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동물의 왕국’을 볼 줄이야…고라니 vs 길고양이 ‘배틀로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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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에 물려 죽은 고라니 새끼. / 에펨코리아

서울 주택가에 출현한 고라니 새끼가 길고양이에게 물려 죽는 희귀한 상황이 연출됐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길고양이가 고라니 새끼 사냥하는 걸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는 “사냥하던 고양이는 쫓아버렸는데 잠깐 사이에 고라니 새끼가 죽었다”며 “서울에서 ‘동물의 왕국’을 볼 줄이야”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씨가 올린 사진에는 보도블록 위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고라니 새끼가 앙증맞게 누워 있다. 얼핏 잠자는 듯 보이지만 막 절명한 상태다. 길고양이보다는 조금 작은 몸집을 하고 있다.

어미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야생 고라니 새끼가 홀로 서울 주택가에 나타난 이유는 알 수 없다. 산에서 길을 잃고 도심으로 내려왔을 가능성이 있다.

낮잠을 자는 길고양이들. / 뉴스1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서울에서 고라니를 볼 수 있구나”, “등 무늬 보니까 꽃사슴 밤비 같은데” 등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해조수들끼리 배틀로얄 하네”, “고 씨끼리 이러기냐” 등 우스개 댓글도 눈에 띄었다.

야생 고라니 / 뉴스1

인구 1000만 명의 대도시 서울에서도 유해 야생동물인 성체 고라니가 도심 한복판이나 아파트 단지 등에서 발견되는 수가 종종 있다. 사실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을 뿐 대도시 주변에는 고라니가 많이 살고 있다.

고라니가 농사를 망치는 해로운 동물로 지목돼 사람들이 사냥에 나서자, 이를 피해 도심으로 이동했을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농촌 주민과 달리 도시인들은 고라니를 구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고라니는 우리나라에선 흔히 볼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 위기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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