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부장관 한 마디에 韓 반도체 기업 ‘반색’…中 공장 숨통 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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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칩이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사실이 알려지며 위기에 몰렸던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장비 수출제한 조치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1년간 적용했던 유예 기간을 연장할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방한 중인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은 2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미 첨단산업 기술협력 포럼’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對)중국 첨단반도체 장비 반입 제한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해서는 1년 유예됐던 조치가 이번에 연장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합법적인 사업은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답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에 필요한 미국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는 해당 규제를 1년간 미뤄줬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의 별도 심사를 받지 않고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장비를 반입할 수 있었다.

유예 종료 시한인 다음달 11일이 다가오면서 한·미 양국은 유예 연장을 두고 협의 중인 상태다. 지금까지는 연장 쪽으로 의견이 모이는 분위기 였으나, 최근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D램인 ‘LPDDR5’와 낸드가 발견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SMIC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미국 정부의 조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유예 조치 연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반도체를 화웨이에 직접 공급했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 미국의 제재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SK와 삼성이 중국에 메모리를 직접 수출하지 않더라도 우회 유입은 막을 길이 없다는 건 수출규제 당시에도 예상된 바 있다.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개별 기업들의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겠다”면서도 “미국이나 동맹국들, 미국과 협력하는 파트너 국가들의 반도체 기업들을 불필요하게 옥죄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반도체 기업들이 우려하는 바를 이해하고 있다”며 “그런 기업들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국가 안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한국 정부 장관과 정부 관계자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기업에 자신들이 (반도체 장비의 수출통제에 관한) 면제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미국 기업이든, 우리의 좋은 파트너 및 동맹국 기업이든 모든 기업에 그런 기회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기 전까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경로를 거쳐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가 화웨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이번에 드러나면서 이전보다 더 센 규제를 받을 가능성도 아직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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