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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수단은 옛말…꿈의 항암제 ‘CAR-T’ 1차 치료제될까


말기 혈액암 환자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카티) 치료제가 암 진단 후 단기간 내로 맞을 수 있는 1, 2차 치료제로 바뀌고 있다. 이전보다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수가 늘어나면서 시장도 자연스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CAR-T 치료제는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T세포를 환자의 몸에서 채취해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CAR 유전자를 발현시킨 면역세포치료 항암제다. 단 한 번의 투여로 혈액암 완치가 가능한 의약품으로 흔히 ‘꿈의 항암제’로 불린다.

CAR-T, 다발성 골수증 2차 치료제로

미국계 제약사 J&J(존슨앤드존슨)의 CAR-T 치료제 ‘카빅티(성분명 실타캡타진 오토류셀)’는 이달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다발성 골수종 2차 치료제로 새 허가를 받았다. 다발성 골수종은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항암제는 암 진단 후 환자들이 가장 먼저 처방받는 1차 치료제, 그럼에도 암이 낫지 않는 경우 받는 2차 치료제, 이후 3차 치료제 식으로 그 효과에 따라 치료 차수를 달리해 허가받는다. 카빅티는 지난 2022년 4차 치료까지 받아도 암이 낫지 않은 환자에게 쓰는 다발성 골수종 5차 치료제로 처음 허가 받았다.

같은 달 미국계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CAR-T 치료제 ‘아베크마(이데캅타진 비클류셀)’는 FDA로부터 다발성 골수종 3차 치료제로 허가를 얻었다. 아베크마는 지난 2021년 다발성 골수종 5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카빅티와 아베크마는 각각 1~3차, 2~4차 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임상결과를 토대로 이번에 치료 차수를 앞당겼다.

1차 치료 적응증 확보 구슬땀

CAR-T 치료제는 또 다른 혈액암인 LBCL(거대 B세포 림프종)에서 이보다 일찍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미국계 제약사 길리어드의 CAR-T 치료제 ‘예스카타(악시캅타진 실로류셀)’, BMS의 ‘브레얀지(리소캅타진 마라류셀)’는 지난 2022년 LBCL 2차 치료제로 치료 차수를 한 단계 앞당기는 데 성공했다.

LBCL은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B세포가 끊임없이 분화하고 증식하는 악성종양으로 변해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DLBCL(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등이 여기에 속한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처럼 CAR-T 치료제의 치료 차수를 전진 배치하는 이유는 치료 차수가 낮을수록 환자수가 많고 시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5차에서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J&J의 카빅티는 이로 인해 미국 내 치료 가능한 환자수가 약 3배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CAR-T 치료제 개발기업 사이에서는 가장 환자수가 많은 1차 치료제 허가를 받으려는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길리어드는 지난해 말 예스카타를 LBCL 1차 치료제로 사용한 임상 2상 시험을 완료했다. 예스카타는 환자 86%에게서 암이 완전히 소실된 완전관해(CR)를 확인했다. 현재까지 허가된 1차 치료요법으로 암이 완치되는 환자 비율이 약 50%임을 고려할 때 고무적인 결과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J&J와 BMS는 자사의 CAR-T 치료제인 카박티와 브레얀지를 다발성 골수종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명 ‘KarMMA-4’, ‘CARTITUDE-5’ 등의 임상시험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큐로셀 “치료 적응증 확대, 긍정적”

국내에서 허가된 CAR-T 치료제는 스위스계 제약사 노바티스의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유일한데 이는 식약처로부터 DLBCL 3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상태다. 킴리아는 지난 2021년 DLBCL 2차 치료제로 치료 차수를 앞당기기 위한 임상을 시행했으나 임상 평가지표를 충족 못해 실패한 바 있다.


최근 CAR-T 치료제 ‘안발셀(안발캅타진 오토류셀)’의 임상 2상을 마친 국내기업 큐로셀은 킴리아와 같이 DLBCL 3차 치료제로 안발셀의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안발셀은 임상에서 킴리아보다 우수한 약효를 나타내면서 향후 2차 치료제 등으로 치료 차수를 앞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우선은 건강보험 등재 가능성 등을 고려해 자가면역질환, 성인백혈병 등으로 치료 질환범위를 넓혀 시장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CAR-T 치료제 시장은 2022년 38억3000만달러(5조1200억원)에서 2032년 885억3000만달러(118조5000억원)로 연평균 29.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큐로셀 관계자는 “향후 2차 치료제로 안발셀의 적응증을 넓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며 “하지만 보험약가 등의 문제를 고려해 3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이후에는 루푸스 등으로 치료 질환범위를 넓히는 것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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