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에 기준금리 인하…“대출 이자도 내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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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금리 두번 내렸지만, 대출금리 올라

우리은행, 가산금리 인하해 선제 반영

“이미 선반영돼 추가 인하 계획 없다…일부는 검토중”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뉴시스

한국은행(한은)이 석 달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10월과 11월 한은이 두 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내렸으나,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라 ‘이자 장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5일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2%대로 내려온 것은 2022년 10월 2.50%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이처럼 기준금리가 인하됐으나, 금융 소비자들에게 체감되기 위해선 은행의 대출금리가 내려가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해 12월 평균 가계 대출 금리는 연 4.49~5.17%로 집계됐다.

이는 금리 인하 전인 지난해 9월(4.04~4.47%)과 비교해 0.45~0.70%포인트 올랐다.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내릴 동안 은행 대출금리는 되레 오른 것이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로 구성된다. 기준금리는 시장·조달금리를 반영한 금리며, 가산금리는 은행의 운영비용, 신용위험, 자본비용 등을 반영한 추가 금리다.

또 우대금리는 대출자가 은행의 다른 금융상품을 이용하거나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적용되는 금리 혜택이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해 왔다.

이에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은행권에서는 추가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가장 먼저 우리은행이 대출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시장금리에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5년 변동(주기형) 상품의 가산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1일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 최대한도를 0.1%포인트(1.0→1.1%) 확대하고, 3인 이상 다자녀 가구 대상의 0.2%포인트 추가 우대금리를 적용한 데 이은 새로운 조치다.

다만 이 외의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가 선반영돼 금리가 시중은행 가운데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이에 금리 인하 계획은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얼마나 인하를 하겠다는 계획이 나온 것은 없다”면서도 “당국의 기대감이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후속 인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5년물 고정금리로 취급되기 때문에 이미 기준금리 하락 추세가 선 반영하게 돼 있다”며 “추가로 금리를 낮춘다 해도 5년물에서는 크게 움직임이 없고, 1년물 정기예금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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