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500만 시대’라지만…中小업체 고객서비스는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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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직장인 유선희(가명) 씨는 최근 이동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쓰던 번호를 유지하면서 통신사만 변경하는 유형)하면서 5일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했다. 유심을 넣자 기존과는 다른 번호로 개통이 됐기 때문이다. 유 씨는 알뜰폰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지만 “정상적으로 개통됐다. 불만이 있으면 다른 데 가입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소비자가 휴대폰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국내 알뜰폰 회선 수가 1500만개를 돌파했지만 중소 알뜰폰 업체들의 고객서비스(CS) 품질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고객센터와의 연결에 상당 시간이 소요돼 즉각적인 문제 해결이 어려울 뿐더러 연결이 되더라도 고객 응대 서비스 질이 기대 이하라는 것이다. 고객센터 운영과 CS 교육을 병행하고 있는 MNO 사업자들과는 달리 중소 알뜰폰사업자들의 미흡한 고객서비스는 이용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4일 아이뉴스24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LG유플러스 5G 요금제를 사용해왔던 유 씨는 최근 U+ 알파를 알게 됐다. U+알파는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고 있는 알뜰폰사업자(MVNO) 연합이다. 유 씨가 새로운 자급제 단말기를 구매한 뒤 U+알파 중 한 곳인 이야기모바일로 번호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유 씨는 “아이폰 자급제에 이야기모바일로부터 배송 받은 유심을 끼웠는데 전혀 다른 번호로 개통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업체 측은 요청한 번호로 정상 개통이 됐다고 했지만, 실제 개통된 번호는 전혀 다른 번호였다”며 “명의가 다르다 보니 본인인증이 되지 않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고객센터 측이 “원래 요청한 번호로 정상 개통됐다. (고객이) 유심을 잘 못 끼웠거나 다른 유심을 끼운 것 아니냐”며 고객의 탓으로 돌렸다는 것이 유 씨의 주장이다. 유 씨가 “번호 자체가 요청한 내용과 다르다”고 항의하자 “다른 데서 가입하시라”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확인 결과 이야기모바일 측이 다른 사람 명의의 유심을 유 씨에게 오배송하면서 발송한 사고였다. 그럼에도 이야기모바일 측으로부터 보상은 물론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유 씨는 주장했다. 그는 “유심 오배송으로 인한 사측 사고였으나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고객센터 측은 “고객개인정보 등이 포함돼 있어 당사자 외 제3자는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유 씨 뿐만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이용자들의 피해 사례는 매해 수백여건씩 접수되고 있다. 개통이 지연되거나 고객센터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배창남(가명) 씨도 여기에 해당한다. 배 씨는 올해 상반기 아이즈모바일에 번호이동을 신청했다가 개통 지연으로 고통을 받았다. 휴대전화 유심은 도착했는데 ‘개인정보가 일치하지 않아 개통이 지연되고 있다’는 문자가 오고 일주일간 진척이 없었다. 알뜰폰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영세 사업자들이 많아 제대로 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영찬 의원에 따르면 대다수 알뜰폰사업자들은 이통사 상품을 도매제공으로 받아 다시 판매하는 단순 재판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체 통신 설비를 보유한 사업자는 소수에 그친다. 알뜰폰 사업자도 적정 수준의 설비 투자를 진행해 이용자 편익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영찬 의원은 “알뜰폰 가입자 1500만 시대가 열렸음에도 여전히 시장은 영세사업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기본적인 가입자 관리 전산 시스템마저 MNO 에 기대는 과의존 상황”이라며 “시장이 성장한 만큼 알뜰폰 사업자 전수조사를 통해 취약점을 진단하고 필요한 개선 조치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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