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점점 올라가면 벌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산란이 가능한 시기가 되어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게 됩니다. 벌 쏘임 사고는 한여름부터 초가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실제로 벌 쏘임 사고로 출동한 전체 건수 중에서 약 80%가 이 시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벌들은 외진 장소뿐 아니라 등산객들이 자주 다니는 등산로에도 종종 출현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하며 실제로 2021년엔 등산객 28명이 연쇄적으로 말벌에 쏘인 사례도 있었습니다.
벌 쏘임 사고
한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벌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로 벌 쏘임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때입니다. 이 시기에는 휴가를 떠나거나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주의가 필요한데요, 벌 쏘임은 벌의 침에 의해 발생하는 알레르기 반응의 일종입니다. 벌은 자신과 자신의 군집을 방어하고 사냥하기 위해 침을 사용하는데 이 침에는 아세틸콜린, 히스타민 등의 화학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꿀벌 vs 말벌 구분하기
꿀벌은 우리가 흔히 ‘벌’이라고 알고 있는 그것이며, 몸이 통통하고 털이 많으며 꽃가루를 모으고 퍼뜨리는 일을 합니다. 반면 말벌은 몸이 더 날씬하고 다리가 가늘고 몸에 털이 없으며 윤기가 납니다. 말벌은 파리나 모기를 잡아먹는 잡식성 포식자의 한 종류이기도 하며, 꿀벌은 밀랍으로 둥지를 만드는 반면 말벌은 나무 조각과 자신의 타액으로 이루어진 종이 같은 재료로 둥지를 만들어 육안으로 보았을 때 두 벌집 모양이 조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짙은 색보다는 밝은색 계열의 옷 입기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야외 활동을 할 때 어두운색의 옷보다는 밝은색의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항간의 속설에 따르면 밝은 색깔의 옷은 입지 않아야 한다고 하지만 이는 잘못된 사실입니다. 말벌은 밝은 색깔보다 검고 어두운 색에 더 공격성을 띠며 실제로 말벌이 달려들지 않는 색도 흰색, 노란색, 초록색과 같이 밝은 색깔입니다.
향수나 진한 화장품 쓰지 않기
또 향수나 진한 화장품을 쓰지 않도록 합니다. 후각이 예민한 벌은 향수나 화장품, 스프레이 등의 강한 냄새가 나면 경계하며 자극을 받게 됩니다. 비슷한 원리로 탄산음료, 주스, 과일 등 단맛이 나는 음료 또한 벌을 유인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됩니다.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다면?
벌집을 발견했을 때 가만히 있거나 엎드리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하지만 이것 또한 잘못된 사실입니다.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벌들이 흥분을 하여 무차별로 공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머리 부위를 감싼 채로 신속히 벌집으로부터 20m 이상 이동해야 합니다. 지나가다가 벌집을 봤다면 자세를 낮춰 천천히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 올 수 있어
벌에 쏘이면 붓고 아픈 게 대부분이지만, 반응이 지나칠 경우 쇼크가 올 수 있습니다. 벌독이 들어왔을 때 히스타민 종류의 항체가 형성되는데 이 항원에 대한 항체의 반응이 지나치게 과민하면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물질에 대해 몸에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심할 경우 호흡 곤란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특히 벌독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는 겨울에 비해 여름~초가을에 약 10배 정도 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벌과 마주쳤다면 장소 이탈하기
벌에게 쏘였을 경우 옷이나 가방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면서 신속하게 해당 장소를 멀찍이 벗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벌은 어두운색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머리카락이 있는 사람의 머리를 집중 공격하는 경우가 많으며 말벌류의 침은 재사용이 가능하여 공격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매우 위험합니다.
벌에 쏘였다면 빠른 독침 제거 필수
꿀벌과 말벌의 침은 종류가 다른데, 꿀벌은 침을 쏘면 침이 피부에 박히나 말벌은 침이 박히지 않아 여러 번 독침을 쏠 수 있습니다. 보통은 말벌의 독이 치명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꿀벌의 침 또한 독이 있어 빠르게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침을 제거할 때는 손으로 뽑거나 짜내듯이 손톱으로 자극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꿀벌의 침은 갈고리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에 손으로 만질수록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으며, 신용카드같이 단단하고 얇은 도구로 밀어내야 뽑아낼 수 있습니다.
얼음찜질 해주기
공격당한 부위를 흐르는 물에 씻어내고 독침이 빠져나간 자리는 얼음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냉찜질은 부위를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혈액순환을 국소적으로 감소시켜 독소가 빠르게 퍼지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야외 활동 시 얼음물이나 차가운 음료 등을 가지고 다니면서 찜질 도구로 대신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벌독 알레르기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
벌독 알레르기의 증상으로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어지러움,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경우 신속히 119에 신고하며, 대부분의 심한 알레르기는 30분 이내에 나타나기 때문에 무엇보다 빠른 응급조치가 우선입니다. 이전에 벌독 알레르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 에피네프린 주사를 처방받아 야외 활동 시 소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에피네프린은 알레르기 반응 시 일차적으로 투여할 수 있는 약물이며 자가투여가 가능한 자동 주사기의 한 종류로 알레르기를 심하게 일으키는 사람은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약물이 되기도 합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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