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도 젤리도 안 통하는 우리 아이 주사 공포증 대처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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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입구만 가도 소스라치게 놀라며 우는 아이들. 병원에 들어서는 것도 힘든데, 예방접종이라도 있는 날이면 눈앞이 캄캄하다. 병원에 갈 때마다 곤혹을 치르는 주삿바늘과의 전쟁을 끝낼 방법을 알아봤다.

아이는 어른보다 통증을 크게 느낀다

생후 24개월까지는 감각운동기로 몸으로 느끼는 감각을 통해 세상을 인지한다.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 맡고, 맛보는 활동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것. 이 시기의 아이들은 주사를 맞더라도 통증을 더 크게 느낀다. 어른들에게는 ‘따끔’한 수준일지라도 온몸의 감각으로 정보를 인식하는 아이들에겐 극심한 고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영유아기에는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을 수시로 방문하게 된다. 어떤 백신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횟수는 달라지지만 보통 25회 가량 주사를 맞아야 한다. 반복되는 경험이 쌓이면서 아이는 병원을 아픈 주사를 맞는 곳으로 인식해 두려움과 공포감을 더 느끼게 된다. 주사를 맞기 전부터 의사 선생님 얼굴만 봐도 울음이 터지는 이유다. 치료 후 약을 먹어야 하는 과정이 동반되면 ‘병원’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채혈을 하는 경우, 실제로는 많이 아프지 않지만 주사기를 통해 피가 나오는 것을 보고 극심한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극심한 주사 공포, 니들 포비아일지도

사실 아이들만 주삿바늘이 두려운 게 아니다. 어른들도 무섭다. 날카롭고 긴 바늘이 피부조직을 뚫고 들어오는 것이 두려워 주사 놓는 과정을 보지 못하고 외면하는 경우도 많다. 니들 포비아는 극도로 주사를 무서워하는 증상으로 심할 경우 맞기 직전에 기절하거나 과호흡이 나타나기도 한다. 성인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5%, 미국은 10% 정도가 니들 포비아를 앓고 있다고 한다. 만약 아이가 주사를 맞기 지나치게 힘들어하고 병원에 갈 때마다 자지러지게 운다면 니들 포비아를 의심해보자. 예방접종을 별것 아닌 일로 치부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신경 써주는 게 좋다.

주사 무서워 하는 아이, 연령별 대처법

2~4세 주사를 맞을 때 다른 데로 시선을 끄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주사실에 들어가기 전부터 인형이나 소리가 나는 장난감으로 아이와 놀아준다.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여 주는 것도 좋다. 시각과 청각 자극을 동시에 주면 그 순간 몰입되어 병원에 와 있다는 것을 잠시나마 잊는다. 러닝타임과 이름이 호명될 시간을 고려해 적당한 분량의 영상을 보여 준다.

5세 이후 5세가 되면 아이들은 진찰받고 주사를 맞는 등 병원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단순히 진찰만 받는 것과 주사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인지할 수 있다. 이때는 병원 놀이를 통해 그 상황에 익숙해지면 좋다. 의사 선생님이 되어 인형을 진찰하고 주사를 놓으면서 자연스레 불안과 공포심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아이에게 애정표현을 많이 할수록 아이의 불안과 분노 수준이 낮아진다. 부모는 아이가 주사를 맞을 때 느낄 통증과 공포를 이해하고 안정감을 주고자 애써야 한다. 맞은 후에는 아이의 긴장이 완화되도록 용감하게 잘 맞았다고 칭찬하고 따뜻하게 안아준다.

주사 공포증 키우는 부모의 말과 태도

1 ‘주사 하나도 안 아파’라는 회유의 말

아이를 키우면서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 주사가 안 아프다는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금세 들통나며 0~2세 아이들은 고통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세상을 보고 신뢰하는 방법을 배운다. 부모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느끼는 순간 세상에 대한 불신을 느낄 수 있다. 주사가 너무 아프다고 겁줄 필요는 없지만 솔직하게 말해주어야 한다.

2 ‘주사’를 이용해 겁주는 행동

간혹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 “너 계속 이러면 병원 가서 주사 맞을 거야”라고 겁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해선 안 될 행동. 순간적으로는 아이가 겁을 먹고 말을 잘 들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게 된다. 또한 불안과 공포, 화가 많은 아이로 자랄 수 있다.

Tip. 주사 잘 맞는 아이의 심리는?

대부분 주사를 무서워하지만 맞을 때에만 잠깐 인상을 찌푸리고 금세 방긋방긋 웃는 아이들도 꽤 있다. 이런 아이들은 기질적으로 온순할 확률이 높다. 또 자신의 주변 상황과 타인의 심리를 이해하는 4세부터는 주사가 아파도 참을 수 있다. 또 다른 경우로 감각기관이 신경학적으로 둔감할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주사 맞을 때뿐 아니라 넘어지거나 다쳐도 잘 울지 않는다. 사람은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다치지 않도록 위험을 감지하고 자신을 방어한다. 감각 자극이 떨어지면 자주 다쳐도 잘 모를 수 있는데, 이 경우 촉감 놀이 등을 통한 감각 치료를 권한다.

2023년 앙쥬 5월호

기획·글 앙쥬 편집부 담당 에디터 곽유주(프리랜서) 내용·사진출처 앙쥬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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