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이 공식적으로 제사 음식 간소화를 권고했다.
성균관 의례정위원회는 지난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통 제례 보존 및 현대화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날 위원회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기제, 3월 상순 고조 이하 조상의 묘에서 지내는 묘제 제사상 진설 방식 등을 제안했다.
위원회는 “평상시의 간소한 반상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차리고, 돌아가신 분께서 좋아하던 음식을 올려도 좋다”라고 설명했다.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은 “제례는 임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지 음식의 종류나 가짓수는 각 가정 형편에 맞춰서 하면 된다”라며 “기름으로 부친 전을 부치지 않아도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으로 인해 세대 간 다툼이 이어져 온 것을 의식한 것으로 추측된다. 성균관 측은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이라면 마라탕, 탕후루와 같이 외국에서 온 유행 음식도 올려도 된다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사 시간은 원칙적으로 조상이 돌아가신 날의 첫 새벽(오후 11시~오전 1시)에 지내야 하지만, 가족과 합의해 돌아가신 날의 초저녁(오후 6~8시) 사이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여성이 주로 맡았던 제사 음식에 대해서도 “고인을 추모하는 가족 모두가 함께 준비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문은 한문이 아닌 한글로 써도 된다”, “신위는 사진 혹은 지방을 이용해도 된다”, “부모님 기일이 서로 달라도 함께 제사를 지낼 수 있다”, “제기가 없으면 일반 그릇을 써도 된다” 등의 내용을 권고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동안 명절 가족 다툼의 큰 원인이었던 제사 주재자도 성별에 상관없이 가장 연장자가 맡아도 된다는 내용을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