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시기 2030세대가 우울증에 취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한국 성인의 우울증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20·30 세대가 우울증에 취약했다.
3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동원 김승재 가정의학과 교수와 신경과 서울대학교병원 이응준 공동연구팀은 팬데믹 전후 대한민국 19세 이상 성인 우울증 유병률 변화와 우울증 유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연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 국제학술지(JKMS)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우울증 건강설문 결과가 수록된 2018년과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총 1만5351명의 표본을 만들었다. 이 가운데 2018년 5837명, 2020년 5265명을 대상자로 선정했다.
팬데믹 시기의(2020년) 우울증 유병률은 5.2%로 팬데믹 이전(2018년·4.3%)에 비해 유의미한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설문 결과에선 20점 이상인 중증 우울증 유병율은 2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변량 로지스틱 희귀 분석법을 통해 다시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이 1.63배로 우울증 위험이 더 높았으며 20대가 80세 이상 노인과 비교해 20대 7.3배, 30대 7.4배, 40대 4,9배 등으로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증가했다. 실업한 경우에도 두배 이상 우울증 발병 위험이 높았다.
이외에도 가구 소득 중상위층(1.8배), 의료급여자(2.4배), 낮은 주관적 건강 상태(5.0배), 흡연(2.3배) 등 우울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전 국민을 대표하는 인구 기반 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 대유행 전후의 우울증 유병률을 측정한 것”이라며 “팬데믹 시기에 각 위험인자별 원인을 살펴보면, 여성의 경우 학교 폐쇄로 인한 비대면 수업과 가족구성원의 코로나 감염 등으로 양육·가사 부담 증가가 우울감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0세 미만 연령층의 경우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은퇴, 독거 등으로 감정적 고립을 경험하던 고령층에 비해 활발하던 사회활동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우울증 발병에 더욱 취약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사태로 갑작스럽게 경제적 곤란을 겪게 된 소득 중상위층들이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저소득층보다 상대적으로 우울증 발병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