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가격이 무려 70%나 비싸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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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우유 3,000원 시대’가 임박했습니다. 이미 지난 20년간 한국의 원유 가격 상승률은 70%로 세계 최고 수준에 다다랐습니다. 우유 가격의 인상 여파로 다른 소비재들도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 같은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는 인상 폭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인상 폭이 천차만별이라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밀크플레이션이란?

 

원유 가격의 상승으로 우유, 아이스크림에 이어 생크림 가격까지 오르는 것을 ‘밀크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원유 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8월 이후 1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최근엔 설탕 가격까지 오름세를 보이며 과자와 빵 가격까지 줄줄이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원유 가격 연동제와 원유 쿼터제

 

우리나라의 밀크플레이션은 원유 가격 연동제와 원유 쿼터제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유 가격 연동제’는 2013년에 낙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우유 생산비 지표와 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유가공업체가 낙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 가격을 결정합니다. ‘원유 쿼터제’는 유가공업체들이 낙농가에서 정해진 양을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제도로, 이는 축산 농가 입장에서는 유리하지만 우유를 팔아 이득을 남겨야 하는 유가공업체엔 불리한 제도이기도 합니다.

 

빵부터 아이스크림까지 줄줄이 인상

 

우유 가격의 인상으로 생크림 값도 오르면서 제과, 제빵업체의 재료비 부담이 커졌습니다. 흰 우유보다 가격 인상을 체감하는 품목이기도 한데요, 음료에 올라가는 휘핑크림은 물론 디저트나 떡볶이에도 생크림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는 다양한 품목에서 연쇄적인 가격 인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PB 브랜드에 대한 관심 높아져

 

원유 가격 인상으로 PB 우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PB 우유’란 유통업체가 자체 브랜드로 물류와 마케팅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해 더욱 저렴하게 출시한 제품을 뜻합니다. PB 우유는 한 팩 가격으로 환산 시 일반 흰 우유보다 1천 원 이상 저렴한 수준입니다. 흰 우유에 쓰이는 원유와 동일한 원유가 PB 우유에도 쓰이고 있어 품질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세계 으뜸 수준의 국내 원유

 

국산 우유는 신선함, 안전성,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으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유의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인 체세포 수와 세균 수 등급은 얼마나 건강한 환경에서 건강한 소를 상대로 착유가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는 항목입니다. 국산 우유는 착유 직후 적정 온도로 냉각시킨 후 살균, 균질화 처리를 거쳐 2~3일 내 유통됩니다. 대개 유통 기한이 11~14일 정도로 짧은 신선식품에 해당되어 냉장 보관이 필수입니다.

 

유독 비싼 국산 우유

 

국산 우유가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원유 가격 결정 방식 때문입니다. 현재 낙농가와 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가 협상을 통해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데, 원유가 많이 남아도 생산비가 상승하면 무조건 가격이 오르는 구조입니다. 또 중간 마진이 많이 붙는 유통 구조도 한몫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비 연동제를 폐지하는 대신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수입 멸균우유는 어떨까?

 

최근 국산 우유의 가격이 오르면서 수입산 멸균우유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급증했습니다. 멸균우유가 국산 우유보다 가격이 싸고, 국내산 살균유보다 더 오래 보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맛이 국산 우유보다 텁텁하고 맛이 쓰다는 평가가 있어 호불호가 갈리는 편입니다.

 

멸균우유의 긍정적 인식 확산

 

멸균팩은 외부 산소나 미생물, 빛, 습기를 완전히 차단해주기 때문에 개봉 전 냉장 보관이 필요 없고 30℃ 안팎의 높은 온도에서도 내용물 품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과거 멸균팩은 우유나 두유, 주스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소비자의 호응도가 좋아 생수나 식물성 대체유,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에까지 다양한 제품군으로 멸균팩 적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각종 신조어 등장

 

각종 단어 뒤에 ‘플레이션’을 붙이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밀크플레이션뿐 아니라 12년 만에 설탕 최고가를 기록한 ‘슈거 플레이션’은 강수량 부족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감소한 것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아울러 고기와 달걀 등 각종 단백질 식품의 물가 상승을 두고 ‘프로틴 플레이션’이라는 용어도 생겨났습니다. 또 각종 식재료들도 오르면서 점심값은 ‘런치 플레이션’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입니다.

 

식물성 대체유도 인기

 

요즘은 마트 진열대에서 식물성 음료들이 차지하는 자리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유 아니면 두유였던 유제품 시장에 변화가 생긴 것인데, 흔히 말하는 대체유는 콩을 비롯한 곡물, 견과류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드는 음료를 말합니다. 이 외에도 귀리나 아몬드, 코코넛, 마카다미아, 캐슈너트 등에 기반한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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