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갈 곳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거기에 더해 계절마다 다르게 보이는 풍경이니 한 곳의 여행지를 다 봤다 생각하려면 4계절을 모두 가봐야 제대로 여행한 것이 된다.
섬여행도 마찬가지다.
국내 섬여행을 제법 다닌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제주 우도 비양도를 다녀온 기억이 없다.
우도를 들어가게 된 기회를 빌미삼아 우도 비양도에 들러 제주바다를 바라보는 추억을 만들었다.
비양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이 도로가 과거엔 없었던 도로라고 한다.
일주문이라 해야 할까? 독특하게 생긴 환영 사인물에는 혼저옵서 해 뜨는 섬, 비양도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사람들이 드나들 기에 뭣 하는 곳인가 기웃거려 본다. 비양도 해녀의 집이라 부르는 곳이다.
파란색 간판에 흰색으로 모듬회 30,000원 보말죽 12,000원, 소라구이 20,000원 등이 적혀 있다.
제주 우도 비양도 맛집이라고 해야 할까?
외관으로 보면 식당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지만.
제주 우도 비양도(飛陽島)는 섬 속의 섬, 우도 속의 섬, 해 뜨는 섬 등으로 불리는 약 8,800평 정도의 작은 섬이다.
제주도에는 비양도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협재 해수욕장 앞 비양도이고 또 다른 하나가 이곳 제주 우도 비양도다.
협재 해수욕장 앞의 비양도를 서비양도라 부르고 우도의 비양도를 동비양도라고 부른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양 날개를 펼쳐 오른 듯한 모양이며 협재 바다의 비양도 한자에서 양자는 ‘떠오를 양(揚)’자를 사용하고 제주 우도 비양도에서 양자는 ‘볕 양(陽)’을 사용한다.
제주도에서 들어온 영등신이 빠져나가는 곳이라고 한다.
영등신은 본래 ‘강남천자국’ 또는 ‘외눈박이섬(一目人島)’에 사는 신인데, 이 나라에서 매년 음력 2월 초하룻날에 제주도로 찾아왔다가 이 달 15일에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우도에서는 2월 또는 고기잡이 나갈 때 돼지머리를 가지고 와서 제를 지낸다고 하는데 지금도 그러한지는 모르겠다.
제주 우도 비양도의 동쪽 방향으로 걷다가 보면 검은색과 노란색으로 칠이 된 등대 하나가 보인다. 특별한 의미를 둔다기 보다, 제주도를 떠나 동쪽의 우도, 더 동쪽의 비양도, 더더 동쪽의 등대라고 생각하시면 좋겠다.
우도 비양도는 워낙 작은 섬이기에 설렁설렁 걸어도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은 섬이다.
비양도의 중앙을 관통하는 안비양길의 길이가 꼴랑 300m 정도이고 다시 그곳에서 노둣길을 따라 등대까지 약 260m 정도이므로 빠른 걸음이라면 5분이며 비양도를 관통하고 등대까지 다다를 수 있다.
이곳이 제주 우도 비양도 중에서 콘크리트 포장이 된 가장 넓은 공간으로 자동차, 전동차 등이 대부분 이곳에 주차를 하고 곳곳을 둘러보게 된다.
등대를 다녀오니 누군가 주문해 놓은 소라구이가 없던 허기를 불러일으킨다.
사전에 알아 본 바로는 비양도에 나름의 펜션도 있고 승마체험이 가능한 곳도 있다. 그러나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고 비용이나 이용 가능한 시간 등도 모르겠다. 비양도에서 숙박을 하고자 하는 분은 별도 알아보셔야 할 듯.
조선 시대 제주 목사 이원진이 효종 4년인 1653년에 쓴 탐라기록에 의하면 우도 비양도에 염소 사육을 했다. 아마도 주변 바다가 천연으로 된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고 초록의 풀밭이 먹이가 되어주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난, 용암이 식은 경계선에 파란색으로 빛을 발하는 제주바다에 더 큰 관심이 생긴다.
이곳은 망루라고도 불리는 봉수대.
횃불을 의미하는 ‘봉’과 연기를 의미하는 ‘수’를 합쳐 봉수대라 부르는 이곳은 조선 시대에 소식을 주고받기 위한 군사 통신 시설이라 생각하면 딱이다. 제주도에서 봉수 시설을 군사적 통신시설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조선 세종 때 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 이곳 망루에서는 5인 1조로 근무를 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꽃이 그 자리를 메운 듯하고, 봉수대 옆으로 보이는 제주바다는 오늘따라 더욱 푸르다. 과거의 그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봉수대 위에서 바라보는 제주바다 전경.
이 정도면 국내 섬여행 중에서도 빠지지 않을 듯.
이곳 제주 우도 비양도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드는 곳은 비양도 연평리 야영지.
이번 여행에서는 캠핑을 할 수 없지만 추후 다시 방문할 때는 캠핑을 할 계획을 세웠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국내 섬여행을 다니며 처음으로 와 본 제주 우도 비양도는 지역민들에게는 해산물의 보고라고 한다.
소라, 전복, 고동, 홍합, 오분자기, 모자반 등 우도 비양도의 주요 해산물 4분의 1 가량이 이곳 비양도 해안에서 나온다고 하니 우도 주민들에게는 비양도가 복덩어리라 해야 맞을 것 같다. 하지만 바람을 막아 줄 그 무엇도 없는 평평한 땅이기에 제주바다에서 바람을 따라 바닷물이 사방으로 뿌려지는 것을 막기 어렵다고 한다.
돌 틈 사이로 보이는 무인등대.
제주바다를 넘어 수평선 저 끝 정동 방향으로 나아가면 일본의 대마도와 후쿠오카 본섬 중간 즈음의 이키라는 섬을 바라보는 형국이다. 조선 통신사는 창덕궁에서 발대식을 하고 부산으로 출발한 뒤 영가대에서 안전을 기원한 뒤 대마도 – 이키 – 후쿠오카 – 야마구치 – 히로시마 – 오카야마 – 효고 – 오사카 – 교토 – 시가 – 기후 – 아이치 – 시즈오카 – 가나가와 – 도쿄에 이르게 된다.
우도에서는 우도봉을 꼭 가보라 했는데 이번 국내 섬여행의 주 목적지였던 우도는 물론, 우도 비양도에서의 캠핑도 하지 못하고 그냥 나가게 됨을 무척이나 아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내일이 있으니까 오늘의 아쉬움을 빌미로 재방문할 이유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