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후 3~4주가 지나지 않아도 출혈이 계속된다면 산후출혈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저출산 시대를 맞이하면서 모성 건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매년 5월10일을 ‘여성 건강의 날’로 지정했다.
모성사망 원인 중 하나인 산후출혈로 인해 세계에서는 연간 약 7만명의 여성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서도 산후출혈은 2020년 기준 산후기 관련 합병증인 산과적 색전증(37.5%)에 이어 모성사망 원인 2위(21.9%)를 기록했다.
산후출혈과 산후 과정에서 자궁에 남아있던 혈액, 자궁 내벽의 탈락된 조직과 세포, 점액 등이 포함된 분비물인 ‘오로’ 배출을 혼동하기 쉽다. 오로는 산후 직후부터 3~4일간 혈액이 섞인 선홍색의 분비물로 나온다. 이후 분비물의 양이 점차 줄어들며 백색을 띠며 3~4주가 지나면 대부분 사라진다.
만약 이 기간이 지나도 오로의 양이 줄지 않고 색 변화 없이 출혈이 이어진다면 산후출혈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산후출혈은 분만 후 500㏄ 이상(제왕절개 후 1000㏄ 이상)의 출혈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산후출혈은 짧은 시간 동안 다량의 출혈로 인해 저혈량성 쇼크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모성사망률 증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즉각적인 진단과 적절한 처치가 중요하다.
산후출혈의 증상 중 하나인 빈맥이나 저혈압은 총 혈액량의 25% 이상을 손실할 때까지도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방심하지 않아야 한다.
산후출혈의 주요 원인은 자궁이완증이 꼽힌다. 태아를 분만한 이후 자궁근이 정상으로 수축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데 발생 빈도는 전체 산모의 0.5~0.8% 정도다. 이는 태아의 몸무게가 4㎏이상이거나 다태아, 산후출혈 병력, 융모양막염 등의 영향으로 발생하는데 의료진은 선별 검사를 통해 자궁이완증 발생 위험을 확인할 수 있다.
자궁수축제를 투여해 자궁의 이완을 막고 수축을 촉진시켜 분만 속도를 높여 산후출혈을 막을 수 있다. 산후출혈 예방을 위한 자궁수축제 사용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사항이다.
이밖에 환자의 상태와 원인에 따라 자궁마사지, 탯줄의 견인 통제를 통해 산후출혈 발생을 대비할 수도 있다.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완성 산후출혈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자궁이완증은 미리 선별할 수 있고 치료를 통해 산후출혈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며 “위험군이 아니었더라도 분만 후 출혈량이 의심이 되면 의사와 최대한 빨리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