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치매를 의심하기보다 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는 언어장애 여부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A씨는 최근 70세 어머니가 자식과 손자 이름을 기억 못 하거나 일상에서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는 일이 잦아 함께 병원을 찾았다. 단순 기억력 감퇴인 줄 알았는데 검사 결과 표현에 문제가 있는 언어장애 판정을 받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A씨 사례처럼 물건이나 사람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는 기억 장애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기억 능력이 아니라 언어영역 중 이름대기 능력이 저하된 언어장애 판정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의료진과 언어치료사와 협업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김건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기억력이 저하된 경우도 있지만 언어능력이 저하되는 원발진행실어증(PPA)일 수도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PA는 퇴행성 뇌질환인 치매 증상 중 하나다. 언어영역을 담당하는 대뇌 기능이 감소하면서 나타난다. 하지만 뇌졸중도 PPA의 원인이다. 뇌졸중이 원인이라면 언어치료를 통해 PPA를 호전시킬 수 있다.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치매를 의심하기보다 원발진행실어증 여부를 검사할 필요가 있다.
2019년부터 신경언어검사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대목동병원에 따르면 최근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등으로 내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손지현 언어치료사는 “‘단어가 잘 생각이 안 난다’ ‘말귀를 잘 못 알아 듣는다’ ‘발음이 어눌해졌다’ ‘목소리가 작아졌다’ ‘음식을 먹을 때 사레 들린다’ 등의 언어, 말, 삼킴에 관한 증상이 있다면 신경언어검사실에서 진행되는 검사를 통해 그 장애의 종류와 중증도를 평가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