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PC, 스마트폰 등 완제품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다른 메모리반도체인 D램보다 회복세가 더뎌 반도체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웹피트리서치에 따르면 낸드 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43% 감소한 346억 달러(약 47조원)에 그칠 전망이다.
다른시 장조사업체인 트랜드포스는 3분기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이 전 분기 대비 3~8% 하락한다고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일반적으로 하반기는 IT 업계 성수기”라면서도 “여전히 시중 재고가 많아 낸드 수요 업체들이 구매에 신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트북, 스마트폰, 서버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낸드는 전원이 끊기면 정보가 사라지는 D램과 달리 정보를 그대로 품고 있어 비휘발성 메모리로 불린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지만 휘발성 메모리인 D램과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USB나 소형 기기에 쓰이는 SD 카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주로 탑재된다.
완제품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낸드는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D램이 주목받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 업체들은 하반기에도 낸드 위주로 감산을 지속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고 정상화 가속화를 위해 D램과 낸드 부문의 선별적 추가 재고 조정에 들어간다”며 “특히 낸드 생산량의 경우 하향 조정폭을 크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D램, 낸드 생산 모두 줄어들 전망”이라며 “낸드의 경우 재고 수준이 D램보다 높고 수익성이 나쁜 상황이어서 현재 5~10%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최대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도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을 (기존 25%에서) 30%까지 더 줄였다”며 “감산 기조를 내년까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메모리 업계는 감산 효과가 일러야 4분기는 돼야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트렌드포스는 “시장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면서도 “4분기에 가격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낸드 세계 2위인 일본 키옥시아와 4위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합병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서 낸드 업체들은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이들 업체의 결합이 성사되면 삼성전자를 제치고 ‘낸드 세계 1위’로 도약할 수 있어 파장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에 다시 사활을 건 일본 정부가 이 합병을 승인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메모리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