… 넌 뭐냐?
민달팽이라고 해야 하나?
자료를 찾아보니 군소라고 한다.
여기 대마도 여행에서 처음 보긴 했지만 자료에서는 우리나라 얕은 바다 전역에서 보이는 바다생물로 민달팽이와 비슷하게 생겨 ‘바다 달팽이’라고도 말한다.
유일하게 등장한 돌돔 한 마리.
특별한 맛을 보여주겠다 하시는 선배의 노고를 보면서도 쿠니는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
조금은 어설퍼 보이는 선배의 모습이긴 하지만 후배를 위해 이렇게 노력 봉사해 주시니 그저 감사하고 행복하다.
어쩌면 이러한 선배의 모습에 반해 대마도 여행을 자주 왔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마도는 일본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할 만큼 자연환경 보존이 잘 되어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회로 먹을 부위를 따로 정리하고, 나머지는 매운탕이 되기 위해 냄비로 들어가 버렸다.
회를 종종 먹으면서도 뭐가 어떤 회인지 구분할 마음이 없으니 듣고 봐도 모르기가 99.9%인 쿠니이지만 오늘의 돌돔회 맛은 정말 특별했다 생각된다.
그리고 돌돔 껍질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간장과 고추냉이 소스에 찍어 먹거나
양배추를 썰어 매콤하게 무쳐먹는데 그 맛이 아주아주 특별하다. 매우 쫄깃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좋다.
일본 가볼 만한 곳 대마도 아즈로의 연흔 갯바위 바다낚시 영상 28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